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NoMatterWhat입니다. 글로 인사드리는 건 또 오랜만이네요. 아시다시피 수능이 진짜 곧이라 긴 글은 못쓰고요, 그냥 짧게 썰 하나 풀고 가려고요. 오늘 이야기는 덕국의 맥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국장님께 오케이 받음).


왜 갑자기 술 이야기냐면, 그냥? 친구랑 수능 끝나고 뭐할까.. 이야기하다 생각나서요. 근데 이 썰을 그 친구 앞에서 말하면 이상한 애 취급받겠죠? 뭐야 이 덕후ㅅㄲ는? 그런식으로? 


암튼. 지리나 역사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유럽의 수질이 마아아않이 좋지 않다는 걸 아실 겁니다. 그래서 술을 물 대신 마셨다는 사실도 아실거고요. 물론 처음부터 '음 여기는 석회암 지대라 수질이 좋지 않으니 술을 만들어 먹어야겠군! 이 지역은 포도/밀이 잘 자라네? 그럼 포도주/맥주를 만들면 알맞겠군!' 이러겠어요. 그냥 하다보니 주변에 있는 걸로 만들어 마신거죠. 


여튼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흘러 중세가 되었습니다. 기독교적 가치관이 쫙쫙 퍼졌을 때죠. 사순절 때는 밥을 안먹는다면서요? 뭐 일반 신도들이야 그렇게까지 빡쎄게는 안하지만 수도사들은 밥을 먹지 않고 예수의 고난을 기린다고 하네요. 전 무교라 잘 모르지만요. 교인 분은 댓을 달아주세용! 그래서 이때의 수도사들은(이탈리아에서 독일 뭰헨으로 넘어온 파울라 수도승 일파) 맥주를 마셨는데, 그게 너무 맛있는 겁니다. 근데 이 행사?가 예수의 고난을 느끼는거 아닙니까? 그 와중에 맛있는 맥주를 마시는데 죄책감이 든 신실한 수도사들은 교황에게 그걸 들고 가기로 합니다. 


그걸 가지고 가서 교황한테 바치면 교황이 먹어보고 뭐라고 답을 해주겠지.. 라는 생각을 가지고요. 뭐 맛있으면 '고오오난의 시간에 뭐하는 지꺼리야! 먹지마!'라고 할거고, 맛없으면 걍 먹으라 했겠죠. 그래서 더운 여름날, 수도승들은 맥주를 통에 넣고 긴 거리를 걸어서 로마에 갔습니다(뭰헨에서 로마까지!). 찜통에 넣어져 오랜 시간을 구른 맥주는 더 이상 맥주가 아니었고ㅡㅡ 그걸 맛 본 교황은 이거같이 맛 드럽게 없는 맥주를 마시면서 그런 생각을 하다니 기특하다! 하면서 마셔도 된다고 했다 합니다. 그게 그 유명한 파울라너의 시작이라 합니다. 이후 파울라너는 독일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의 중심축 중 하나일 정도로 대표 맥주가 됩니다.


오른쪽 아재의 표정이 눈에 띈다. 한 번 잡숴봐ㅋ? 


여담이지만, 제가 처음 먹어본 술이 맥주입니다. 할머니 댁에서는 물 대신 보리차를 먹었는데, 겨울날 뜨듯한 방바닥에서 달궈진 김 빠진 맥주를 전 보리차인줄 알고 마셨죠. 첫 기억이 너무 강렬해서;; 전 아직도 술을 즐기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