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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제 이반이 잘못해서 자기 아들 황태자를 패죽여버렸다. 그렇게 해서 이반 뇌제의 류리크 왕조는 대가 완전히 폐지되었는데...

 

이 때 러시아제국에서는 존나 괴상한 소문이 돌고 있었다. 이반 뇌제의 막내아들인 우글리치의 공작 드미트리가 일찍 죽었는데 사실 죽은 게 아니고 어딘가 살아있다는 소문이 그것이다. 이에 첫 가짜는

 

"내가 아바마마의 막내아들인 우글리치 공작 드미트리다!"

 

라고 선언했다. 이에 이반 뇌제 뒤를 이어 차르가 된 보리스 고두노프는 기겁을 하며 당장 진짜 우글리치 공작 드미트리의 영구를 대령하며 온사람들에게 공개했다. 그러자 첫 가짜는 "응, 걔는 내 카게무샤야. 난 내가 뒤질까봐 밥도 이 녀석이 먼저 먹어본 다음에야 먹었고 침대도 2층으로 만들어 위에 이 녀석이 자고 아래의 비밀공간에서 내가 잤다."라 말했다. 그러자 팽팽하게 맞서는 형국이 되었다.

 

결국 전쟁이 벌어졌는데 이 때 어중이 더중이 노숙자들 폴란드 새끼들 귀족의 사병들 조폭들 산적들 등등 이상한놈들을 존나 모아놓은 첫 가짜의 군대와 보리스 고두노프의 차르 친위대가 맞짱을 떴다. 숫적으로는 당연히 오만곳에서 병력을 그러모아온 첫 가짜가 월등히 앞섰으나 조직력은 개판이었던 탓에 첫 가짜군은 차르 친위대에게 대패했다... 였는데...

 

근데 뜬금포 고두노프가 뒈짓했다. 왜 뒈짓했는지는 모르겠는데 어쨋든 뒈짓했다.  이 지경이 되자 차르 친위대는 첫 가짜를 받아들여 첫 가짜는 드미트리 2세라는 이름으로 차르로 즉위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첫 가짜가 폴란드에서 줏어온 마리나 므니제치를 황태후에 앉힌 건 그렇다 쳐도 폴란드에서 온갖 비렁뱅이들을 끌어들여 러시아 차르인데도 자꾸 폴란드 편만 들었다. 관직도 자꾸 폴란드쟁이들 위주로만 앉히려 하니 본토인인 러시아 사람들은 점점 개빡치기 시작했다. 결국 제위 9개월 만에 첫 가짜 암살이 시도되었다. 첫 가짜는 창문밖으로 나가서 지붕을 타고 마치 배트맨이 조커랑 싸울때마냥 종횡무진 도망을 쳤지만 결국 발을 헛디뎌 지붕에서 추락하고 만다. 추락한 충격 때문에 다리가 부러져서 움직일 수 없게 된 첫 가짜는 결국 차르 친위대에게 잡혔고 첫 가짜는 온갖 종류의 쌍욕을 퍼부어가면서 맞아뒈짓했다. 첫 가짜가 뒈짓하자 첫 가짜의 시체를 대포에 넣고 폴란드 방향으로 발사했다.

 

그런데 또 두번째 가짜가 나타났다. 민둥민둥한 첫 가짜와는 달리 두번째 가짜는 털보였다. 근데 웃긴 건 러시아 제국 백성들이 그래도 이것도 우글리치 공작 드미트리라고 인정해줬다. 마리나 므니제치도 이런 놈을 자기 남편이라 했다. 자기는 쿠데타가 일어나서 도망치다가 종자가 뒈짓하고 그 종자가 대포로 쏘아올려지는 것을 봤다고 말하면서 빼앗긴 황위를 복위하겠다며 나타났다. 모스크바에서 바실리 4세와 맞짱떠서 이겼으나 곧바로 바실리 4세의 조카인 미하일 슈이스키에게 개털리면서 결국 두 번째 가짜는 모스크바를 떠나야만 했다. 결국 러시아 입장에서는 수도권에 해당되는 투시노에 근거지를 마련했고 거기다 아예 말뚝박고 살림을 차렸다. 군사를 조련하고 세금을 걷고 상업을 개발하는 등 진짜 국왕처럼 행동하고 대우받았다. 이거 왠지 BJ들을 보는 느낌이다.

 

이렇게 대치하는 와중 바실리 4세는 뜬금없게도 스웨덴에 SOS를 쳤고 결국 스웨덴이 러시아의 황위쟁탈내전에 관여하면서 아주 개판이 되었다. 근데 되려 이 덕분에 두 번째 가짜는 스웨덴을 몰아내자는 명분이 생겨서 모스크바에 입성할 핑계가 생겨버렸다. 게다가 바실리 4세의 동생이 스웨덴 장군을 죽이고 용병료를 띵까먹는등 아주 막장 상태로 치닫게 되었고 모스크바는 더 개판이 되었다. 이때를 노린 폴란드는 모스크바를 공격해 러시아고 스웨덴이고 닥치는 대로 도축해버렸다. 이게 이유가 되어 바실리 4세는 차르에서 쫓겨나고 유폐당했다.

 

한편 차르를 다시 뽑는다고 하니까 두 번째 가짜도 이에 응해서 나섰는데 블라지슬라브가 차르로 당선되었다. 그러나 정작 블라지슬라브는 가톨릭을 믿어야 한다며 러시아정교회로의 개종을 거절해 차르가 될 수 없었고 이에 두 번짜 가짜는 "나야, 나. 내가 있잖아. 나 시켜줘. 응.응."이라며 떼를 썼지만 돌아온 답변은 "너 나부랭이를 차르에 앉히느니 차라리 차르가 공석인 게 낫다"였다. 결국 빡친 두 번째 가짜는 힘으로 맞붙었으나 상콤하게 쳐발리고 물에 빠진 생쥐 꼬라지로 도망쳤다.

 

할 수 없이 칼루가에서 재기를 노리던 두 번째 가짜였으나 어느 날 새벽에 부하 중 하나가 몰래 잠자고 있던 두 번째 가짜를 완전히 토막살인내 버렸다.

 

일이 이렇게 돌아가자 마리나 므니제치가 직접 거병을 해서 자기 아들인 '작은 악당 이반'을 차세대 차르로 옹립하고 러시아 정부와 맞붙었으나 쉽게 패하고 가담자들 중에서 마리나 므니제치만 여자라는 이유로 탑에 종신유폐하고 나머지는 전부 몰살시켰다. 그 마리나 므니제치도 26살에 병들어 뒈짓했다.

 

이쯤되면 정리가 될법 한데도 불구하고

 

이놈의 빌어먹을 가짜새끼는 또 나타났다!

 

프스코프에서 자기도 아바마마의 막내아들인 우글리치의 공작 드미트리라고 주장하는 자가 나타났다. 하지만 별 임팩트도 없었고 사람들은 "이 새끼가... 야임마, 두 번 속지 세 번 속냐?"라는 반응이었다. 결국 그러다가 얘도 지 부하에게 암살당했다.

 

러시아 제국은 이런 골때리는 개지랄을 반복한 끝에 상호합의를 거쳐서 미하일 로마노프를 차르로 앉히면서 이 해프닝이 완벽하게 종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