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





이전화


*



밤 중에 있던 기괴한 일에게선 성공적으로 달아났다.




'와그작'


'와그작'


'오드득'


"축, 축지법!!"



도술 배우길 참 잘했다.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



"으, 으으음."



같은 방에 묵던 무당 여인이 새벽녘 추위에 끙끙거렸다.


곧 겨울이라고 날이 여간 추운 게 아니었다.


어라? 자세히 보니 무당 여인의 머리에 새치가 있었다.


나이도 젊은데 벌써부터 흰 머리가... 쯧쯧.



"으으윽... 아으음."


"나 여기 있소."


"으음, 어머니...?"



손을 잡아주니 돌아오는 건 헛소리 뿐이었다.



"엄마는 무슨 엄마.

장가... 아니, 시집도 안 간 처자한테 무례하구려."



조용히 불평을 하니 살며시 눈을 떴다.


환자는 게슴추레한 눈으로 좌우를 살피다가 나와 맞잡은 손을 보고 황급히 손을 뺐다.


얼굴이 달아올라있었다.



"죄, 죄송해요 도사님. 처자의 손을 무턱대고 만지다니...."



아무래도 잠결에 자신이 손을 뻗어 잡은 것으로 착각한 듯 했다.



"여자끼리 손 좀 잡을 수도 호들갑은."


"앗, 그, 그런가요? 여자끼리... 그렇죠! 여자끼리... 아하하."



무당 여인이 어색하게 웃었다.



"몸은 좀 어떻소?"


"죽을 것 같습니다."



의식은 돌아왔어도 몸은 아직이로구나.


우선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정신이 든 듯하니 가보겠소."


"예에?"



굉장히 섭섭한 눈치였다.


섭섭 정도가 아니라 하늘이 무너지는 표정이라고 해야하나?


무당이 그 큰 가슴에 두손을 포개었다.


원체 가슴이 크니, 손이 가슴에 파묻혔다.



"저, 저는-."


"금방 돌아올 거요."



너무 놀리기만 해도 미안했다.


곧바로 사실을 고했다.



"잠시 볼일이 있는 것 뿐이니."


"... 아."



한순간, 무당 여인의 암울하던 얼굴이 맑게 개었다.


짐을 들고 방을 나섰다.



"정말, 내 이 인기가 문제요.

가만히 며칠 몸을 놀리고 싶어도 다들 날 찾으니."



말은 그리 허세를 해도 별달리 할 일이 없던 지라 나리를 만났다.


원래 남자란, 허세를 부릴 때도 있는 법이다.


특히나 상남자는, 특히나 여자 앞에선, 더욱이 그렇다.


내 비록 몸은 여자여도 마음은 남자의 길을 걸어야지 않겠는가.


상남자의 길을.



"마침 잘 만났구나.
나도 하릴없이 산책이나 돌던 중이었느니라."



나리는 반갑게 맞았다.



"간밤에 요괴라.

언질해주니 기쁘구나.
내 그걸 어찌 처리하나 고민하고 있었거든."


"나리가 그걸 왜 고민하시오?"


"일이니 그렇느니라."


"나리 일은 봉남으로 가는 게 아니었소?

봉남 마을로 가서 뭔갈 해야한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아... 그거 말이더냐."



나리가 돌연 묘한 짓을 했다.


삐죽 튀어나온 옆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굴렸다.


저거 어디서 많이 본 행동인데.



"그... 이것도 일 비슷한 것이니라."



기억났다.


저거 여자애들이 거짓말할 때 자주 하던 몸짓 아니야?


의심을 가득 담아 빨간 머리 꼬맹이를 째렸다.



"긋, 그보다 요괴! 요괴 얘기를 먼저 하자꾸나."



화제를 왜 그런 식으로 돌린담.


나중에라도 꼭 따져물을 일이었다.



"요괴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어쨌든 보긴 봤소."


"어디서 봤는지 기억하느냐?"


"내, 이 마을은 처음 왔는데 어찌 알겠소?"


"허면, 골목의 모양새는 기억이 나느냐?"


"그건 알고 있소."


"알겠다. 가자."


"이 마을 잘 아시오?"


"나도 꼴랑 닷새 머무른 게 다이니라."


"무슨 베짱으로 마을 탐색을 하잔 게요?"


"어린 몸의 혈기!"



어려서는 베짱이요, 늙어서는 지혜이니라!


나리가 주절거렸다.


어처구니가 없어 행인을 하나 붙잡고 길을 물으려 했다.


나리가 깜짝 놀라 내게 달려왔다.



"하지 마, 그만 둬라!"


"왜 그러시오?"


"귀를 내봐라."



나리의 키에 맞춰 쪼그려앉았다.


나리가 예의 까치발로 내게 속닥거렸다.



"일은 비밀리에 진행해야 할 게다."


"어째서?"


"요괴가 있을 지 모른다는 것만으로 마을에 소문이 쫙 퍼지는데,

실존여부가 확인됐다고 하면 어찌 되겠느냐!"



일리가 있었다.


"알겠소, 그럼" 이라고 수긍하고 대책 없는 마을 탐색을 시작하였다.


길목은 예상 외로 쉽게 찾아냈다.



"저기서 봤소."


"확실하느냐?"


"그 사내가 저 집 대문을 박살내고 안으로 들어갔소."

 

"그리곤?"


"두려워서 상세히 관찰하진 못했지만 요괴가 맞다면... 집주인에게 해를 가한 것 같소.

'우드득' 이나 '오도독' 같은 소리가 났으니."



스승님 문하에서 배울 땐 식인을 하는 요괴도 왕왕 있다 들었다.


어쩌면 집주인을 먹은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리와 골목 오른쪽에 위치해있던 집으로 들어갔다.


대문은 건재했다.



"어찌 된 일이냐? 부숴졌다고 안 했느냐?"


"그, 그러게 말이오. 분명히 그랬을 터인데."



나리는 갸웃갸웃하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어제 어두울 땐 몰랐는데 지금 보니 이 집, 꽤나 부잣집이었다.



"이보시오! 게 아무도 없소!"


"누구시오?"



시종일까?


대문에서 어린 아이가 빼꼼 얼굴만 내밀었다.


마찬가지로 어린 아이인 우리의 빨간 머리 나리께서 낑낑거리며 소매에서 뭔갈 꺼냈다.


마패였다.



"균전어사요. 토질 검사하러 나왔소."


"균전어사요?"



아아아아아아아악!!!!


눈이 튀어나올 뻔 했다.


참지 못하고 그만, 나리의 머리에 꿀밤을 박아넣었다.



"무슨 짓이오!!"



균전어사. 토질 검사를 하는 어사다.


조선은 농경사회다.


자신이 지닌 전답의 토질에 따라 내는 세금의 양이 달라진다.


즉, 균전어사의 평가에 따라 본래 내야했던 세금의 양이 까발려질 수 있단 것이다.


당연히, 소유 토지가 많을 터인 부잣집이 균전어사를 반길 리가 없었다.


시종 아이의 표정이 썩어들어가고 있었다.



"왜 요괴 얘길 안 하고 딴 소리를 하시오!"


"히잉 아파, 농담 좀 한 것 가지고 뭘 그리 까탈스레 구느냐...."


"당신이 하면 농담처럼 안 들린다고!!"



어사가 어패 들고 어사 흉내를 내는데 농담으로 보이겠냐고!!


문지기 사내아이에게 다가가 사정을 얘기하였다.



"얘! 그런 게 아니고, 요괴에 관해 물으러왔단다."


"요괴요?"


"그래, 요새 떠들썩한 녀석."



나리가 머리의 혹을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



"비밀리에... 해야하는데."


"나리 때문이잖소!"


"그치만 저흰 요괴에 대해 아는 게 없는 걸요?"


"그러니? 묘하네... 어젯밤에 요괴가 이 집으로 들어오는 걸 봤는데."


"어젯밤이라면... 기이한 일이 있긴 했어요."


"읊어보거라."


"저희 집 아씨가 몸이 아프다고 칭얼거리셨어요.

오늘 아침, 몇시간 전엔 기어코 쓰러지셨구요."



의식불명이라고 하는 그 집의 아씨.


아이는 소상히 아씨의 증상을 알려주었다.


열이 없는데 두통을 호소한다던가.


속이 메스껍다던가.



"의원에게 보여봤느냐?"


"감기몸살과 닮아있는데 뭔질 모르겠다고 하시던 걸요."


"그러면 밤 중에 죽거나 다친 사람은 없는 거지?"



아차.


말을 뱉고 나서야 결례를 범했단 걸 눈치챘다.


조금 누그러졌던 아이의 눈살이 다시 매섭게 구겨졌다.


아이는 퉁명스럽게 답했다.



"없어요. 원인 모를 병 때문에 죽을둥 살둥 하는 아씨 빼곤."


"그, 그래. 미안해."



돌아가는 길에 뒤를 보니 아이가 소금을 뿌리고 있었다.


그새 집안으로 들어가서 가져온 건가.


부잣집의 시종은 발이 빠르구나.


혀를 내둘렀다.



"그건 그렇고 참 묘하구나."



집을 나오고 몇분이나 지났을까.


묵묵히 고찰하던 나리가 포문을 열었다.



"저 집 아씨도 원인 모를 병에 걸렸다고 했잖느냐?"


"틀림없이 그랬소."


"습격 목격담은 여러번을 들었느니라.

죄다 내용이 똑같았지."


"똑같다 함은?"


"누군가가 남의 집으로 쳐들어가는 걸 봤다,

덮치는 모양이었다,

정작 다음날 그 집을 가보니 피해자가 살아는 있었다.

원인 모를 병에 걸렸을 뿐이다...."


"정말 똑같군."


"한데 사람마다 요괴에 대해 말하던 게 달라.

자네는 젊은 남자 같았다 했잖느냐?"


"말씨나 목소리를 듣기엔 그랬소."


"내가 들었던 이야기 중에선 동물로 빗댄 이야기가 많았느니라.

물고기나 뱀 따위의."


"어두운 와중에도 그림자는 봤소.

그림자 크기가 사람 크기인데, 물고기나 뱀은 가당치도 않소."


"그러니 요괴라는 게지."



몇집을 더 돌았다.


나리의 주장에 따르자면 비슷한 일을 겪은 집들이라고 했다.


개중 하나, 집에 환자가 있음에도 활기찬 분위기의 가구가 있었다.



"나리, 이 집의 환자는 병세가 호전된 것 같지 않소?"


"그리 보이느냐?"


"그야 의식도 있고, 앉아있기도 하고.

초기 증상이 다른 환자들과 동일했다면 분명, 병이 낫고 있는 겔 테지."



나리는 몹시 슬픈 표정을 했다.


꼬맹이는 다음 집을 들를 때까지 침묵하였다.


나는 내심 비웃었다.


꼬맹이가 우수에 잠긴 척 무게를 잡고 있으니 우스꽝스럽지 않겠는가.



"이 집일세."


"아직도 더 있었소?"


"방금 집은 요괴가 드나들고 여드레가 지난 집이었네."


"그럼 이 집은?"


"2주."



안에 들어서니 적막 뿐이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초췌한 낯의 여자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그 비루한 몰골은 어쩐지, 파리가 날아다녀도 위화감이 없을 정도였다.



"어디서 오셨습니까?"


"길 가는 나그네에요. 언니랑 함께 다니고 있어요."



빨간 머리 나리가 쫑알쫑알 떠들었다.


쫑알쫑알이래도 한구석에 숙연함이 묻어있었다.


한데 언니? 언니 누구?


의아해지니 빨간 꼬맹이가 내 다리 언저리를 손가락으로 꼬집었다.

내가 언니란 거군.


아담한 손가락인데도 찝히니 맵다.



"동생과 둘이 팔도를 떠돌고 있어요. 신세 좀 질 수 있을까요?"


"저희도 평소 같았다면야 받아드리고 싶지만...."



초췌한 여자가 실내를 가리켰다.



"집안에 병을 앓는 사람이 있습니다.

혹여라도 악화될까봐 걱정입니다."


"환자가 있었군요. 상태가 어떤가요?"


"눈 뜨고 못 봐줄 정도로 심각합니다."


'벌컥'



대화 도중에 방문이 열렸다.


마당을 향해있는 문.


안쪽에는 소녀가 있었다.


여자 못지않게 파리한 몰골이었다.



"들이시지요, 어머니."



소녀는 앉는 것도 힘든지 벽에 기대고 있었다.


호흡은 전력 달리기를 막 끝낸 듯이 거칠었다.


목은 간신히 머리를 이고 있는 것조차 버겁다며 비스듬히 늘어져있었다.


머리는 헝클어져있었다.


입은 살짝 벌어져있었는데, 코로만 호흡하기엔 숨이 딸려서였던 건지,

아니면 기타 사유에서인지는 짐작할 수 없었다.


소녀의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활기라곤 한자락도 찾아볼 수 없었다.


나리가 내게만 들리게끔 작게 읊조렸다.



"저 애 나이가 얼마로 보이느냐."


"열여덟 아니면 열아홉 남짓 아니겠소?"


"그렇지. 그 정도겠지. 한창... 꽃다울 나이겠지."



소녀가 초췌한 성인 여성에게 말했다.



"소녀와는 다른 방을 쓰면 되지 않겠습니까.

곧 해도 질 텐데, 저 분들이 어디서 주무시겠습니까."


"얘가, 찬바람 든다. 문 빨리 닫아라!"


"이제와 바람 한 움큼으로 뒤바뀔 병세였으면 진작 나았지 않겠습니까, 어머니."



심히 착잡하여 물러나기로 하였다.



"저어... 괜찮을 것 같아요. 저흰 다른 집을 알아볼게요."


"소녀 때문이라면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되는데...."


"아니에요. 어찌 무례하게 환자가 있는 집에서 신세를 지겠습니까.

가자, 동생아."



나리도 "네 언니." 라며 얌전히 따랐다.


뒤로 소녀의 기침소리가 들렸다.


"이 가시나야, 문 좀 닫으라고 했잖니!" 라며 나무라는 여인의 꾸중도.


나리가 설명했다.



"첫날 크게 아팠다가, 이틀째 되는 날부터 차도를 보인다.

이레째부턴 완치가 목전인 듯 증상이 가벼워진다.

그리고 열흘째를 넘기면서부터 급격히 열이 오른다."


"뭐가 말이오?"


"요괴한테 습격당했던 집들의 환자는 대체로 이리 되느니라.

2주째부터는 살아서 지옥을 맛보더구나.

3주째가 될 때까지."


"3주째가 되면 변하는 게 있소?"


"... 살아서 맛보진 않게 된다."



살아서?

살아서.

아아.


아아아.



"어떻게 해야하는 거요?

요괴에게 한번이라도 습격을 당했으면 방도가 없소?"


"무녀 왈론 병보단 저주에 가깝댔다.

그 요괴를 물리치면 풀린댔느니라."


"그 무녀가 퇴마시켰으면 되는 것 아니오?"


"무녀도 저주를 맞고 죽었느니라."


"...."


"나는 무당이란 족속은 안 믿느니라.

항민들을 데려다 속이고  돈 뜯어먹고... 그게 내가 아는 무당들이었으니.

이번 건도 요괴 짓이라는 걸 반신반의하고 있지."



"하지만" 이라며 나리가 첨언했다.



"방법이 없잖느냐.

요괴를 때려부수는 길 외엔."


"때려죽일 수는 있소?"


"언제 나타나는지, 어디 사는지도 모르니라.

나타난대도 나 혼자선 못 죽일 게지."


"사람을 구해야지 않겠소?"


"구해야겠지.

비밀 리에 추진하면서, 소수로도 충분히 퇴치할 수 있는 강한 이들로.

어명이었으니."



이리 암울한 문장을 주고 받았다.


문답에 어울리지 않게 작고 앙증맞은 체구는, 될 수 있는 한 최대로 우울한 감정을 표출했다.


요컨대 걸을 적마다 짚신이 질질 끌린다던가.



*



돌아와보니 무당 여인이 기다리고 있었다.


앉은 각도 탓인가, 새치가 돋보였다.


도대체 새치가 얼마나 있는 거야, 저 여인네.


가벼이 핀잔을 주었다.



"어찌 잠도 안 자고."


"아직 초저녁인데 벌써 자겠어요."


"환자는 하루종일 자고 있어야지 않겠소."


"자는 것도 질렸답니다."



하긴 어제는 하루내내 뻗어있었으니 그럴 만도 한가.


무당 여인이 물었다.



"제가 앓아누운 원인이 뭐라던가요."


"감기처럼도 보이고 다른 증상도 섞여있지만...

기본적으론 임신 같다던데."


"임신이요?"



무당 여인이 배를 어루만졌다.



"제가 임신을?"


"그러니까 당신, 무당이면서 외간 남자랑 잔 셈이로군.

의외로 음란한 기질이 있던 걸."



알 수 없는 부아가 치밀길래, 살짝 말에 섞었다.


무당 여인은 세차게 손을 내저었다.



"그럴 리가요! 아직까지 처녀에요!"


"처녀인데 어찌 임신을 하겠소."


"제가, 저는 심도 기도 체도 전부 처녀인데...."


"진짜 처녀는 자기 입으로 그런 말 안 한다오."


"정말이에요! 짐작 가는 구석이라곤... 아."



무당 여인이 돌연 항변을 끊었다.



"왜, 갑자기 그러시오?"


"그때 꿈이, 그러면 그게... 그게 개꿈이 아니었나 봐요.

이걸 어쩐담!"


"'그게' , '저게'  해도 난 당신 꿈 내용은 모른다오."


"야단 났네.

우리 그럼 산회 마을로 가야해요!

산회에 있는 안핵어사를 찾아야 해요!"


"여기가 산회 마을이고,

안핵인지 뭔지는 몰라도 어사도 찾았소."


"여기가 산회 마을이라고요? 봉남이 아니고?"



아차.


거기서부터 설명해야 하나?



"그러니까...."



막막하여 아예 처음부터 일러주었다.


안타깝게도 내 혼신을 다한 설명은 중도에 자르게 되었다.


무당 여인이 입가에 손을 가져다대었다.



"쉿. 조용히 해보세요. 무슨 소리 안 들려요?"



무당 여인이 창호지에 귀를 갖다댔다.


바람에 흔들리는 창호지가 자꾸만 딱 달라붙은 무당 여인의 가슴께를 때렸다.


무당 여인은 방해되는 가슴을 부여잡았다.


한 손으로 불가능한 크기였던 지라 양손으로.


나도 이 장관을 보며 입을 닫았다.



"뭔가 들리시오?"



창호지에선 늦가을의 매서운 바람 소리가 났다.


유쾌할 수 없는 소리도 함께 났다.



[이보시오. 게 아무도 없소?]



*



틋챈 대회 출품작 백업이고 원본은 이쪽
그나저나 20부작인데 언제 다 백업한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