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 18년, 조선의 군대가 수도인 함흥을 점령해 왕의 항복을 받아내었다.
 많은 병사들이 피를 흘렸고, 많은 백성들이 피해를 입었다.
 특히 4년이나 징집되어 농작물을 제대로 가꾸지도 못한 농민들은 빈민이 되어 고을을 떠돌았다.
 전쟁으로 황폐해진 땅은 많은 백성들을 굶주리게 만들었으니, 몇몇 백성들은 살던 땅을 떠나 만주로 떠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럴 여력조차 없던 자들은 아이를 팔아 식량을 얻거나, 남을 해쳐 식량을 빼앗았다.
 백성들이 전쟁을 원망하는 소리가 동부여를 뒤흔들었으니, 누구도 그 소리를 듣지 아니한자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