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어: 숲튽훈, 국가혁명배당금당, 노짱, 노무현, 통합진보당, 무마의가루, 학살, 쿠데타, 상트페테르부르크,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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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방라 공연 진행을 하러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나와있는 숲튽훈입니다. 아, 아주 많은 분들이 참여하셨다고 합니다. 기대해 주십시오."

숲튽훈이 오른 무대는 아주 멋졌다. 화려한 조명이 숲튽훈을 감싸고 있던 것이다.

"자, 첫번째 가수 등장합니다!"

양복을 입은 한 사내가 무대 위로 올라왔다. 관객들은 누가 나온다는 소리에 열렬히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숲튽훈은 전혀 환대의 미소를 지을 수 없었다. 그의 얼굴을 보고 숲튽훈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설마, 이석기 씨?"

"네, 통합진보당의 이석기입니다."

"아니, 감옥에 계실 분이 왜 여기에..."

"아, 심영을 본받고 싶거든요. 그 분 노래도 연극도 엄청 잘하더라고요."

"아니, 그보다도..."

숲튽훈이 당황하면서 무대 뒤를 힐끔힐끔 보았다. 그 때 숲튽훈은 무마의가루와 눈이 마주쳤다. 무마의가루가 입모양으로 '처벌규정 7번'을 언급하는 것을 보고 숲튽훈은 자기가 ㅈ될 것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이석기를 빨리 내려보내려 했다.

"자, 노래만 빨리 부르고 내려갑시다."

"그러죠."

"혹시 부르실 노래가..."

"'장군님 축지법 쓰신다'입니다.

"야! 진행요원! 당장 끌어내!

"네!"

"아니 이게 무슨?"

그 말에 어디선가 갑자기 진행요원이 나타나 이석기를 끌고 갔다.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았다는 것에 감사해하며 창소챈의 처벌규정을 지켰다는 것에 속으로 안도했다.


"자, 그럼 다음 분 올라오시죠."

"네,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대머리의 남자가 올라왔다. 숲튽훈은 이번에도 불길함 기운을 느꼈다. 그가 단상에 올라와서 말했다.

"안녕하십니까, 전두환입니다."

"아니, 이 사람은 또 왜 나와!"

"나오면 안 됩니까?"

"나오는 순간 까딱하면 처벌규정 7번 위반입니다! 학살이니 쿠데타니 뭐니 하다가 신고 먹고 나가 떨어질 일 있어요?"

"그건 또 무슨 소리야?"

"당연히 오시면 안 됩니다. 정치드립으로 골로갈 일 있습니까? 진행요원! 당장 끌어내!"

"예"

그러자 전두환이 무대 밑으로 끌려내려갔다. 전두환은 이겦무슨 폭동이냐며 반항했으나 소용없었다.


"에휴... 다음 분 올라오세요."

다음 사람은 왠지 모르게 신묘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그 사람을 보니 아뿔싸 발이 공중에 떠있었다.

"설마 허경영씨?"

"네, 국가혁명배당금당의 허경영입니다."

"허경영이라면 합격선이려나..."

"네?"

"아닙니다."

숲튽훈이 그 말을 하며 무대 뒤를 보았다. 무마의가루가 그 뒤에서 오케이 사인을 비추고 있었다. 숲튽훈이 이에 안도하며 진행을 이어갔다.

"부르실 노래가요?"

"Call Me입니다."

"네, 그럼 부르세요."

"오케이, 롸잇 나우."

허경영이 매우 신묘한 힘으로 노래를 불렀다. 모든 청중들이 그에게 열광했고 숲튽훈도 하마타면 정신을 잃어버릴 뻔 했다.


"제발 아까처럼만 되라. 자, 다음 타자!"

다음 순서가 올라오고 있었다. 친근한 인상, 남다른 분위기,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와 연륜, 그리고 하늘을 찌르는 아우라까지. 숲튽훈은 그 분을 감히 볼 수 없었다.

그러나 무마의가루는 뒤에서 그를 알아보았다.

"설마 이 분야의 전설 노짱...?"

그러나 무마의가루는 바로 정신을 차렸다.

"잠깐! 진행요원! 빨리 저 분 끌어내! 노무현 등장하면 까딱하다간 고인드립으로 1년차단먹을 수 있다고!"

그렇게 노무현은 오자마자 내려갈 수 밖에 없었다.


"자, 마지막 순서입니다."

"훠훠, 안녕하쉽니꽈?"

그 목소리에 숲튽훈은 다시 습관처럼 뒤를 돌아보았다. 무마의가루는 그를 보고 화들짝 놀라며 바로 끌어내릴 준비를 했다.

"훠훠,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공연 만들겠습니다."

"야! 문재인 끌어내! 끌어내라고!!"

"훠훠, 노래가 먼저다."

"뭐해! 빨리!

그러나 문재인도 진행요원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바로 끌어져내렸다.



그렇게 숲튽훈은 끌어져내린 4명치 공연분을 혼자서 그 특유의 샤우팅으로 땜빵할 수 밖에 없었다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