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안가보고 쓰는글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인 그린란드 ㅡ 그린란드어로는 '사람들의 땅'이란 뜻의 칼랄릿 누낫 Kalaallit Nunaat이라 부르는 ㅡ 는 모두가 알다시피 북극에 위치해 있어 이름과 걸맞지 않게 얼음으로 뒤덮이고 인구가 희박한 섬임. 남한의 20배가 넘는 면적 216만 km²에 인구는 5만 명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북아메리카에서 건너온 이누이트인이 차지. 1814년 덴마크령이 된 뒤 1979년 자치령이 되었고, 경제적으로 덴마크에 의존해 오다가 최근엔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독립하자는 주장이 크게 대두되기도 했지만 요 몇년간은 원자재값이 떨어져서 글쎄... 어쨌든 현재는 외교와 국방만을 덴마크가 맡고 있는 중.


그린란드의 수도는 옛날 지구본에는 고드호프 Godthåb ㅡ Good Hope라는 뜻 ㅡ 로 나와 있는 누크 Nuuk 로, 2019년 기준 인구 약 1만 8천이 거주해 그린란드 인구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함. 1728년 (당시 덴마크의 지배를 받던) 노르웨이의 선교사 한스 에게데에 의해 세워진 마을은 남그린란드 식민지의 수도가 되었고, 1940년 북그린란드와 남그린란드 식민지가 통합되면서 그린란드 전체의 수도가 됨. 지금의 이름인 누크는 그린란드어로 곶이란 뜻으로 1979년 그린란드가 자치권을 획득하면서 개칭됨.


그린란드 서해안 길이 160km의 눕캉에를루아 피오르 자락에 위치한 도시는 (만일 독립한다면) 세계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수도이면서, 극지기후를 띄고 있음. 가장 추운 2월 평균기온은 -9.1℃로 해류의 영향으로 생각보다 온화(?)하지만 연교차가 낮기 때문에 최난월인 7월 평균기온도 6.8℃에 불과. 위도가 높고, 강수량이 적지 않은 편(781mm)이라 일조시간이 (특히 겨울엔) 매우 적은 편.




도시의 가장 오래된 부분은 서쪽 바닷가 지역으로, 위짤에 보이는 1721년 지어진 한스 에게데의 집(길 오른쪽)과 우리의 구세주 교회(멀리 보이는 붉은 교회), 아래 짤에 보이는 그린란드 국립 박물관(오른쪽 바닷가의 긴? 집) 등이 위치해 있음. 요 동네는 대체로 그린란드의 많은 시골 마을처럼 나무로 지은 북유럽스럽게 생긴 단독주택들로 구성되어 있음.



도심지 Centrum 는 언덕 위에 위치해 있고 상업시설과 관공서 등이 밀집해 있음. 읍내상권 규모지만 나름 높은 건물도 여럿



곶의 반대편은 항구로 이루어져 있음. 그린란드의 전통적인 주 산업은 어업이었고 지금은 생필품을 거의 대부분 수입해 오므로 중요할 수밖에 읎다. 그린란드가 제조업이 발전할 만한 여건은 아니지만 항구 근처에는 조그마한 공장들이 여럿 있는 듯.



20세기 중반 그린란드의 '근대화'가 시작되면서 누크의 인구는 크게 증가하게 되었는데, 덴마크에선 그린란드의 오지에서 '원시적으로' 살고 있던 이누이트들을 도시로 집단 이주시키면서 누크 시를 주공아파트 비스므리한 아파트로 도배함. 그리고 이런 아파트에는 블록 A, 블록 B 같은 이름이 붙여지게 됨. 가장 큰 아파트는 '블록 P'였으나 2012년 철거되었다고 카더라



이후 도시가 외곽으로 펼쳐지면서 누수악 Nuussuaq, 에칼루갈링우잇 Eqalugalinnguit, 콰수숩퉁아 Quassussuup Tungaa 같은 주거단지들이 계속 지어지게 됨. 짤에 보이는 킹오르풋 Qinggorput 은 2010년대에 지어진 신도시로 아까 나온 블록 P를 철거하면서 거주민들을 위해 지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그렇듯 블록 P 세입자들은 돈 문제로 대부분 여기에 입주하지 못했다고 카더라




도시에 필요한 시설(?)로는 1953년 지어진 잉그리드 여왕 병원(위)과 1987년 개교한 그린란드 유일의 대학인 그린란드 대학(아래)이 있음. 학생수는 205명.




도시의 동북쪽 끝에는 누크 공항이 위치해 있음. 그린란드의 지형 특성상 평지가 얼마 없어서 공항의 규모는 작은 편이고, 국제선을 타려면 비행기로 한 시간 정도 걸리는 내륙의 캉에를루수악 Kangerlussuaq 공항까지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한다고 함.



지형 특성상 그린란드의 경우 도시와 도시를 잇는 도로가 없지만, 그래도 누크 시 안에서는 버스가 돌아다니고 있음. 홈페이지에 있는 시간표를 보면 역시나 배차 간격은 그리 좋지 못한 듯.. 요금은 3천원이고 한달 정기권을 끊으면 9만 원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