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라는 말은 비겁해요. 정작 제가 정말로 외로운 이 순간, 제게 남아있는 이는 지금 아무도 없거든요. 하긴, 제가 애초에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았던 탓도 있겠지만, 열었어도 똑같았을 걸요. 잔뜩 받은 상처, 더 깊이 받았을 뿐이겠죠. 결국 이 세상에 영원한 친구란 존재하지 않는 거에요. 그런 것이 존재한다 주장하는 이들은 모조리 위선자거나, 사기꾼이거나,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세상 덜 산 멍청이들 뿐일 걸요. 사람 좋거나, 최악이거나.어떻게 생각해요? '영원한 친구란 게 꼭 있을 필요가 있나? 어차피 사람 사이 다 데면데면하기만 하면 그만 아닌가?' 정도로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제게 있어서 불멸이란 소중한 거에요. 사라지는 것은 슬프니까, 어떠한 변수가 있어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찾고 싶어요. 파도가 밀려와도 깎이지 않는 조개 속 진주처럼, 한껏 던져져도 깨지지 않을 보석처럼, 고결하고 순수한 인연이 어딘가에선 싹틀 수 있을까, 계속해서 저는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어요. 낭만적이고, 결코 이루어지지 않을 꿈. 그것은, 누군가를 조건 없이 사랑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조건 없이 사랑받는 것. 하지만, 불가능하겠죠.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을 들키지 않기 위해 서로를 찔러대고 있어요. 스스로, 약하다는 걸... 인정하는 순간 버림받을까봐. 별로, 강할 필요는 없는데. 그냥... 언제까지나 저와 같은 염원을 바라보아 줄 사람을, 표류하면서 속으로만 그리고 있어요.


헤헤, 비록 저는 사랑받을 수 없었지만, 당신은 행복했으면 좋겠네요. 슬프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당신의 모든 것을 용인해 줄 사람을 만나는 것을 결코 포기하지 마요.  당신이 지치고 슬플 때 언제든 응원해 줄 사람이 곁에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조금 삶이 덜 지치지 않을까요.


세상에 영원이란 존재하지 않음을 알고 있음에도, 찾아온 행복도 언젠가 반드시 떠나감을 앎에도, 그럼에도 이상은 타협하여 절삭하지 않고, 완전하고 손상되지 않은 꿈 속을 언제까지나 거닐며, 언젠가는 나의 모든 것을 용서해 줄 사람과 닿기를.


사랑받는 것을 포기하지 않기를. 그런 것을 포기한 삶은, 너무 쓸쓸하니까. 저 대신 가득, 꿈꾸듯 행복한 삶을 살아가 주세요.


좋은 사람이 되어 주세요. 동화 속에서 나오는 영웅이요.그리고, 괴물들을 불쌍히 여겨 주세요. 그들도 그렇게 살고 싶진 않았을 거에요.


속죄하는 방법으로 절망밖에 알지 못 해 미안해요. 지옥에 가 있을게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