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dennis0203입니다.

"이 주의 자동차", 다시 시작해봐야죠?

 

오늘 다룰 차는 상당히 뼈아픈 교훈을 가져다 준 찹니다. 어떤 교훈인지는, 나중에 본론이 가 끝나갈쯤에 알려드릴게요! ;)

 

나무위키 문서 - 타타 인디카(의 로버 시티로버 문단)

 

 

로버 시티로버, MG로버 그룹이 없는 돈으로 어떻게든 신차와 돈줄을 확보하려고 했던 급박한 시도였습니다. 2000~2005년 사이의 MG로버 그룹은 다 낡아가는 차들과 BMW로부터 받아온 돈으로 어떻게든 살아남겠다고 각종 업체들과 제휴를 시도했는데, 그 중에서 인도의 타타 그룹과 손을 잡은 결실이 바로 시티로버였지요. 디자인 자체는 적어도 준수해보인다고 생각해요.

 

당시 MG로버 그룹에서는 RDX60이라는 준중형 신차를 개발하는 한편으로 기술과 개발비를 확보하기 위해 르노+마트라, 피아트, 프로톤, 타타, 심지어는 중화기차와 상해기차와의 제휴도 시도했는데, 당시 타타에서는 자사의 소형차인 "타타 인디카"를 수출하고 싶어했기 때문에 MG로버와의 제휴를 결정했습니다. 인도에서 만든 타타 인디카를 영국으로 가져와서 몇 가지 변경된 부속을 부착해서, MG로버의 명의로 차를 팔자는 게 그 골자였지요.

 

 

물론 유럽에서 충분히 검증되진 않았던 차인 만큼 현지화도 계획되어 있었고, 개발진들은 인디카를 분석해보고는 어떤 것들을 개선하고 손봐야 될지 경영진들에게 알려줬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당시 경영진들이 회사의 생사가 걸린 이 프로젝트에서 진지하지를 못했다는 겁니다. 개발진들은 "유럽 기준으로는 너무 싸구려인 실내"와 "끔찍한 변속감"같은 것들도 수정해야 한다고 했는데, 정작 승인된 수정안은 차량 세팅과 외관 디자인 정도뿐이었거든요.

 

게다가 당시 가격도 제조원가인 900~2000파운드인 차, 그것도 나온 지 5년이 된 차를 제대로 수정하지 않고 신형 소형차들을 넘보는 수준인 6500~8900파운드로 잡았고, 2003년에 출시되었을 때는 홍보도 제대로 안하고 시승도 잘 시켜주는 이상한 행보로 마무리지었습니다. 결국 시티로버는 활기찬 성능과 쓸 만한 패키징에도 불구하고, 개발진들이 지적한 단점들이 고스란히 지작받은 채 시장에서 묻혀버렸습니다. 특히 영국 탑기어에서 몰래 시승을 한 뒤에 방송에서 소감으로 직격탄을 날려버린 뒤에는, 모든 게 끝장났습니다.

 

로버 시티로버는 2005년에 단종될 때까지 총 8천여대 가량이 팔렸고, 그 중 5천대가 지금도 운행중이라고 합니다. 당시 판매되었던 로버 차들 중에서 가장 신뢰성이 높다는 평가도 절반 이상이 살아남은 데 한 몫을 했지요. 본래는 가격도 다시 깎았고, 2005년에 페이스리프트를 하려고 했지만, 페이스리프트 버전은 MG로버가 파산하는 바람에 1200대만 파산 직후에 팔렸다는군요.

 

 

시티로버의 실패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요? 제가 보기로는 "준비"의 중요성, 즉 주어진 기회를 위해 성의를 갖추고 공을 들여야한다는 게 시티로버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일겁니다. 타타 인디카/로버 시티로버 자체는 키 크고 사용하기 편한 실내, 그럭저럭 현대적인 디자인, 작고 가벼운 덩치라는 장점도 있었거든요. 하지만 시티로버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바닥 그 자체입니다. 탑기어 등이 허구한 날 까는 건 당연지사고, 제가 페이스북으로 연락하는 어느 영국인 자동차 애호가도 MG로버는 "2000년에 시작할 때부터 망할 운명치고는 잘 해온 업체"라고 말하면서도 시티로버는 그냥 잊어버리라고 했을 정도였거든요.

 

만약에 MG로버 그룹이 타타 그룹과의 제휴에 제대로 신경을 써서 실내 재질감과 변속기도 고쳐보라고 하고, 기술팀들도 인도의 타타 공장으로 파견하고, 시티로버를 효과적으로 살리기 위해 홍보에도 신경을 써서 시승도 제대로 시켰다고 상상을 해 봅시다. 물론 다른 데서도 귀한 돈을 낭비하던 MG로버 그룹이었디만, 그랬더라면 최소한 파산까지는 비껴갈 수 있지 않았을까요?

 

결과는 알 수 없겠지만, 적어도 우리가 조금은 추측해볼 수 있을 거에요. 그러면은 다음 주에 또다시 찾아뵙겠습니다 ^^

 

P.s. 참고자료 1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