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다임러크라이슬러 이야기를 좀 했었죠?  1998년 즈음에 벤츠랑 크라이슬러가 합병되었다가 2007년에 와해된 건이었지요.

그때는 알려진 데로라면 진짜 재앙 취급받아도 할말이 없는 그런 때였습니다. 다임러벤츠 임원들 다수는 크라이슬러를 이해하려 들지 않았고, 대중차 중심+고급차 중심 업체끼리 뭔가를 같이 쓰기에도 곤란했으니까요. 물론 차저/300C, 챌린저, 크로스파이어같이 눈길 끌던 차들은 인정해야겠지만 말입니다.

그 중에서 그나마 크라이슬러를 제대로 다뤄보려고 했던 인물이 디터 지체 다임러그룹 회장이라는데, 들어본 바로는 리 아이아코카를 직접 찾아가보는 건 물론 벤츠 플랫폼을 쓸 수 있게 해달라고 임원들을 설득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회장이 2006년에 아이아코카의 광고 스타일을 따라 해본 캠페인이 이거였습니다. "독일 최고+미국 최고"의 이점을 설명하는 내용의 광고에 지체 회장이 직접 등장했고, 사이트까지 만들어서 사람들이 거기로 들어가 회장에게 어떤 질문이든지 해볼 수 있게 했다는군요.

 

근데 이 캠페인의 문제는 회장의 독일 억양이 너무 세서 알아먹기 곤란했고, 그 "Dr. Z"가 진짜 디터 지체라는 걸 사람들이 알지 못했다는 점이었지만요;;

 

그래도, 리 아이아코카가 홍보하던 광고를 같이 보니까, 이 사람이 나름 아이아코카한테 들은 조언을 따라가려고 했던 모양입니다. 리 아이아코카가 등장한 광고들을 보면, 자기가 직접 등장해서 자기 회사 제품들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포맷이거든요. "더 나은 게 있으면 그걸 사세요"라는 아이아코카의 코멘트도 그때 등장한 거였고... 아이아코카가 1980년대 크라이슬러를 구해 낸 비결 중 하나가 마케팅을 활용한 "대중과의 소통"이었고, 그걸 다임러 회장이 응용해보려 한 겁니다.

 

 

이게 1980년대 리 아이아코카의 크라이슬러 라인업 광고 중 하납니다. 은근히 다임러크라이슬러 시절 디터 지체의 광고와 유사점을 발견해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