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히스 꽃과 괴물 늑대


-즈꺽즈꺽

"으그옥 으웅..."



몇번이나 가버렸을까. 몇번이나 늑대의 정자를 받아 냈을까.



"헥헥헥!!!"

-뷰릇 뷰르릇

"끄으흣!"



둥굴게 부풀어 오른 자지가 정액을 암컷의 질내에 확실이 가두려고 하지만 몸 안에 남아있던 수많은 정액은 새로 뿌려지는 뜨거운 정액에게 밀려 몸밖으로 뻐끔뻐끔 새어나갔다.


달달 떨리는 다리로 늑대의 허리를 감싸 튕겨져 나갈듯한 몸을 고정하고, 터져나갈듯한 쾌감의 파도를 버티기 위해서 양팔로 붙잡고 날아갈 듯한 정신을 버티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시이러어엇!!! 으읏흑!"



그럼에도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신음소리가 입 밖으로 멋대로 빠져 나왔다.


불가항력이라는 이름의 얄팍한 동앗줄을 부여 잡으면서 늑대와의 교미를 이어나갔다.



"이야~. 아직도 하고 있어? 반푼이 절륜하네?"



그래서 발키리가 다시 지하실로 돌아왔을 때에는 아주 조금 반가운 기분이 들었다.



"이제... 푸러주세오..."

"푸흡! 풀어줘?"



한참을 울어대고 질러댄 탓에 팍 죽어버린 목소리로 그녀에게 애원했다.


내 꼴이 마음에 드는 것일까. 내 말을 듣자마자 웃음을 참지 못하고 뱉어냈다.


아직 괴롭힘이 끝나지 않은 것일까.


나는 아직 이곳에 갇혀 있어야 하는 것일까.


-꿀꺽



"뭐래? 안나간건 너잖아?"

"묶여있지만 않았..."

"풀어주고 갔는데 안나가고 즐긴건 반푼이잖아?"

"에...?"



그녀의 말을 듣고 나서야 내가 자유롭게 팔을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도대체 언제부터...?



"아침에 소집이 걸려서 풀어주고 갔는데."

"거짓말이죠?"

"아주 헤벌레 해져서 애인 대하듯이 껴안고 있으면서."

"아,아니야..."



거짓말이야.



"아주 물고 빨고 다했으면서 뭐가 아니야?"

"아니야...아니야...아니야..."

"아니긴? 대충 풀어준 뒤로 10시간은 즐겼으면서?"



아니야. 당장이라도 링비 섬으로 도망치고 싶었어.


늑대들에게 윤간당한 일을 최악이야. 그럴리가 없어.



"어우 늑대들 지친것 좀 봐."

"아아아..."

"늑대랑 하면서 헤벌레하게 좋아하는 음탕한 년. 아~ 그래서 링비 섬 경비도 맡아서 해왔구나?"



아니야. 늑대라서가 아니야. 펜리르가 늑대라서가 아니야.



"하긴 존나 크긴 하겠네? 키킥."

"아,아하..."

"나도 큰게 좋아. 이해해? 늑대랑 하는건 아웃이지만."



그딴 더러운 감정이 아니야. 성욕같은게 아니야... 아니야? 펜리르랑 이어지고 싶은데... 그럼 맞아? 아니야맞아니야맞아맞아니야...



"그러게 얌전히 반푼이처럼 살지 그랬어?"

"하..."

"난 갈게? 냄새나서 더 못있겠다. 알아서 돌아가."



그녀가 늑대들을 이끌고 지하실을 빠져나갔다.


햇빛 한 점 들어오지 않는 지하실에 처음처럼 나 혼자만이 남았다.



"하,하핫..."



더 이상 눅눅한 곰팡이 냄새는 나지 않았다.


대신에 진하게 남은 짐승 냄새와 비릿한 정액의 냄새. 그리고 약간 시큼하면서도 달짝한 냄새가 지하실을 가득 채우고 있었으니까.



-질꺽



무언가에 홀린 듯 정액이 가득한 질내를 손가락으로 긁어 냈다.


질척하게 손가락을 타고 정액이 천천히 흘러 내렸다.



-질꺽질꺽질꺽

"더러워..."



더럽다. 전부 빼내야 해.



-질컥질큭찌큭

"더러워다긁어내야해"



잘 나오지 않는 정액때문에 손가락에 힘이 들어간다.


분홍빛을 내는 정액이나오기 시작하자, 점점 붉은 색이 강해져간다.


다 긁어내야해. 이대로 돌아갈 수 없어.



-젓퍽젓퍽

"아아아아아아아아악!!!"



찌어지는 듯한 비명소리가 지하실에 울려퍼지고 나서야 지하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났다.



.

.

.


오늘도 해가 저물었다.


오늘도 에리카는 돌아오지 않았다.


한달이나 찾아온 에리카가 이상했던 것이지. 첫 날부터 남에게 죽일듯이 악담을 퍼붓는 괴물을 누가 가까이 하겠는가.


이대로 영영 찾아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상할 것 없었다.


다만, 무언가 사고를 당한 것은 아닐까. 


혹시 내 입안에 박혀있던 검을 뽑은 것을 들켜 벌을 받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될 뿐이었다.



-저벅



발소리.


평소에 에리카가 싣던 가죽부츠의 소리와는 다른 맨발이 땅에 닿는 발소리가 들렸다.



-저벅



하지만 이것은 에리카의 발소리가 분명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확신이 내게 있었으니까. 그래서 발소리가 어느정도 가까워졌을 때.


걱정한 티를 내지 않기 위해서 쳐다보지도 않은 채 날카로운 말을 내뱉었다.



"푼수야. 넌 시간도 제대로 못보는 거냐?"

"...에리카."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진하게 풍기는 피냄새를 눈치챘어야 했는데.



"바,반푼이도... 푼수도 아닌데에...흐윽..."



진한 피냄새에도 사라지지 않는 비릿한 짐승의 냄새를 알아차리고 에리카를 먼저 확인 했어야 했는데.



"이름으로,흑... 불러 주시며언... 안대여...? 끄읍..."



몸을 제대로 가리지도 못하는 넝마가 된 옷을 붙잡고 돌아온 에리카에게...


산발이 된 머리와 눈물자국으로 엉망이 된 채, 다리사이로 붉은 피를 잔뜩 묻히고 돌아온 에리카에게...


내 앞에서 벌벌 떨고있는 에리카의 안부를 먼저 살필 수 있었을 텐데.



"에리카. 괜찮은거냐?"

"흐읏..."



에리카의 모습을 제대로 확인하기 위해서 최대한 얼굴을 뻗어 가까이 다가가려고 하자, 에리카가 겁에 질린 듯한 소리를 내며 몸을 움추렸다.



"죄,죄송해요... 냄새 날거에요... 더러워요... 다,다가오지 마세요..."



에리카가 돌아오지 못한 닷새간.


그녀가 얼마나 괴로운 일을 겪었을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지만.


지금 내가 해야할 일을 모를 얼간이는 아니였기에.



-할짝.



눈물을 흘리는 그녀의 얼굴을 가볍게 핥아 주었다.



"어...? 저,저 더러운데..."

"괜찮다."



예상치 못한 내 행동 탓일까.


에리카가 얼굴을 붉히며 당황하기 시작했다.



"밤이 늦었으니 일단 자고 이야기하지."

"어,어어?"



묶인 몸으로 최대한 몸을 말아 품안에 들어올 자리를 만들었다.



"안겨라."

"히끅! 녜헤..."



평소에 멋대로 몸에 파묻혀 자는 걸 좋아했으니 조금은 진정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