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리가 고딩 초반까지만 해도 '모아문구'라는 문구점이었는데 문구점이 폐업하고 그 자리에 식당이 생겼음. 옆에 있는 학교는 보성남초등학교. 근데 왜 '초등학교'라는 고정 수요가 있는 문구점이 한순간에 폐업하게 되었을까를 생각해봤음.

 

1. 학령인구 감소

- 가장 기본적인 이유. 수요층 자체가 줄어들어서 매출이 하락했음.

2. 학습 도구의 원활한 보급

- 옛날에는 학교에서 수업 때 사용할 도구를 가져오지 않고, 학생이 직접 사오게 하는 경우가 많았음. 하지만 경제가 성장하고 교육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증가하면서, 학습에 필요한 도구들은 학교에서 무상으로 나눠 주는 경우가 증가하면서, 학생들이 직접 학습 도구를 구입할 필요성이 줄어들었음.

3. 대형 문구점의 등장

- 문구류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중대형 점포들이 등장하면서, 학교 앞에서 소규모로 영업하면서 필요한 용품이나 군것질거리를 파는 형태의 고전적인 문구점들은 가격, 제품 종류, 비주얼 등의 측면에서 경쟁 열위에 내려앉게 됨.

4. 초등학교의 보육 기능 강화

- 학교 앞 문구점은 등하굣길에 잠시 들러 가는 경우가 보통이었음. 그런데 요즘 같은 때는 초등학교의 보육 기능이 강화되면서, 보호자가 학생을 학교로 데리고 가서 선생님에게 인계해 주고, 학교에서는 많으면 업무 종료 시간인 5시까지도 애들을 맡아 주다가, 다시 보호자가 학교로 와서 보호자에게 인계하는 경우가 많음. 문구점을 갈 새가 없음. 거기다가 통학 버스까지 있으니 더더욱. 보성은 촌이라 학령인구가 특히 적디 적어서 학교들끼리 경쟁이 붙어서, 나 초딩 때만 해도 읍내권 학생들은 직접 학교로 걸어 들어가고 통학 버스는 읍내 바깥에 사는 학생들만을 위한 거였는데 지금은 보성초, 보성남초, 노동초, 미력초가 사이 좋게 읍내에서 버스 굴리면서 학생들을 쓸어담고 있음.

 

폐업한 문구점이라는 장소를 통해 교육 환경의 변화에 대해 살펴볼 수 있었음. 이제 보성읍에 남은 고전적 문구점은 보성초 앞에 3개(우리문구, 이화문구, 대인문구), 보성남초 앞에 1개(종이와연필), 보성중 앞에 1개(상호 불명) 이렇게 남은 듯.

 

마지막으로 음식짤.



모듬국밥임 ㅎㅎ 머리고기, 내장, 찰순대(...)가 들어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