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적으로 대부분의 국가는 나라가 작기 때문에 그냥 수도를 찍고 각각으로 도시로 들어간다고 들었다. 미국은 예외적으로 서부와 동부 우편물을 따로 분류한다고 들었다. 물론 미국은 이러나저러나 USPS가 쓰레기에 가까워서 급한건 그냥 돈 몇 푼 더 투자해서 DHL UPS FedEx 이런 거 써라 걍...


1. 러시아의 물류 환경

러시아는 공산주의 시절의 잔재로 DHL, FedEx를 비롯한 국제택배를 제외하면 우편 및 택배서비스를 공공기관인 러시아우정이 독점하고 있다. 이게 폐해가 심각한데, 여긴 국내택배는 배달 안 해주고 그냥 받는 사람이 우체국 가서 물건을 찾아와야 한다.



2. 러시아로 EMS를 보내면?

당신이 칼리닌그라드로 보냈든, 노보시비르스크로 보냈든, 사할린으로 보냈든, 블라디보스토크로 보냈든, 오이먀콘으로 보냈든 일단 무조건 셰레메티예보 행 대한항공/아에로플로트 비행기 내지 도모데도보 행 아시아나항공 편으로 모스크바에 보내진다. 그리고 일단 모스크바에서 통관 작업을 거친 후, 우편집중국에서 EMS의 경우 모스크바 수도권 내지 니즈니노보고로드같은 가까운 도시는 육로로, 좀 멀다 싶으면 비행기에 태워진다. 이게 조금 비효율적인게, 울란우데의 경우 울란바토르와의 거리 차가, 인천에서 울란우데는 2181km, 울란바토르는 1974km로 207km가 차이가 나지만(참고로 두 도시 간 직선거리는 444km이다) 물류의 경우 울란바토르는 인천-울란바토르 직항편을 통해 가기 때문에 그대로 1974km인 반면 울란우데는 모스크바를 찍고 가는데다가 공항을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인천-세레메티예보-브누코보-울란우데로 6603+51+4454=11108km로 이동거리만 8927km나 차이가 난다.


2-1. 한편 지금은...

모스크바의 모든 공항이 문을 닫았고 화물기조차 뜨고 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EMS가 공항화물청사에 쌓여있다고 한다...내가 3월에 시킨 빅토르 최 LP판도 모스크바에서 먼지만 쌓여가고 있다...


3. 그럼 우체국은 어딨냐?


러시아 어디를 가던, 자동차로 들어올 수 없고 헬기 내지 배, 땅크타고 들어와야 하는 시베리아 한가운데의 500명짜리 작은 마을에도 포취타 라씨이하고 스베르방크(러시아판 농협은행)은 있습니다. 러시아에서 반정부활동을 했다가 급히 숨어야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우체국도, 농협도 없는 동네로 들어가셔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농협과 우체국이 있는 이상 러시아에서 홍차를 면할 방법은 없습니다.


그 정도로 우체국은 러시아 방방곡곡에, 수익성을 문제삼아 읍면 지역의 우체국이 줄고 있는 한국과는 다르게 마을에 우체국이 적어도 하나씩은 있습니다. 읍면소재지에 하나씩 있는 한국보다 동리 단위로 촘촘히 있기 때문에 양은 많고, 찾아가기도 쉽습니다. 질이 문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