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채널

금년 3월 23일, 청주시에서 버스 운행 횟수 감축 조치를 하여 업체에서는 배차대역 중 몇 개를 빵꾸내는 식으로 감차를 하여 운행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불편 민원이 발생하여 업체와의 협의 끝에 적자를 감수하고 운행을 하겠다고 하여 일부 배차를 복구시켰다. 그러면서 개학이 시작되는 등 일상생활이 어느 정도 복구되면서 수요가 많아졌고, 이를 수용하기 위해 7월 13일부터 아직 운휴 중인 배차 일부가 또 복구된다. 하지만 수요가 늘어나서 배차를 복구시키려는데도 업체 측은 적자를 호소하고 있으며 우진교통 1개 회사는 특히 사정이 안 좋은지 운행 차량 수를 늘리지 않는 것으로 했다.


4월 이후 운휴가 있는 노선들은 전부 비교적 수요가 많고 자주 다니는 노선들이며 오지 노선 운행은 기존처럼 유지하고 있었는데, 수요가 많은 노선을 복구시키겠다는데도 적자를 면할 수 없다면, 드디어 우리는 특단의 방책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바로 '저수요 노선 효율화'이다.


청주시 버스 노선 중 농촌으로 나가는 노선들은 개별 노선의 운행횟수는 적은데 수많은 운행계통으로 나뉘어있어 이용자의 혼동을 유발하고 있다. 원래 모든 노선이 이 모양이었으나 그나마 2006년 개편으로 읍면노선 일부를 각 읍면 중심지에서 기착하는 읍면공영버스를 도입하여 잘라냈으나 여전히 비효율적인 노선들이 산재해있다. 그리고 시내 노선 중에도 꽤 잉여 같은 노선이 많다.


따라서 손실을 어느 정도 줄이면서 승객의 편의를 도모할 수 있는 형태로 노선을 정리해보자.


(본 글에서 소요시간은 편의상 시가지 외부 구간의 표정속도를 30km/h = 500m/min로 놓고 추산한 결과임을 밝힌다. 이 수치는 교원대~가경터미널 10km 간을 평균 20분에 주파하는 것을 바탕으로 계산하였다.)


1. 간선도로에서 들어갔다 나오는 거리가 짧은 곳은 거기가 종점인 버스를 만드는 것보다 중간에 잠깐 들렀다 가는 것이 효율적이며, 수요가 적은 곳에 노선을 놓는데 한정된 운행횟수로 최대한의 수요를 만드는 데는 노선 이리저리 돌리기가 약이다. 특히 농어촌버스에서 이런 스킬을 매우 애용한다. 그럼 단거리 노선인 217과 315를 살펴보자. 그럼 315와 217을 통합해볼까? 315가 중간에 송암리를 들어가게 해보았다. 단재로에서 송암1리까지의 거리는 2km. 들어갔다 나오면 4km. 표정속도 500m/min으로 추산하면 8분이다. 즉 편도 8분, 왕복 16분씩 증가한다. 315는 총 11왕복으로 다니며, 대략 90분 간격으로 다닌다고 쳐보자. 차 1대로 운행하기 위해서는 횟수를 2회 정도는 줄여야 한다. 와! 고작 11왕복에서 9왕복 된 게 전부다!


2. 315에 송암리를 경유시키는 식으로 운행횟수가 약간 감소했으나 차 하나를 아꼈다. 이 차를 어디다 쓰면 좋을까? 옳거니! 낭성으로 보내면 되겠다. 인구가 교원대 학부생 수보다 적다는 그 낭성이다. 시내로 가는 노선이 사실상 864가 유일한데 딱 5왕복이다 ㅁㅊㅋㅋㅋㅋㅋㅋㅋ 211-1도 시내 직통인데 동쪽 끝 이목리, 호정리만 커버해줄 뿐이어서 낭성면 대부분 지역에선 있으나마나지... 그럼 이참에 217에 있던 차를 끌어와서 낭성 노선을 하나 새로 만들어보자. 가칭 865. 걍 864랑 똑같이 가다가 호정삼거리에서 동쪽으로 진행하여 관정리를 거쳐 귀래리 신채호사당 앞에서 종착하면 꽤 괜찮을 거 같다. 기존에 211-1이 커버하던 호정리와 아예 시내 직통 노선이 없던 귀래리를 커버하여 편의를 도모한다. 미원이나 가덕 갈 사람은? 걍 211로 환승하라 그래라.


3. 이제 211-1이 있을 필요가 없어졌으므로 211-1 시간대를 전부 211로 바꾼다. 그리고 현재 211계는 2대가 운휴돼있는데 하필이면 그 중 1대를 미동산수목원행 211-2로 다니는 배차대역에서 감차해버렸다. 따라서 그걸 복구한 다음 211로 운행하는 다른 1대를 짜른다. PROFIT!


4. 이제 314를 보자. 2대다. 그리고 22회다. 근데 일일 승차량은? 170명 정도랜다. 좀 줄여도 될 거 같은데? 그래서 1대를 짤랐다. 22회를 2로 나누면 11회다. 많이 없어진 거 같다고? 그럼 급하면 환승이라도 해서 가시라고 종점을 가좌교로 연장해주자. 고작 편도 1km 연장됐다. 아예 육거리-효촌-가좌 삼각형 모양으로 순환하는 노선을 만들어서 방향별로 하나씩 굴릴 수도 있긴 한데 일단은 차를 아껴 쓰는 걸 목적으로 하니 걍 1대를 빼버리자.


5. 빼온 차 1대는 어디다 넣느냐? 112에다가 넣는다. 그리고 청주대 이남을 통째로 짤라버린다. 어차피 그거 용암동 같이 인구 많은 데서도 존재감 없어서 잘 안 탈 덴데. 대충 국동리->청원구청->북부시장->청주대->국동리 식으로 회차하면 좋을 거 같다. 그리고 원래 있던 일반차 1대를 뺀다. 어차피 314 같은 노선에 있는 차들은 청주시가 촌동네에 많이 좀 운행해달라고 일부러 사준 공영차들이라 저기다 넣어도 된다. 그렇게 차 1대 아끼기에 성공하였다.


2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