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에 방구석 1열 보니까

그 Singing in the rain으로 유명한 그 뮤지컬 영화 나오고

라라랜드도 같이 보여주더라 

그거 보면서 20세기 중반에 그런 현대적이고 아름다운 영화를 만든거 보고 한번 더 소름돋았고

라라랜드를 어쩌다보니 한번도 보지 않게 된 상태에서 

라라랜드가 예전 미국 뮤지컬 영화들을 한번 쓱 훑고 가는 장면이 있다고 하는거 보면서

정말 미국이라는 나라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음 갑자기 여기서 미국 패권이야기가 나오는게 좀 이상하기는 한데

나는 중국이 초강대국이 될 가능성이 현재 가시적인 현상들을 고려하면 그럴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지만

경제나, 군사면에서 초강대국이 되더라도

문화면에서 이딴 사회주의 방식으로 밀고 나간다면 세계 질서를 주도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정치외교학과 다니는 정치충이라 영화소개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는 자신을 돌아보며 일상생활이 문제가 생긴 것 같아서 참 걱정이 들기도 한다만 여튼...


문화의 위력에 관해 보통 다들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는데

많이 부족하지만 문명5의 문화승리라는 걸로 압축해서 설명할 수 있지 않나 싶다.


문명5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작가와 예술가, 음악가 등을 갈면서 문화 스탯을 현대시대까지 열심히 쌓다보면

현대시대쯤부터 해외에서 관광이 오고, 플레이어 문명의 체제등이 다른 나라에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심하면 타국에서 반란이 일어나고, 그 반란을 통해 영토가 우리나라나 다른 나라에 자발적으로 편입되거나

한 국가의 체제가 변하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세계 질서를 주도하게 된다라고 볼 수 있겠지.

냉전의 붕괴이후 자유민주주의체제가 구 공산권에 퍼진것을 저렇게 표현한게 아닌가 싶다. 


현실과 게임의 결정적 차이점이라면, 

게임에서는 나치독일식 전체주의나 소련식 사회주의로도 문화승리를 할 수 있다는 점이지만

현실에서는 미국/서구식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아니라면

게임에서와 같은 막대한 문화적 영향력을 갖기가 매우 힘들다는 점이겠지.


일단 돌아보자. 대중문화로 돈 버는 나라가 얼마나 있는지.

미국은 문명에서 플레이어가 실현시키는 강력한 영향력을 현실에서 보여주는 국가고,

영국도 미국이 강해서 그렇지 문화적 영향력은 엄청나고,

일본은 분야가 일반 대중까지 포섭할 정도로 넓지는 않지만 많이 팔고 있고

우리나라는 아시아권에서는 꽤 절대적이지. 요즘은 서구권에서도 조금씩 팔아먹는 모양새고.


이런 국가들의 영향권에 있는 나라들(한류를 선망하는 아시아권 국가, 미국 영화를 보는 전세계 사람들)보면 다 그 나라를 선망하게 될 수 밖에 없다.

문화의 우월성을 논하고 싶지는 않아. 다만 문화의 상품성/보편성을 통해 더 잘 먹히는 걸 만들어낼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이건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자유민주주의체제가 아니면 절대로 구현할 수 없다. 

그 표현의 자유가 귀중한 것이기는 하지만, 일단 그 자유 자체가 대단한 것이 아니라

일단 똥이든 뭐든 만들 자유가 있다면 언젠가 하나쯤은 툭 튀어나오는 거 아니겠는가 싶다.


(중국의 현대 대중문화를 잘 몰라서 함부로 말하기는 힘들지만)

중국 문화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 마냥 무조건 막장은 아니긴 하지.

SF나 일반 순문에서는 나름 유명한 작가들도 꽤 있는 걸로 알고

영화의 기술적 수준도 굉장히 발전한 것 같더라.


그런데 그게 미국의 문화적 영향력을 따라잡을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인가하면

그건 아니라는거지. 현대 문화만 따진다면 한국의 문화적 영향력도 제대로 못 따라 잡는거 같은데.


아 대중문화의 본질, 정확히는 그것의 정치적 본질에 대한 나의 생각을 얘기할 필요가 있겠는데

그게 어떤 장르가 되었건 간에 말이지

대중문화는 '어제가 어떠했고, 오늘이 이러하며, 내일이 어떠할 것이다'를 전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장치가 아닌가 싶어.


중국이 보여주는 문화에서는 근데 그게 없을거 같아. 

미국 영화를 보면 정치문제를 중점적으로 담는 영화를 제외하고,

좀 수준 있는 영화를 보면 사회를 은은하게 은유하면서 인생을 논하고

그 은유속에서 미국사회의 폐부를 정확하게 찌르는 힘이 있기도 하고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영화들을 보면 주인공들이 다들 자신의 꿈이나 목표를 이루곤 하잖아.

(아래부분은 약한 스포가 될수도)

라라랜드는 그게 좀 애매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그리고 배경이나 스토리 전개가 현실을 기반으로 하는 일반영화를 기준으로 보았을때

그 영화에서 논하는 과정이 영화적 장치때문에 과장되었을 수는 있어도 

대체로 미국은 그 해피엔딩이 현실에서 재현되는게 불가능한 나라는 아니고.

한국이나 일본, 영국같은 나라도 각국 국민들의 의견은 어떨지 몰라도 그게 가능한 축에 속하는 나라이기도 하고.

이런게 다 쌓인 상태에서

어벤져스 같은 영화를 사람들이 보았을때

라라랜드라는 영화가 어벤져스와는 아무 연관이 없지만

미국이 주도하는 질서의 미래가 어둡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현실적으로 느껴지지.

그게 어벤져스의 캡틴 아메리카마냥 다분히 프로파간다적 성격을 지닌 영화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다른 영화에서 미국의 체제나 현실을 충분히 표현해주니까. 그것이 어둡건 밝건 간에 가리지 않고 모두 표현하지.


그런데 중국은 밝은 것만 표현하잖아. 진짜로 밝지 않은 부분은 보여줄 생각도 안하고.

이런 상황에서 군사/경제적 초강대국이 된다한들

다른 나라들이 그걸 쉽게 받아들일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오히려 중국이 스스로 무너지는게 더 빠르겠지.


다만 미국의 질서가 무조건적으로 선하다고 생각치는 않아.

남미같은 경우 CIA가 멍청한 짓 많이 해서 긁어 부스럼을 많이도 만들었고

중동도 그런 측면이 있지. 

우리나라는 대체로 좋은 영향을 받은 편이지만, 

제아무리 예비비 명목으로 남긴다지만 방위비가 남는 현실에서

방위비 또 올려달라고 말하는거 보면 없던 불만도 생기더라. 이건 트럼프가 이상한게 맞겠지만서도..


잡이야기가 길었는데 요약하자면

중국은 초강대국이 되더라도, 자체적 문화 한계 때문에

세계질서를 주도할 유일한 초강대국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해. 

아마 다극적 체제가 될 가능성이 높겠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