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dennis0203입니다.

활동을 쉬느라 올리지 못한 주를 보충하는 차원에서 하나 더 올립니다.

 

나무위키 문서 - 닷지 네온

 

1990년대 대한민국에서 잘 나가던 수입차 중에 "크라이슬러 네온"이라는 준중형차가 있습니다.

지금은 보기 귀한 차가 되었지만 당시 대한민국에서는 수입차로서 정말 대박을 친 편이었지요.

그렇지만 가장 흥미로운 점은, 이 차가 혼다 시빅이나 토요타 코롤라 등등과 겨루기 위한 "일본차 킬러"로 주목받던 차라는 겁니다.

 

미국에서는 "플리머스 네온"과 "닷지 네온"으로 판매된 차였고, 크라이슬러가 여러 모로 철저하게 준비를 한 차였습니다.

네온을 개발하면서 크라이슬러에서는 '운전 재미'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고, 당시 크라이슬러가 밀어주던 "캡 포워드" 테마가 적용되었지요.

 

 

당시 미국에서는 자동차 경기에도 자주 나갔던 차고, 나름 판매량으도 대박을 친 건 물론 "돈 버리는" 소형차가 아닌 "돈 버는" 소형차라는 큰 의의도 지니고 있었지요. 그때까지만 해도 미국에서는 소형차를 팔면 손해만 보는 상황이었고, 크라이슬러도 네온을 팔기 전까지는 소형차로 돈을 버려왔거든요. 심지어는 크라이슬러 차들 중에서 닷지 바이퍼 다음으로 가장 가속력이 빠른 차라는 기록도 남겼습니다. 하지만 출시 직전에 헤드 가스켓 등의 소소한 부속에서 비용절감을 해 버리는 바람에, 네온이라는 차의 평판을 제대로 흐려버렸다는 점이 가장 큰 아쉬움이지요. 지금도 "네온" 하면은 "쓰레기같은 차"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적잖게 있는 편이니...

 

다행히 크라이슬러도 그 평판을 직간접적으로 느끼고 있었고, 1999년에 제 2세대 네온은 품질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두고 만들어졌습니다.

 

 

1999년에 2000년식으로 공개된 2세대 네온은 전보다 디자인이 차분해졌고, 동시에 라인업도 세단 하나만 남았습니다.

대신에 품질은 전보다 대거 항상되었다 하고, 예전의 운전 감각도 전만큼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유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차였지요.

또한 이 시기에는 닷지에서 고성능 버전의 정수로서 SRT-4를 2003년에 공개해서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2005년에 닷지 캘리버가 후속으로 등장하면서 단종되었는데, 캘리버는 초대 네온만큼 재미있는 차가 되려고 했지만 네온만큼의 주목을 받진 못했습니다. 저도 옛날에는 요 게임 덕에 캘리버도 좋아했었는데 말이죠...

 

 

개인적으로 제가 생각하는 네온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당대 미국 준중형차로서는 가장 진지하게 일본 업체들과 한판 붙어보려고 한 차라고 생각합니다.

그때만 하더라도 동급 경쟁차인 쉐보레 카발리어/폰티악 선버드나, 포드 에스코트보다 전반적으로 경쟁력 있다고 평가되었고, 일본 차들에게도 꿇리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었거든요. 당시 개발과정을 들어보더라도 "사람들이 소형차를 싫어하는 이유"를 심도 있게 조사하는 등, 기획 자체는 상당히 진지했던 걸 엿볼 수가 있었습니다. 이미 개발과정에서부터 수익성 좋은 차로 만들어진 걸, 굳이 또 비용을 깎겠다고 나선 사람이 없었더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점들 때문에, 불과 1~2년 전에 멕시코에서 피아트 티포를 판매할 때 네온이라는 이름을 되살려낸 게 아니었을까요?

 

 

닷지 네온과 비교해서 지금의 피아트 티포는 어떤 차일진 모르겠지만, 네온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팔때 어떤 생각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마침 피아트 티포도 간만에 피아트에서 새로 준비한 준중형차였으니 적어도 당시 네온같은 대박을 치는 게 소원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비전 피아트 그랜드 시에나의 명칭으로 되살아난 걸 보면은 그냥 쓸만한 이름을 찾다가 걸려들었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얘가 미국에서 판매될 날이 온다면, 그 이름값만큼은 잘 해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적어도 네온이 한동안 갖추지 못했던 "품질과 신뢰성", 이거 하나만 더 챙겨준다면 가능성은 있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