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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젠더의 본질

나는 무언가에 대해 생각할 때 본질적이고 원론적인 것을 추구한다.

사회적인 성별로서의 젠더 역시, 생물학적 성별이 뿌리가 되었으리라.


2. 원시 시대와 현대의 사회적 성별

원시 시대. 그러니까 '남자와 여자'이기 이전에, '수컷과 암컷'이었던 시절. 생물학적 성별에 따라 특징이 달랐고, 그러한 특징에 따른 역할은 매우 엄격하게 나뉘어져 있었다.

당연히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수컷은 목숨을 걸고 외부의 위협에 맞서 싸우는 사냥과 전투를 해야 했다.

암컷은 아이를 낳아 기르는 가정과 양육의 역할을 맡아야 했다.

원시 시대의 젠더는 이랬다.

그러한 패러다임은 연장되어, 남성은 힘을 쓰는 일을 하고, 여성은 집을 보는 역할이 고착화되었다.

그 이후, 산업이 발전되면서, 더 이상 힘을 쓰는 일이 경제 활동의 주류가 아니게 되었고, 따라서 현대의 대다수의 일에 '물리적인 힘'이 필요하지 않게 되면서 성 역할의 고정 관념이 깨지게 되었다.

따라서 사회학적인 성별 구분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3. 젠더를 보는 시각- 사회학적 성별 고정관념.

내가 아는 분과 이야기를 해 보니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

"당신이 어떠한 성이라는 이유로 사회가 당신에게 고정관념을 통해 부여하는 정신적인 성을 젠더라고 해요.

그것에 대해 반감을 가지는 사람들이 보통 젠더는 스펙트럼이다 이러기도 하고 젠더는 9가지 있다 77가지 있다 476가지 있다 별 헛소리를 다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 안해요. 젠더는 원래 없는 개념이어야 해요."

사실 이것도 '어느 정도'는 납득되는 이야기이다.


애당초 사회학적 성별은 생물학적 성별에 의거한 고정 관념일 뿐이다.

남자는 멋있고 힘이 세고 당당하고 씩씩해야 한다더니, 여자는 예쁘고 귀엽고 온순해야 한다더니. 이런 고정 관념은 벗겨지고 있으나, 치마를 입는 대상이 사회학적으로 여성에게 한정된 것(특혜라는 말도 있고 코르셋이라는 말도 있으나, 최대한 중립적으로 표현해 보겠다.)이니, 당장 누군가가 남성으로서 치마를 입고 나온다면 주위에서 눈총을 맞을 것이 뻔하다.

이러한 구분 자체를 아예 없애자는 것이 젠더 부정론이다.

말 그대로 남성과 여성으로서의 '근본적인 차이'만 남겨두고 그 위에 있는 것들을 모조리 밀어버리고, 개인의 개성으로 남겨두자는 것이다.

즉, 멋있는 남자, 우락부락한 남자, 듬직한 남자같은 '남성성 형용사'도

귀여운 여자, 가정적인 여자같은 '여성성 형용사'도

개인을 수식하는 형용사에 성별이라는 요소를. 더 나아가 남성성과 여성성 자체를 없애버리고 개인의 성향에 맡기자는 것이다.

귀여운 남자도 될 수 있고, 멋있는 여자도 될 수 있듯이.


4. 두 개의 젠더:사회적 성별 이외의 정신적인 성별로서의 젠더. 젠더 디스포리아와 트랜스젠더


몇 달 전 '젠더 디스포리아'라고, 자신의 육체적 성별과 정신적 성별의 극심한 갈등으로 일상에 문제가 생기는 증상에 대해 알게 되었다.

동시에 트랜스젠더들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는데, 디스포리아를 해소시킬 수 있는 방법이 육체적 성별을 정신적 성별에 맞게 되돌리는 방법밖에 없다고 하더라.

본인들도 정신적인 성별을 육체에 맞게 되돌릴 수 있었다면 수술비를 그렇게 쓸 필요가 없었다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이야기를 듣고 나니, 이곳에서 설명하는 젠더는 앞서 설명했던 사회적 성별과는 굉장히 달랐다. 개인의 내부적인 정신적 성별로서의 젠더를 설명하는 것 같다.


정리하자면 내가 알아낸 성별은 세 가지이다.

- 성염색체로서 결정되는 생물학적 성별

- 개인의 내부에서 평가하거나 타고난 정신적 성별(성 정체성)

- 외부에서 평가받는 사회적 성별


5. 두 젠더를 구별하여야 하는 이유

최근에 젠더 디스포리아 관련된 래디컬 페미니즘 영상을 보았는데,

젠더 디스포리아를 부정하며 젠더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하더라.

이는 젠더 디스포리아를 사회적 성별로 오해하였을 때 생기는 경우이다.

그들은 3번 문단에서의 '시스젠더 남성으로부터 비롯되었던 남성성과 여성성. 즉, 사회적 젠더를 없애자.'라고 주장하는데,

'멋있는 남자', '우락부락한 남자', '듬직한 남자'라는 소위 남성성을 나타내는 말에서

'멋있는', '우락부락한', '듬직한'이 싫은 것이 아니라, 뒤에 있는 핵심이자 본질인 자신의 생물학적 성별이 '남자'라는 것에 위화감을 느끼는 것이다.

자신의 정신적 성별은 여자인데 몸이 남자라서 고통스러운 것을 해소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그것이 젠더 디스포리아다.


6. 트랜스젠더들에게 있어서 사회적 젠더

아마 사회적 젠더를 없애고자 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반론할 것이다.

"그렇다면 왜 트랜스여성들은 사회에서 규정하는 '여성성'을 띄어, 사회적 젠더 없애기를 방해하는가?"(트랜스남성에게는 남성성으로 대체 가능하다.)

어찌 되었든, 좋든 싫든 사회적인 젠더는 존재한다.

내가 앞서 설명했던 사회적인 성별을 구분짓는 형용사를 모두 제거하고 보더라도.

즉, 남성과 여성을 구별하는 생물학적인 성별에 기반한 체형, 호르몬에 의한 머리카락의 길이 등, 생물학적 성별과 거리가 아주 '밀접한'. 그러니까 사회적으로 남성으로 인식되느냐, 여성으로 인식되느냐 하는 근본적인 차이로서의 젠더는 존재할 수 밖에 없다.


그들은 본인의 정신적 성별로서 인식되고 인정받기 위해 남성으로서 인식되는 점, 여성으로서 인식되는 점을 찾아 '패싱'을 하는 것이다.


마치며

원래 7번 문단에 7번 성 정체성(정신적 젠더)을 바꿀 수가 있는 건가?를 작성하려고 했으나, 아직 의학적으로도 연구가 덜 되어 내가 섣불리 이야기할 수도 없고,

스스로가 만든 정체성의 틀에 스스로를 가두어 버린건지,

아니면 태어나서부터 정해져 있는 것을 찾은 건지 견해도 하도 여러 가지라 뭐라 말할 수가 없는 논쟁거리라 말을 삼가는 것이 옳다고 판단한다.


만약 견해가 다르다고 생각되면 자유롭게 댓글로 적어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