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은 오일장이 주를 이루는 정기시장과, 매일시장으로도 불리는 상설시장이 있음.

 

정기시장은 말 그대로 정해진 날에 열리며, 정기시장이 열리는 날을 장날이라고 함. 주로 5일마다 열리는 오일장이 대부분인데 5일마다 열린다는 특성 덕분에 장날의 일의 자리가 일정하며, '1, 6일장', '2, 7일장', '3, 8일장', '4, 9일장', '5, 0일장'으로 나뉨. 옛날에는 음력 날짜에 맞춰 장이 열렸을 것으로 보이나 현대에는 양력 날짜에 맞춰 장이 열리고 있으며, 1, 6일장이라도 31일에는 장이 열리지 않는 것으로 추측됨. 2월에는 4, 9일장이나 5, 0일장은 하루 덜 열리게 되는 것 같음.

정기시장의 상인들은 보통 자기가 기른 채소를 팔러 오는 보따리 상인스러운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많으며, 상인들이 앉아있는 곳은 보통 방갈로 같이 지붕이 만들어져 있는데 상인이 많으면 차마 장터에 다 못 들어가고 길거리에 내몰려 파라솔을 세우고 앉아 있기도 함. 규모가 어느 정도 있는 정기시장에서는 고정 점포를 만들어서 운영하기도 하며, 고정 점포는 해산물점, 정육점, 철물점, 의류점이 대부분임.

순수하게 정해진 날이 아니면 안 열리는 시장도 있지만 규모가 큰 정기 시장은 장날 이외에도 고정 점포들은 상설 시장처럼 매일 운영하다가 장날에만 보따리 상인들이 오는 식으로 운영하는데, 순천의 아랫장과 웃장이 대표적임. 또한 전통적으로 이어져 오는 장날 외에 새로 장날을 정한 경우도 있는데, 시장을 관광 자원으로 쓰기 위해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토요일을 추가로 장날로 지정한 장흥 정남진 토요시장이 대표적인 예임.

 

한편 상설시장은 항상 상(常) 자를 써서 매일 열리는 시장을 말하며, 정기 시장보다 진보된 형태로 꼽힘.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는 사람들이 이동을 하기가 불편해 시장이 있어도 자주 갈 수가 없어 물품을 구하기 어렵고, 상인들 또한 손님들이 오기 어려우면 물건을 못 팔기 때문에, 둘의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져서 그냥 시장을 고밀도로 만들고 상인들이 날에 따라 돌아다니는 식으로 시장이 운영되었음. 그러다가 교통 발달, 인구 증가 등 시대 변화를 맞으면사 굳이 상인들이 안 옮겨다녀도 손님이 오기 때문에 그냥 한 시장에서만 장사를 하게 된 것이 상설시장임. 모든 장이 안 그러겠냐마는, 상설시장은 특히 인구가 많은 곳이나 교통의 요지에 있는 경우가 많음. 상설시장은 매일 열리지만, 상인회에서 정기 휴일을 정해서 한 달에 한두 번은 쉬는 경우도 볼 수 있음.

상설시장은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보통 시장 전체가 통째로 하나의 건물인 것과, 건물은 분리돼있는데 건물 사이 길에 지붕을 씌운 두 형태로 나뉨. 상설시장은 고정 점포가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역시 인근 길거리에 보따리 상인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있기도 함.

일반 소비자가 아닌 상인들을 손님으로 하는 도매시장도 있으며, 독특한 은어를 사용하며 물품을 거래한다고 함.

 

정기시장이든 상설시장이든 모두 '전통시장'이란 부류에 속하며, 전통시장이란 이름답게 장년층 이상에서 주로 이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음. 노년층은 거진 전통시장에서 주로 식료품을 구매하지만 장년층은 전통시장 이용자와 슈퍼마켓, 대형마트 이용자가 서로 갈리는 편이고, 청년층 이하로는 전통시장을 거의 이용하지 않음. 한편 전통시장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를 살펴보면 꽤 다양함. 전통시장은 자가용 문화가 생기기 전에 만들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라 주차 공간이 부족하고, 상품을 바깥에 노출된 상태로 아무렇게나 늘어놓기 때문에(특히 원래 냄새가 쩔고 부패되기도 쉬운 해산물 종류) 위생이 보장되지 않고, 바가지를 씌우거나 환불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카드 사용, 현금영수증 발행을 거부하는 등 서비스가 불친절하고, 쇼핑 카트, 고객 쉼터와 같은 편의 시설이 부족하다는 등임.

 

근래에는 전통시장의 레트로한 이미지나, 전통시장 특유의 먹을거리가 전통시장의 매력이 되어 서울 광장시장, 포항 죽도시장, 부산 부평깡통시장 등이 유명 관광지로 꼽히고 있음. 그리고 야시장을 만들어 기존 상인들이나 청년 사업자들이 이색 먹거리 등을 팔기도 함. 또 전통시장 부흥을 위해 빈 점포를 청년 사업자들에게 임대해주는 경우가 있고, 1913 송정역시장이 대표적인 예임. 그런데 어차피 청년 사업자들이 여는 점포는 대체로 카페, 제과점, 공방 등이 많아서 기존 시장 이용층에 전혀 어필을 못 할 뿐더러 장소 마케팅에 실패해서 점포가 얼마 안 가 폐업하는 경우가 많아서 큰 도움은 못 되고 있음. 1913 송정역시장 같은 경우는 광주의 관문에 있어 비교적 관광객의 접근이 용이하고, 청년 사업자 유입 이전부터 시장이라고 부를 수조차 없을 만큼 망해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청년들이 유입되자 나아진 케이스 같음.

 

그러니까 국가 시발놈아 대형마트 휴업 같은 탁상행정 그만 하고 전통시장 위생화 사업 좀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