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BT+ 채널

1. 

이 토론장에서 애초에 왜 남성/ 여성이라는 굴레에 그렇게 집착하는지 모르겠군요. 위에는 "게이가 대부분 여성스럽다" "레즈는 대부분 남성스럽다" 라고 싸우고 계신데, 사실 "여성스러움" 그리고 "남성스러움" 이라는 기준점은 개인마다 다를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에 대해 이야기하는것은 뜬구름잡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밑에 어떤 분이 언급해주신것처럼, "남성성" 그리고 "여성성" 의 기준은 인류의 역사중 계속 바뀌어 왔고, 앞으로도 계속 바뀌어 갈겁니다. "신여성," 혹은 "알파걸" 이라는 단어가 이유없이 존재하는건 아니겠죠.

 

현대 사회에서 이 "남성적" 그리고 "여성적" 이미지는 매스 미디어에 의해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고 봅니다만... 그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면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 식의 중구난방한 쪽으로 말이 빠질것 같아 그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겠습니다. 

 

2. 

기본적으로 이성애자가 살아가면서 "성" 이라는 개념에 대한 생각을 1만큼 한다면, 동성애자나 트랜스젠더들은 10, 아니면 그 이상으로 하며 살아갈수밖에 없습니다. 사회가 마련한 틀에 맞지 않는 사람들은 그 "틀" 자체에 대해 항상 생각하면서 살수밖에 없지요. 이성애자들을 기준점으로 삼아 만들어진 사회를 살아가는 동성애자들은 자신이 친구라 생각했던 사람들이 아무생각 없이 던지는 혐오성 발언, 그리고 주변의 이상한 시선들을 받아내며 "성" 자체에 대한 생각을 할수밖에 없게 되죠.

 

그래서 자신의 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온 이성애자들, 동성애자들, 트랜스들이 따르기 시작한게 미국의 Gender-Nonconformity (성 역할 순종 거부) 운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의 여러 구성원들은 사회화되면서 남성은 ~해야 한다, 여성은 ~해야 한다라는 식의 메시지를 주입받게 되지만, 궁극적으로 그런 메시지에 순종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개인의 권리라는 것이죠. 애초에 남성적, 혹은 여성적 성 역할에 100% 순종하는 사람은 사회 구성원들 중에도 없을거구요. 남성은 울면 안된다느니, 여성은 애를 키우지 않으면 안된다느니 하는,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성적 역할로부터 자유를 찾으려는 운동입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이 주장은 그렇게 충격적인 주장도 아니라 생각하고, 그러기에 현재 미국 진보측에서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져, 요새는 꽤 자주 보이는 운동입니다.

 

3.

동성애자에 대한 이런저런 혐오글을 남기기 전에, 그들을 혐오함으로서 자신이 얻는것, 그리고 그들이 잃는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시는게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동성애자 혐오글을 씀으로서 동성애자들에게 궁극적으로 전해지는 메시지는 "너는 우리 사회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니 제발 꺼져라" 정도입니다. 바꾸고 싶더라도 바꿀수 없는 성적 취향때문에, 사회적으로 소외당하는 것이죠. 왕따행위와 다를바 없는, 사회적 약자를 괴롭히는 그 행위의 가해자가 되고 싶으시다면 더 할말은 없겠습니다만... 성적 취향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로 한명의 사람을 인간 이하로 취급하는 행위를 개인적으로 이해하기는 힘들군요.

 

지금 미국 사회는 이미 게이라는 개념을 반쯤 받아들인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동성결혼이 몇개 주에서 합법화되었고, 아마 남부 (소위 말하는 바이블 벨트 지역) 그리고 중앙 지역에서도 그런 법안들이 통과되는데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결국은 그 주들에서도 동성결혼이 합법화 될 것입니다. 그렇다 해서 동성애자들이 사회적 약자 처지에서 벗어나는건 아니지만, 자신들의 여러 권리 중 하나를 찾은 것이죠.

 

 

미국은 이미 그 역사 속에 수많은 사회적 약자들의 주장을 들어왔고, 비록 그에 대한 반응이 부족했더라도, 그런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성장해온 국가입니다. (흑인들, 그리고 여성인권운동, 그 전에는 이탈리아/ 아일랜드계 이민자들 등등이 있겠지요). 요즘 미국의 진보 논객들은 동성애 이슈에 있어서, 하나의 사회로서 모두 동성애에 대한 tolerance (용인)에서 acceptance (받아들임)의 자세로 나아가야 한다 주장하고 있지만, 한국 사회는 동성애자들에 대한 혐오 -> 용인 단계로 나아가고 있는것 같네요. 게시판을 훑어보다 이런저런 댓글들을 보고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 글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