@기탄수학


 미국의 해군 장교들은 이번 전쟁에 있어서 너무나도 큰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바크릴에 대한 해상봉쇄를 통해서 이들을 말려죽이자는 주장을 일관되게 해왔다. 그러나 자신들을 소비에트 연방으로 자칭하는 '괴집단'이 하늘에 나타나 이전 미국의 영해 이북으로 나아갈 시 아군 함대를 전부 때려잡겠다는 근거도 없는 망발을 수뇌부가 믿어 북진을 막자, 이들의 분노는 하늘 끝까지 달했다. 그렇게 가망없는 싸움 속에서도 수병들의 기력이 남아나지 않을 때까지 쇄도하는 바크릴의 전사들을 향해 포격을 날리던 해군의 함정들은 어느덧 패망과 불타는 성조기 속에서 적막을 맞이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 - 함정 압수 - 가 들려왔다. 그 바이킹 족속들에게 함선을 내어주어야 한다니. 원래 한 성깔 하는 해군으로서는 말도 안되는 요구였다. 함정 압수가 결정된 날, 전함 테네시의 일등 항해사였던 앤디는 터덜터덜 그의 사랑하던 함선을 마지막으로 보러 야심한 밤에 터덜터덜 길을 걸어갔다.


 헌데 그는 이상한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수많은 남정네들이 자신이 가는 길과 유사한 방향으로 힘이 축 빠진 걸음으로 걸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어째서인가, 하고 생각하다 그는 인파 속에서 그와 같이 테네시 함에서 복무한 이들을 속속들이 발견할 수 있었다. 그랬다. 그와 테네시에 동승한 전우들 뿐만 아니라 수많은 해군 소속의 군인들이 그들의 군함의 마지막 밤을 함께하기 위해 모였던 것이다.


 처음에는 그저 마지막 날을 함께 보내고자 하는 위로의 날이였다. 그러나 그렇게도 많은 이들이 군항에 모이고, 옛 전우들과의 추억을 이야기하기 시작하자 그들의 마음 속에는 무언가 불꽃이 타오르기 시작하였다. 갑판과 비좁은 통로를 걸어가는 발걸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기관장은 기관실로 무언가에 홀린 듯이 걸어갔다. 함장과 장교들은 마스트로 올라갔다. 포수는 주포탑을 향해 결연한 발걸음을 옮겼다. 점점 발소리의 집합이 커지자 그들의 발걸음은 확신에 차 움직이기 시작했다.


 동이 트기 직전, 솟아오르는 붉은 태양이 저 멀리 넘실거리는 바다의 수평선을 물들일 무렵에 어니스트 킹 제독이 마지막으로 도착하였고, 그는 수많은 수병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군함들에서 그들의 세일러모와 장교모를 흔드는 것을 바라보았다. 누군가가 '정신적 깡패'라고 불렀을 그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그러나 그렇게 감상에 젖을 시간이 없었다. 그는 황급히 뛰어 임시 기함으로 선정된 요크타운에 올라탔다. 


킹 제독이 요크타운에 승선하자 일제히 보일러가 맥동하며 그 열을 터빈에, 또 그 터빈은 샤프트에, 샤프트는 스크류에 힘찬 고동을 전하였다. 매캐한 검은 연기가 연돌에서 뿜어져나왔고, 마스트 위의 견시들은 일제히 하나의 깃발을 올렸다. 휘날리는 50개의 별, 그들의 마지막 자존심이 출항하는 미국의 주인잃은 배들을 첨탑 끝에서 장식하고 있었다.





Anchors Aweigh, my boys, Anchors Aweigh. 

Farewell to college joys 

We sail at break of day- ay - ay- ay 

Through our last night on shore 

Dreary we roam. 

Until we meet once more, 

Here's wishing you a happy voyage home! 



@기탄수학


미합중국 내 해군이 바크릴의 함정압수에 단체로 반발하여 대부분의 함선과 해군 중역들이 도피, 태평양 너머로 출항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