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arca.live/b/city/871943?p=1


이 글을 보고 서양화된 한옥이 없어서 아쉽다는 말이 있어서 적습니다.


개항 이후를 거쳐 일제강점기에 들어가면서 조선 사회는 많은 변화를 겪습니다. 

산업이 발달하기 시작하면서 도시화의 조짐도 나타나고 뭐 철로가 뚫린다던가 하는 변화가 생기지요. 

이 단계에서 조선의 전통적인 주거방식이던 한옥에도 변화가 나타납니다.


2층 한옥이 가장 먼저 등장한 부분은 상가건물입니다.

처음의 시작은 1층 건물에서 위쪽에 다락을 내는 구조로 부터 시작했지만

나중에 가서는 1층에는 점포, 2층에는 주거 또는 사무실을 두는 형태로 발전합니다.



출처 : 윤. 1997


위쪽은 1910~20년대 등장한 상가형 한옥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우선 재료의 변형이 눈에 띕니다. 위의 2사례 모두 지붕은 기와로 덮었지만 아래는 벽돌 조적조에 창의 모습은 양식입니다.




1918년 지어진 이 한옥은 겉모습은 많이 변형되었지만 당시 한옥의 구조만은 남아있습니다.



1920년대 북창동의 모습입니다. 거리를 보면 한옥 지붕을 한 2층 상가가 늘어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출처 :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ceb4747&logNo=221084524224

1920년대 황금정 입구입니다. 좌측에 보면 아래는 조적조로 하고 위쪽에는 난간을 달고 있는 2층 한옥의 모습이 보입니다.



위 사진 속 한옥의 상세도입니다. 1층은 조적조이지만 2층의 경우 나무로 짜서 넣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 한양절충식의 한옥도 굉장히 자주 만들어졌습니다.



1920년대 지어진 이 2층 상가 한옥의 모습을 보면 좌측면이 조적마감이 되어 있는 걸 볼 수 있는데
이는 중국식 건축에서 차용해 온 것입니다. 이렇게 한옥은 근대화 과정에서 여러 영향을 받으며 발전합니다.

재미 있는 점은 이러한 한옥이 1900년대 초반을 넘어 1950년대 될 때 까지 계속해서 지어졌다는 점입니다.


해방 이후 1947년에 지어진 이 건물은 규모가 협소하고 개조가 다수 이루어져 원래의 모습을 확인하기 힘들지만 
내부는 목조구조로 되어 있으며 한옥의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출처 : 윤. 1997

위의 두 사례처럼 한옥 2층 상가 자체는 1950년대가 오기 전까지 계속 지어졌습니다. 
하지만 195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서구화가 가속되면서 점점 이러한 양식의 건물은 잊혀졌고 
철근 콘크리트 조 상가 건물이 유행하기 시작합니다.


한편 한옥은 상가건물 뿐만 아니라 주거건물에도 다수 이용되기 시작합니다.
특히 1930년대에는 우리가 흔히 아는 닫힌 형태의 도시형 한옥들이 많이 지어진 시기이기도 합니다.
1930년대에는 상업형 한옥 건축업이 등장하였고 꽤나 인기가 많았습니다.
우선 공업화를 통해 규격화된 목재를 다량 공급받을 수 있어 재료비가 저렴하고 공기를 단축하기도 쉬웠습니다.
거기다가 양옥 기술자들에 비해 기존 한옥 기술자들은 임금이 훨씬 저렴했기 때문에 건축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거기다가 사업가들은 기존의 한옥이 '칸'을 기준으로 가격을 메기는 대에 착안하여 적은 필지에다가 칸의 크기를 줄여서 넣었고
규격화된 목재는 집안의 여러 구획들을 규격화 시키는 것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또 외부와의 교류가 시작되어 양옥과 화옥이 조선에 도입되어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 시작합니다.
또 1930년대에는 문화주택이라는 양옥이 유행하는데, 당시 신문에는 문화주택을 지어주는 남자에게 시집가겠다는 여자들의 모습이 그려지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근대 한옥에서 2층 주거건물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출처 : 서 등. 2007

위 건축물들은 도심이 아닌 교외지방에 지어진 2층 한옥의 사례를 보여줍니다.
1층은 주로 주거용으로 이루어졌으며, 2층의 경우 응접실이나 사랑방과 같은 용도로 많이 이용되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일본식 주거공간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도심의 사례는 어떨까요?


위 사진은 종로구 원남동에 있었던 2층 한옥주택의 모습입니다.
상당수 전통적 요소를 간직하고 있지만 현재는 개발으로 인해 사라졌습니다.



종로구 옥인동에 있는 2층 주거용 한옥의 모습입니다. 1942년 지어진 한옥으로 벽재는 보수를 위해 변형이 심하게 가해진 모습이지만 지붕 자체에는 아직 한옥의 모습이 남아 있습니다.
현재는 주거용으로 이용되고 있지 않습니다.



종로구 계동에 있는 2층 주거용 한옥의 모습입니다.
1941년 건설된 이 한옥은 현재는 조금 더 한옥스러운 모습으로 변형되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한옥체험살이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유의할 점은 이러한 2층 한옥이 있었다고 해도 대다수는 상가건물이었고, 주거에 있어서는 그렇게 많이 퍼지지는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당시 일본에서도 상가건물이나 중산층 이상의 집을 제외하면 대부분 평민의 집은 단층으로 지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그렇게 이상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주거면에서도 한옥은 근대를 거치면서 복층화된다던가, 구조가 바뀐다던가, 재료가 바뀐다던가 하는 등의 변화를 거쳤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이러한 과정에서 등장한 2층 한옥은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멸실되는 일이 아주 많다는 사실입니다.
제가 자료 조사를 하면서 찾아본 결과 건물의 주소를 입력해도 사라졌거나 현재 다른 현대형 건물이 들어서 있는 경우가 다수였습니다.
예를 들어 종로에 남아 있는 한옥(목조건물) 5169호중 2층 한옥은 단 0.28%, 16채(2016년 기준)만이 남아 있습니다. 2001년에는 38채가 있었지만 15년 새에 절반이 넘는 수가 사라졌습니다.

근대 한옥은 근대화에 있어 우리의 삶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보여주는 소중한 유산입니다.
하루 빨리 그 가치를 인정 받아 남아 있는 건축물 들이라도 오래오래 남아 있기를 바랍니다.


출처


- 윤주항. 1997. 1940년~1950년대 2층 목조건물의 건축적 특성에 관한 연구 -삼선동5가, 한강로1가, 2층 한옥상가를 중심으로-. 명지대학교 석사학위논문.

- 박철진, 전봉희. 2002. 1930년대 경성부 도시형 한옥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평면계획의 특성. 대한건축학계논문집.

- 조은주. 2006. 1920~30년대 서울 도심 상업가로변의 한옥에 관한 연구. 서울시립대학교 석사학위논문

- 서동제, 박중신, 김태영. 2007. 근대화과정에 나타난 과도기적 성격을 띤 이층한옥의 간잡이 및 목구조 방식. 대한건축학회논문집 계획계 

- 정윤재. 2016. 도시문화유산으로서 2층 한옥의 보호방안 연구. 경기대학교 석사학위 논문

- 한국일보. 2016.04.10. 지켜야할 근대건축, 2층 한옥 마지막세대... 100년간 남대문 상권 지켜봐. http://m.hankookilbo.com/News/Read/201604101362738337

- 네이버 블로그. 충무로 산책(1920년대 전후 일제시대).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ceb4747&logNo=221084524224


등등


+ 한번 날려먹어서 뭔가 허해진 느낌입니다. 날려먹는거 정말... 방법이 없을까요?

+ 뭔가 쓴다고 썼는데 생각보다 부족한 느낌입니다. 더 관심있는 분들은 아래의 참고문헌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