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14일

초등학교 이후로 일기에는 손을 뗀 지 오래되었으나, 나는 오랜만에 일기를 쓰기로 결심했다. 지금은 일기이겠지만 어쩌면 나중에는 생존일지로 바뀔 수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지금 세계는 심상치 않다. 사우디에서 한 과학자가 새로운 바이러스를 발견했는데, 그게 생각보다 위험해보인다. 공기 전염과 물 전염이 가능해 전염성이 높고 폐렴이랑 피부병변을 일으키는 바어러스라고 한다. 이미 사우디 사람들과 중동지역은 대부분이 감염되었고, 세계 곳곳에서도 감염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공항이 있는 나라는 멕시코를 빼고는 전부 다 감염되었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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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 질병이 약한 질병이며 어렵지 않게 치료가 가능한다. 그러나 나는 두렵다. 만약 이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라도 한다면, 더 치명적으로 변한다면 세계는 대참극에 빠질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 바이러스의 이름은 SLPV. 피부병변을 뜻하는 Skin Lesions와 폐렴을 뜻하는 Pneumonia, 그리고 바이러스를 의미하는 Virus의 줄임말이다.

 

2019년 8월 15일

오늘 멕시코에서도 감염자가 확인되었다. 사우디를 방문한 관광객이었다고 한다. 멕시코가 감염되었다는 것은 이제 공항이 있는 모든 나라들이 뚫렸다는 뜻이리라.

 

2019년 10월 15일

벌써 수많은 나라들이 감염되었다. 다행히 우리나라에는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다.

 

2019년 10월 31일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이 감염되었다. 이제 청정지역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15개국밖에 남지 않았다.

 

2019년 11월 30일

중국과 터키에서도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한 때 미국과 싸웠던 중국이 이렇게 허무하게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2019년 12월 1일

사건 초반에 동네 마트에서 사두었던 생필품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내일 사러가야지.

 

2019년 12월 5일

세계적으로 사망자가 7500만명을 넘어섰다. SLPV가 흑사병을 이긴 것이다. 역시 샌즈.... 아니, SANS다.

 

2019년 12월 6일

정부가 마스크와 물병을 배부하기 시작했다. 공기감염과 물 감염을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많은 공장들이 마스크와 물병을 생산에 돌입했고, 정부는 이를 싸게 사 국민들에게 배포해주고 있다.

 

2019년 12월 9일

정부에서 나눠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밖을 봐도 뉴스를 봐도 모두 마스크 군단이다. 지금이 겨울이지만 황사철같았다.

 

2019년 12월 15일

마스크 생활에도 이제 적응이 되었다. 마스크가 없으면 이제 위화감이 들 지경이다. 역시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다.

여러 나라들이 감염되고 현재 5개 나라만 청정지역이다. 모로코, 그린란드, 유럽중부, 스웨덴, 뉴기니. 이 나라들이 부러워지기 시작했다.

 

2019년 12월 17일

유럽 중부가 감염되었다. 이제 세계에서 깨끗한 나라는 4곳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상태는 아주 심각하다. 우리나라 인구 약 7천만명 중에 천만명이 감염되었다. 사망자는 10만명을 웃돌았다. 정말 무시무시한 질병이다. 이 샌즈 새끼가.

 

2019년 12월 18일

현재 남아공, 중국, 노르웨이가 핵심 연구 기여자로 꼽히고 있다. 어지간히 급한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