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히스 꽃과 괴물 늑대
개념글 모음


-두근두근


온몸을 터트릴 기세로 울려퍼지는 심장 소리.


필요 이상으로 일을 하는 심장의 탓일까, 펜리르가 핥아준 얼굴이 뜨거울정도로 피가 쏠려서 약간 어지럽다.



"스으읍...후으으..."



호흡을 할때마다 비강을 뚫고 뇌를 후비는 듯한 체취가 느껴다.


-사륵


몸을 뒤척이면 아름다운 검은 털이 부드럽게 몸을 훑고 지니가는 것이 마치, 전신을 상냥하게 쓰다듬어 주는 듯한 기분...


지금 당장이라도 이상한 소리를 지르며 고장이 날 것만 같은데, 이 상태로 잔다고?


 

"으아아..."



절대로 불가능해.


부,분명 싫다고 튕기는 펜리르의 몸에 기대고 낮잠을 즐긴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지만... 아니, 나 도대체 어떻게 한거야? 변태야?


물론 이렇게 깊이 파묻혀 본 적은 처음이지만 이정도로 다르다니?


고소한 냄새가 나던 펜리르의 털에서 불타오르는 화로의 온기처럼 후끈한 냄새가 난다.


털 깊은 곳에서는 진한 짐승 특유의 냄새가 풍겨서, 나도 모르게 코를 비집어 조금이라도 더 진한 냄새를 찾아 다녔다.


냄새를 크게 들이킬 때마다 가랑이 사이에서 느껴지는 간지러움을 해소하고자 허벅지를 비벼보지만, 애매한 자극이 갈 때마다 더더욱 갈증이 날 뿐.


이제 막 품 속에 들어왔음에도 머릿속이 녹아버릴 정도로 흥분하기 시작한 내 몸은 지하실에서 늑대들에게 둘러쌓인 온기와 무게감을 떠올리며 멋대로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지하실에서 몸에 새겨진 질척한 쾌락을 펜리르의 품 속에서 떠올렸다는 배덕감과 오감으로 느껴지는 모든 것이 펜리르의 것이라는 황홀함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잠이 안오나?"

"그,그게에에."



내가 꼴사납게 품속에서 허우적거리자, 펜리르가 얼굴을 가까이 가져와 안부를 물었다.


가까워. 가까워. 가까워. 숨소리가 들려. 숨결의 냄새가 느껴져.



"열이 있나?"

"헤에으으읍?!"



펜리르의 코가 이마에 쿡하고 닿았다. 그 감촉이 너무나 찌릿해서 나도 모르게 이상한 소리를 내버렸어.


아까까지만 해도 더럽다느니 성욕이 어쩌느니 괴로워 했음에도, 펜리르와의 가벼운 접촉만으로도 이리도 제정신을 못차리는 것을 보니 난 사실 천박한 년이 맞는 것 같다.


이제 더 이상 참지 못하겠어.


내게 코를 댄 펜리르의 볼을 양손으로 붙잡았다. 살짝 눈 높이의 차이가 나서 자연스럽게 올려다보는 자세가 되었다.



"펜리르님. 당신이 좋아요..."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이 내 감정을 쏟아 낼 뿐인 고백.


지조도 절조도 없이 쾌락만 느끼며 늑대들의 품안에서 굴렀던주제에 감히 사랑을 갈구하는 비겁한 고백.



"사랑해요. 날 인정해준 그 때부터 당신의 품 속에 있는 지금도."

"에리카..."

"네."



나의 고백을 받는 펜리르의 눈빛이 슬픈 기색을 띈다.



"안된다. 에리카."



이윽고 흘러나온 거절의 말. 비겁한 고백인 만큼 상대방의 거절에 순응해야 할 터이지만



"어째서요...?"



더럽고 천박한 나는 물러나지 못 했다. 이대로 물러난다면 커다란 균열이 난 창문처럼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았으니까.



"정말로 창녀같이 더러운 년이라서 인가요...?"

"에리카! 무슨 말을..."

"펜리르도 사실 알아챘죠?"



그의 후각이 놓쳤을리가 없다. 그가 상상하지 못 했을리 없다.



"제가... 천박하게 한둘도 아닌 늑대랑... 하핫..."

"에리카.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

"하하핫... 그럼 이유를 말해주세요! 그냥 확실하게 거절..."



다시 한 번, 펜리르가 내 얼굴을 핥아 주었다. 그의 혀가 핥고 지나간 부분이 화끈거렸다.



"에리카. 알다시피 나는 이곳에 묶여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

"네가 엉망인 꼴로 돌아와도 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널 구하러 가지도 못한다."

"펜리르..."

"괴로워해도 비명을 질러도 난 이곳에서 누워서... 널 기다리는 일 밖에 하지 못해."



괴로웠다. 그도 괴로워하는 날 보며 괴로워했다.



"널 사랑해도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미소를 지으며 돌아오는 널 기다리고, 너의 잡일을 하는 모습을 구경하다 함께 낮잠을 잘 뿐이야... 너의 마음을 받..."



서로에게 필요없는 고통을 스스로에게 주고 있었구나.


우리는 부족하고 망가져서 상처입은 서로의 상처를 핥아주는 한쌍이었으니까. 서로를 원하면서도 더한 상처를 줄까 서로를 밀어내려고 했다.



"그만."



펜리르의 말을 잘랐다.



"펜리르. 그냥 키스해줘."



그리고 요구했다. 내게 지금 정말로 필요한 것이었으니까.



"에리카! 내 말을..."

"쪽."

"지금..."

"쪽."



펜리르의 말을 들어 줄 생각은 없다. 그의 거부가 나오려고 할때마다 그의 입에 가벼운 입맞춤을 했다.


짧게 입이 닿을 때마다 터질듯한 행복감과 겨우 짧은 입맞춤에 아쉬움을 동시에 느꼈다.



"쪽. 사랑해."

"제발..."

"쪽. 날 사랑하면 혀를 내밀어 줘. "



내가 원하는 대답을 해줄때까지 입을 맞춘다. 억지로라도 말하게 만들것이다.


끝나지 않는 입맞춤에 결국 펜리르가 백기를 들었다.



"히히... 사랑해. 고마워. 사랑해."

"그르..."



조심스레 열린 입에서 침이 뚝뚝 떨어지는 혀가 나왔다.


펜리르에게 가벼운 입맞춤을 할 때와는 달리 혀에 다가가려고 하자 덜컥 겁이 났지만...



"츕. 흐아 츄릅. 베에에."



이제 와서 멈출 생각따위 전혀 없었기에 펜리르의 혀에 입을 맞추고 혀로 핥았다.


가볍게 입을 맞출때와는 비교도 안될정도로 풍겨오는 체취에 머리가 돌아버릴 것 같아.


내거야. 내거야. 이제 내거야.



-쥬륵

"헤으엣♡ 츄릅♡"



머릿속이 녹을 듯 찬 열기 때문에 코에서 진득하게 코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영혼을 데리러 간 전장에서 발정이 난 발키리들이 코피를 마구 흘리곤 할 때, 무슨 괴상한 행동일까 의아했었는데.


이해했어. 납득했어. 발키리는 그런 존재인거야.


그저 혀를 섞고 있을 뿐임에도 지하실에서의 쾌락따위 비교도 되지 않았다.


그딴 저열한 자극 따위에 내 진심을 의심한 내가 너무 한심하다.



-핥짝

"하흣♡ 너무 조하♡ 히힛♡"



펜리르도 아는 지 모르는 지 줄줄 흐르는 피를 핥아준다.


그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너무 흥분해버려서 허리가 빠질것만 같았다.


질척거리는 감정이 음부를 통해 빠져나온 것처럼 가랑이사이가 끈적거렸다.



"낭군님♡"



아아... 낭군님♡ 언젠가 당신의 마음을 어지럽힌 비단, 글레이프니르를 제가 반드시 풀어드리겠습니다.


더렵혀진 나조차 사랑해주는 지아비의 자유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반려로써 당연한 것이니까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풀 수 있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확신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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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대회 3일 펜리르의 극태 자지에 헤벌레해져서 양손과 입으로 애무하다가 골반이 부서질 것같아도 전부 받아내는 에리카가 보고싶다. 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