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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자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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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진화체놈들을 잡느라 지친 육신에 주는, 한때의 짧은 유희.

-가급적이면 역, 열차 내부와 같은 안전한 곳에서의 이용을 권장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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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ㄹㅇㄹㄴ

새벽반인데 이렇게 아직까지 깨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신기하네, 식당도 여전히 붐비고...어느 정도는 한산할 거라 생각했는데


2: 겟탄

뭐 다들 새벽이야 익숙하고, 원래라면 레이드 뛰거나 복귀할 시간에 이렇게 여유롭게 있는 거 흔치 않은 기회잖아?


3: 도비는자유의몸이아니야

맞아, 즐기시게 냅둬들. 곧 있으면 협회가 또 생산량 통제 들어가서 일개 방붕이들은 또 대용곡물 신세나 져야 한다고


4: 도비는자유의몸이아니야

>>2 그리고 특히 저런 새끼들은 여기 남아 있을 가능성이 0에 수렴하는 새끼들이라 가능한 만큼 더 우겨넣을 거고


5: 도비는자유의몸이아니야

그러니까 실컷 먹어두셔, 나는 앞으로 이럴 날 많으니까 여유롭게, 승자의 축배와 함께 즐길거임ㅋ


6: ㄹㅇㄹㄴ

>>5 그 말이 네 입에서 나온다는건...너 틸레 제자로 들어갔냐?


7: 마트로 더 니플디스펜서

틸레? 네가 말했던 그 장인 친구? 아...그러고 보니 처음엔 그것도 목적이었지


8: 마트로 더 니플디스펜서

야 도비야, 나 여기서 한두주 동안 재활 좀 한 다음에 복귀하려고 하는데 그동안 내 건틀렛 수리 가능하냐?


9: 도비는자유의몸이아니야

뭐 금속이나 섬유같은 거라면 고치고 붙이고 덧대는 건 가능하다만...회로같은 섬세한 영역으로 넘어가면 아직은 내가 거길 안 배워서


10: 마트로 더 니플디스펜서

걱정마ㅎ 난 그런 류의 병기 고장날까 무서워서 못 다뤄, 전부 인공근육이랑 금속 같은 걸로만 이루어진 물건이여


11: 마트로 더 니플디스펜서

그리고 사실...뭔가 병기 성능에 요즘 의지하게 된 것 같아서 이번 재활 치료 땐 그거에 의지하지 않고 훈련하는 게 목적이여


12: 마트로 더 니플디스펜서

육체파 방랑자도 S급 찍을 수 있단 걸 증명하려던 초심을 떠올리며...근데 일단 수련은 내일부터ㅎ


13: ㄹㅇㄹㄴ

그럼 오늘은 치팅데이?


14: 마트로 더 니플디스펜서

ㅇㅇ, 친구랑 한 2시간 동안 치고박으면서 스트레스 풀어 줬으니까 이제 본격적으로 주린 배 채우는 중


15: 마트로 더 니플디스펜서

근데 가게마다 줄이 다 너무 길어서 공용식당 왔는데...여기도 굉장한 것 같더라, 내공이 장난이 아니야


16: 통신보안자모씀다

오, 저희 방에선 골목보다 거기가 거리 면에선 더 가까운데, 어느 정돔까?


17: 마트로 더 니플디스펜서

이미지 이미지 양념에 푹 조려진 지방 낀 덩어리 고기, 고슬한 쌀밥...개쩌는 김치찌개


18: 통신보안자모씀다

으...으아아...원래는 선배님 곧 깨실 것 같아서 사다 드리려고 했는데...안 됨다...저까지 손대면 살이 쪄버릴 검다...


19: 마트로 더 니플디스펜서

쌩으로 굶고 운동하는 것보다 먹고 운동하는 게 훨씬 나아


20: 마트로 더 니플디스펜서

그리고 이런 말 하면 뭐하긴 한데...너 언뜻 보기만 해도 엄청 말랐어 임마, 내가 보기엔 통신팀은 싹 다 운동 전에 좀 찌워야 할 판이야


21: 통신보안자모씀다

아...하하...저희는 입에 뭘 채워넣을 시간조차 드문지라...


22: 니벨룽산 청정우

정 신경쓰인다면 네 파트너랑 식사하고 잔뜩 해소하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 아...너희는 아직 거기까지는 아닌가?


23: 통신보안자모씀다

주역님...아 그...아까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그...옛날에 연극 한번 본적 있슴다, 엄청 잘 봤슴다


24: 니벨룽산 청정우

어머 그래? 기쁘네, 소녀팬들의 응원은 언제 들어도 기분이 좋아...음...들어와도 상관은 없는 거 알지? 극단은 언제든 환영이야


25: 통신보안자모씀다

아...으...그건 아님다, 모처럼 제안했을 텐데 죄송함다


26: 니벨룽산 청정우

응? 아냐, 상관없어...대신 이유는 듣고 싶지, 괜찮다면 말해줄래? 꽤 재미있는 답변이 나올 것 같아서


27: 통신보안자모씀다

...예술적이고 화려한 것도 좋지만...좀더 복실복실하고 따뜻한 걸 선배님은 좋아하심다


28: 통신보안자모씀다

그러니까 나중에 그렇게 되고...해킹 기술도 협회에서 빠질 수 없는 축이 되면...그땐 기꺼이 들어가겠슴다


29: 7번출구전화박스밑500원도둑

그으으아아아아아악?!


30: 통신보안자모씀다

아이에엑?! 아 선배임?! 일...일어나셨슴까? 혹시 방금 제가 말로 채팅한 것 때문에...


31: 7번출구전화박스밑500원도둑

너 말했었어...? 아니 그게 아니고...씁, 좀 그지같은 악몽 꾼 것 뿐이야...켈록...거기 컵에 따라놨던 물 좀 줄래?


32: 통신보안자모씀다

아 여기씀다, 근데 무슨 악몽 꾸셨슴까? 식은땀이...와 수건 가져와야겠슴다


33: 7번출구전화박스밑500원도둑

나랑 완전히 똑같이 생긴 사람이 죽일 듯이 쫒아와서 구석에 몰렸더니 서슬퍼런 칼 들고...너 지금 꿈에서 안 깨면 진짜 죽는다고...


34: 7번출구전화박스밑500원도둑

...어우, 몇일 만의 잠이고 이불에서 자는 건 몇 달 만인데 꿈자리 좋으면 어디 덧나나...아 맞아, 너 밥 먹었니?


35: 통신보안자모씀다

식당에서...가만 사진이...이런 메뉴 나온다는데 같이 가심까?


36: 7번출구전화박스밑500원도둑

아...뭔가 배는 고픈데 현타도 오네...진지하게 생각해 봐도 그냥 여기서 그냥 말뚝 박고 살다 강철선로 포격 맞아 뒤지는 게 이득일 것 같아...


37: 통신보안자모씀다

아, 저도 괜찮다고 생각함다...선배님 요즘 몸 많이 안 좋아지셨으니까...게다가 여기서 최신 인터넷만 설치해 줘도 꽤 많이 벌수 있을...


38: 7번출구전화박스밑500원도둑

내가 살고 싶다고 푸념한 건데 왜 니가 당연한다는 듯이 끼어드니? 됐다, 넌 장래도 창창한디 은퇴각 잡는 선배 따라가서 뭘 하겠니


39: 7번출구전화박스밑500원도둑

너는 좀 더 승진해서 실력에 따라 대접해주는 곳 가는 게 훨씬 낫다 내가 보기엔, 넌 여기서 꿇고 있기엔 너무 아까워


40: 통신보안자모씀다

...죄송함다, 아직은 선배한테 배울 게 남은지라...그 왜, 선배가 말했잖슴까, 실력만큼 눈치 좀 배우라고


41: 7번출구전화박스밑500원도둑

그거 배우려고? 시발 너가 이번 생에 그걸 익히는 모습이 상상이 안 가는데...


42: 루루디스텔라토

ㅎㅎ...있잖아 겨드랑이 그거 알아?...동부에 비하면 살짝 낡은 pc방이긴 하지만 여기 오길 정말 잘했어


43: 루루디스텔라토

소꿉친구와 간만에 만나 재회하고 이어진 것도 그렇고...괴짜 아가씨가 드디어 한발 다가가게 된 것도 그렇고! 어쩜 좋아! 응?


44: 왼쪽겨드랑이

...헤드셋 끼고 레이드 돌고 있는 중간중간에 게시판 보기까지 하는 너가 진짜 존나 광기라는 생각밖에 안 들어


45: 루루디스텔라토

무례하네, 순애야...곧 즉사패턴 온다? 받아칠 수 있어?


46: 왼쪽겨드랑이

이번에 몇 개 부숴야 했지? 이쪽 세개, 다섯, 하나, 일곱...파훼했나? 


47: 루루디스텔라토

나이스! 이 페이즈까지 이렇게 빨리 깬 적이 없었는데! 자 빨리 칭찬해 줘! 내가 이 버프스킬 작해주느라 바른 돈을 생각해서!


48: 왼쪽겨드랑이

아이고 잘했다 우리 모지리


49: 루루디스텔라토

더 디테일하게! 모자라다는 단어 빼고! 내 복장도 칭찬해 줘!


50: 왼쪽겨드랑이

그래 우리 모지리 예쁘다 아바타가 날개야 아주 그냥


51: 루루디스텔라토

그게 아니고 이 빡통아! 날씨 추워도 파카 안에 수영복 차려입고 와준 여친한테 할 말 없어?!


52: 왼쪽겨드랑이

내가 너 감기 또 걸린다고 안 입고 와도 된다고 했는데 기어코 입고 온 너한테 뭘 말해야 하니


53: 루루디스텔라토

꼴린다고 말해! 어서!!!


54: 왼쪽겨드랑이

아 늬예늬예 그러시겠죠...저거 카운터쳐야 한다? 나이스 내가 쳤고, 경직 5초 들어갔으니까 적한테 디버프 빠방하게 넣어? 딜타임!


55: 왼쪽겨드랑이

근데 그렇게 방송할 듯이 차려입고는 오히려 1층에 저런 경연장에 너가 가서 방송 안 킨게 이상하긴 하더라, 왜 안 켰냐?

56: 루루디스텔라토

생각 안 한건 아니었어, 라이브 키고 하면 레전드 방송 하나 나오겠구나...하는 것도 있었지


57: 루루디스텔라토

근데 뭐 이것도 나쁘지 않잖아? 너도 내가 추운데 돌아다니는 것보다야...이렇게 네 옆에서 체온 나누면서 있는 게 나을 테고, 그치?


58: 왼쪽겨드랑이

pc방 문도 잠가버리고 싶은 건데 참는 거야 지금


59: 루루디스텔라토

어 왜...? 혹시 지금 땡기는 걸까...?


60: 왼쪽겨드랑이

그 상태로 밖에 쳐돌아다니다간 진짜 독감행 편도티켓 끊을 게 확정이니까


61: 왼쪽겨드랑이

몸 좀 사려가면서 해, 어째 뭐 하나 꽂히는 게 있으면 노빠꾸로 지르는 건 아오류레코드 전통이냐?


62: 왼쪽겨드랑이

사랑 응원하는 거, 옷 만든 거 전달해주는 거 방송 뭐 다 좋지만 당사자가 건강하고 행복해야지, 안 그래?


63: 루루디스텔라토

...아...응...으...그...살짝 몸이 따뜻해진 것 같아, 고마워


64: 왼쪽겨드랑이

곧 막페인데 너 뭐 뻘소리하다가 전멸패턴 띄우면 나 니 템까지 먹고 그대로 잠수탈 거다


65: 루루디스텔라토

아 기래요, 이쪽은 너가 띄우면 음...먹을 거야! 음, 먹을 거야


66: 겟탄

다들 한창 식사 중이신가 보네, 이쪽은 식사 끝...아, 역시 단 건 짠 거에 비하면 좀 빨리 물린단 말이지...디저트 먹을래? 이건 입도 안 댔는데


67: 근성의 권

당분간 디저트는 쳐다도 안 보기로 한 지라, 그때 가방에 들어 있었던 그 옛날 봉지빵도 다 내다 팔았어


68: 겟탄

그게 아직 보존되어 있었다고?


69: 근성의 권

네 머리 배게삼아 잠든 그 친구가 내 소지품 자체는 잘 맡아두고 있었거든


70: 근성의 권

뭐 그걸 꺼내서 입은 건...정확히는 내가 아니지만, 누군가가 입혀 준 거겠지...누군진 몰라도 신세 좀 졌어


71: ㄹㅇㄹㄴ

깨어났을 때 너가 옷을 입고 있었다고? 그럼 누가 입혀준 게 진짜 맞는데 누구냐? 


72: 늑대-01225

...우리 용병대는 아니야, 애초에 그때 우리 목표는 오르톨랑 진정 및 정상화였지 구출은 너희 일이었으니까


73: 늑대-01225

그리고...내 것도 아닌 남의 물건 굳이 꾸역꾸역 눈에 담아가며 입힐 만큼의 성질머리가 나한텐 없는지라


74: ㄹㅇㄹㄴ

와규규동, 너니?


75: 비프스텍끼

엙...아 미안 씹던 거 삼키느라, 난 그때 장비 드느라 바빴었어서, 어디 보자...로물루스의 유탄총이랑...위장용으로 떼어놓은 외골격...


76: 비프스텍끼

아, 거미가 준 진정제랑...맞네, 거미가 입혔네...그 오르톨랑 그 친구 제압할 때까진 알몸이었으니까 그 이후에 입힌 거네


77: 근성의 권

...명백히 내 잘못으로 일어난 일이니까 할 말은 없는데 얘들아...


78: 근성의 권

왜 남의 좆 덜렁거리는 거 가져다가 추리물 한 편 찍고 있는지 말해줄 수 있을까


79: 루루디스텔라토

그럼 우리 거미쨩이 보기도 싫었던 남의 꽈추를 봤다는 거야...? 안 되겠다 이건! 징역 10년형! 간수는 재버워크로!


80: 겟탄

>>79 이의 있소! 저 새끼 그때 안 그래도 작은 거 재버워크의 케익이랑 타액으로 범벅이었던 상태라 육안으론 관측이 어려웠습니다!


91: 근성의 권

바로 당사자 앞에서 그딴 씹소리 하지 마아아아아! 나 아직 건틀렛 기능하는 거 알지? 진짜 아구창 갈긴다 너?!


92: 거미-010228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3: 루루디스텔라토

봐요! 거미쨩이 얼마나 슬프면 지금 웃고 있겠어요?! 실성한 겁니다 지금!


93: 거미-0102287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덕분에 한참 웃었음, 다행임...


94: 거미-0102287

그리고 애초에 옷 입힌거 나 아님, 호 선생임


95: 거미-0102287

강철선로 육상함이랑 장판파 찍다가 이쪽으로 왔을 때 피신해 있던 사람들 구했는데, 그 중 한명이었다고 들었음


96: 거미-0102287

그러니까 나 말고 호 선생한테 사과하셈


97: 겟탄

그래도 점마 탓인건 변함없잖어


98: 마법등산러 셰르파쨩

오오...어마어마한 무력을 품은 사내한테 무려 기저귀 갈아입혀진 사나이...근성의 권...


99: 근성의 권

>>71 저기...나 이걸로 몆주 돌려질 것 같냐?


100: ㄹㅇㄹㄴ

일단 즐기면 된다고 생각해


101: 겟탄

자 고로시 축제다! 근성 축제다!


102: ㄹㅇㄹㄴ

>>96 그나저나 너 아까 분신 이용해서 싸돌아다니면서 로물루스한테 옷 주던 건 봤단 말이지


103: 거미-0102287

그걸 봤었...아 맞음, 루루한테 총 세 벌 받았음...하나는 로물루스, 하나는...내 것, 하나는...


104: 거미-0102287

음...안타깝게도 까먹었음, 틸레는 작업에 방해된다고 애초에 거절했었고...


105: 루루디스텔라토

거미야...언니가 네 옷도 되게 많이 신경써 줬다, 알지?  


106: 거미-0102287

잘 암, 보는 순간 느껴졌음 이거 엄청 공 많이 들어갔다...라는 걸


107: 거미-0102287

님들도 그럼, 나 혼자서 테라피스트를 상대했다간 분명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터져 죽었을 거임, 모두가 있었기 때문임...


108: 거미-0102287

그래서...고마워요, 이 말은 해주고 싶었어요


109: 겟탄

>>108 ...근데 그 년은 굳이 너가 아니더라도 이 중에 누구라도 혼자 갔으면 똑같이 햄버거 패티 엔딩이지 않았을까...


110: 구겨진멈멈미

분하지만 맞아, 그게 격차란 거겠지...현실에 존재하는 존재이니, 언젠간 넘어설 수 있는 벽이라는 뜻이기도 하고


111: 구겨진멈멈미

아무래도 난 이대로 쉴 때가 아닌 것 같다, 비록 자기 스스로를 그렇게 꿰뚫었다지만 그 자체가 기만 전술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지우기 힘들어


112: 구겨진멈멈미

그리고 그게 아니더라도...그게 회복 중이건 떠났건 그것의 실마리가 될 수 있는 것을 찾아 협회에 보고해야 해


113: 구겨진멈멈미

식사 맛있게 해라 맷, 이제 아마 당분간은 못 보겠군...다음에 볼 때도 사지 멀쩡하길 진심으로 바라지


114: 마트로 더 니플디스펜서

말했던 거기 갈 셈? 아 너도 고생하고 칼 좀 갈아라 너, 싸울 때 보니까 좀 무뎌졌더라


115: 구겨진멈멈미

하, 그걸 위해 가는 것도 있다


116: ㄹㅇㄹㄴ

잘 가쇼 칼잡이 양반


117: 구겨진멈멈미

그래...근데 정말 너 S급 신청 안 해도 괜찮나? 내가 안 해도 이미 협회에선 널 그렇게 임의로 분류해놨을 것 같은데


118: 구겨진멈멈미

그렇게 되면 최악의 경우엔 대우는 일반 방랑자처럼 받으며 굴려지는 건 S급 수준으로 굴려질 수도 있다, 잘 생각해 봐


119: ㄹㅇㄹㄴ

...애초에 다 내 공적이 아닌데 말이지


120: ㄹㅇㄹㄴ

동부에서의 일도 엑스트라가 한 거지 내가 한 게 아니고, 이번 일도 거미랑...이 새끼들이 전부 살아준 게 가장 크고, 진짜로


121: ㄹㅇㄹㄴ

그니까 나같은 거한테 집중할 시간에 이 새끼들을 챙겨주는 게 낫다고 보는데 어떠냐?


122: 겟탄

어이 공대장, 됐고 잔 들어


123: ㄹㅇㄹㄴ

뭔 공대여 tlqkf 후반에 가서는 지시도 다 거미가 내렸구만...갸아아악!


124: 마트로 더 니플디스펜서

야야 몸 휘두르지 마 척추 아파! 자 그럼 다들 잔 높이 쳐 들어! 댕댕이 너도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해 주고! 다들 적셔!


125: 루루디스텔라토

적셔!


126: 7번출구전화박스밑500원도둑

적셔 시발! 캬 시발 휴가 나와서 첫 끼 시발 술잔이 마를 때가 없네!


127: 비프스텍끼

예이 적셔! ...자 대충 청소랑 환기도 끝났고, 영화 볼래?


128: 늑대-01225

아니면...아직 서로 냄새 남아있으니까...샤워는 어때? 여기 물 깨끗한데


129: 비프스텍끼

...그러지 뭐


130: ㄹㅇㄹㄴ

...아 이 새끼들 또 간만에 엑스트라 보고 싶게 하네


131: ㄹㅇㄹㄴ

적셔 tlqkf!


132: 진짜미리내

ㅎㅎㅎ 어유 우리 제자 외로워서 어쩌냨ㅋㅋㅋㅋㅋㅋ 


133: ㄹㅇㄹㄴ

>>132 아 쫌 닥쳐요 제발


134: 도비는자유의몸이아니야

그러고 보니까 그 선글라스 양반은 어디 갔다냐? 그 양반이 사실 여기 실세니까 여기 끼면 좋지 않을까?


135: 거미-0102287

아...ㅋㅋㅋ 그분 말이죠


136: 거미-0102287

핸드폰 없어요, 정확히는 쓰실 줄 몰라요


137: 거미-0102287

전화나 이런 건 하실 줄 아는데 게시판은...꽤 곤란해하시더라고요


138: 겟탄

와우, 꽤 싸발적이고


139: 거미-0102287

때마침 잘 됐네요...연회도 어느 정도 순조로이 흐름을 타고 있고, 루루 씨의 도움도 각자 잘 전달해 줬고 하니


140: 거미-0102287

저도 본격적으로 즐기러 가 볼까요...? 


141: ㄹㅇㄹㄴ

아 맞아 거미, 너 아까 전에 호선생이 찾더라고. 어디 갔는지 안 보인다고


142: 거미-0102287

알려줘서 진심으로 고마워요 별의 학자님...자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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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종료하시고, 충전하시고, 성과가 있는 여정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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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간만입니다.


세상은 바뀌는 건 없이 계속해서 변화하며 바뀌고 있으나, 당신을 보면 또 그렇지도 않군요.

그러나 몇 번 찾아뵐 때마다 가지가 계속해서 자라고 또 시드는 것은.

당신의 생각을 나무가 품고 있기 때문일까요.


...한 소년을 만났습니다, 이름없는 별의 방랑자.

그는 자신이 완성해낸 선대들의 업적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겠다 선언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혼자만의 길이 아닌, 수많은 이들과 섞이고 어울리며 계속해서 나아가니, 그 길의 끝은 찬란할 것입니다.


한 소녀를 만났습니다, 이름조차 부여받지 못했던 병기를.

그녀는 자신 앞에 깔린 길을 거부하고 새로운 길을 찾기를, 나아가 그 근간이 될 지식을 알기를 원했습니다.

필사적인 집착은 곧 사람들과 섞이며 마음이 되고, 이윽고 선함이 되었으니 그 길의 끝은 넓고 웅대할 것입니다.


저는 다 배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길의 끝에 서 제 소명을 다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허나...

저도 그들에게 여전히 배울 것이 많고, 질문해야 할 것이 많다는 걸.

어머니.


제 죽을 날을 받아들여, 겸허히 세상을 뜨는 것이 옳습니까? 

아니면 옛 시인의 말처럼, 꺼져가는 빛을 향해 분노해야 합니까?



...


"여기 계셨네요."

달그락, 소녀의 말에 화답하듯 남자의 손에 들린 두 개의 기다란 것들이 서로 부딪히며 듣기 좋은 소리를 울렸다.

그것을 주머니에 넣고 고개를 돌리자, 거대한 나무의 그림자로도 감출수 없는, 달의 빛이 커튼처럼 드리운 가운데.

그 사이, 슬쩍 숨어 장난치듯 앙큼하게 살금살금 다가온 누군가가 있었다.


"셰프카, 내 제자님."

거미는 거미였다, 실은 모두에게 그렇게 불리곤 했다.

그에게는 셰프카였다, 계속 그랬다. 셰프카는 그래서 그의 그런 면도 좋아했다.


그래서, 사뿐히 걸었다, 바닥에 지천인 꽃들조차 밟혀도 괜찮다는 듯 넘어갈 정도로 사뿐하게.


"아래는 엄청 붐비고 있는데, 정작 이곳의 주인은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걸까요?"

"하하, 저는 주인이 아닙니다."

"오히려 미리내 씨가 저기서 엄청 노래부르고 있는데 말이죠? 이러다간 동부한테 합병당해버리고 만다고요?"

"셰프카는 좋겠네요, 최신 인터넷도 쓸 수 있고."


피식, 그녀가 웃음을 터트리고서는 이내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눈을 보여주는 것을 절대 용인하지 않는 선글라스.

그는 그것을 쓰고, 평소엔 과장된 동작과 경박한 말투로 사람들을 당황케 하고, 긴장을 풀려 애쓰고, 편안하게 하려 한다.


대체로 실패하지만.

그래도 가상하지 않나요, 셰프카는 은은한 미소를 드리우며 몰래 감추고 있던 봉투를 꺼내 들었다.


그의 앞에 내밀었을 땐, 그녀의 미소에 한 가지 감정이 섞여들어가기 시작했다.

"쨘, 맞춰보세요...안엔 뭐가 있을까요?"

"오, 선물입니까?"

"지난번 동부에 갔을 때 샀던 것들이죠, 줄 타이밍이 안 나와서 냉장고에 박아놨던 바람에 맛은...좀 떨어졌을 수도 있겠지만."

"식품인가 보군요, 또 다른 키워드는 있습니까?"

"당신이 당황할 만 한 것."


장난기.

어떤 반응을 해 줄까- 라는 표정이 그녀의 표정에 깃들어 있었다.


"지지난번처럼...북부에서 사 왔던 서리청금벌레 유충 꼬치는 아닐 테고."

"징그러운 거 제외."

"그건가요 혹시? 미리내가 대접해 줬던 그 매운 탕요리인가요?"

"땡."

"쓴...것은 아닐 테고, 제가 쓴 거 잘 먹는 건 당신이 더 잘 알 테니까...모르겠네요, 정답은?"




스르륵, 봉투가 땅에 떨어지고 드디어 상자가 열려 안의 것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겉 보기에도 진한 하트 모양의 초코 케익.

호 선생의 표정이 셰프카에겐 뻔히 읽히고 있었다, 아 그래 초콜릿 케익이군, 하바네로라도 넣은 것이려나?


"아, 케익 안에 식용 벌레나 매운 거라던가 넣는 장난은 안 했어요, 평범한 울드웨슬링 사 한정 케익이죠."

"울드...아, 그러고 보니 사이를 만나러 갔을 때 한번 그가 데려가 준 가게인 것 같기도 하고, 남부였나요 거기가?"

"동부에도 팝업이 열렸었더라고요, 덕분에 운 좋게 구했죠, 자...아~"


...보통은 조각째로 찍어 건내는 짓은 안 하는 걸로 아는데.

호 선생은 그 덩어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번민하다, 이내 눈을 질끈 감고 통째로 집어삼켰다.

안에 든 것은 녹진한 초콜릿, 초콜릿 크림, 퍼지, 은은한 커피 향, 설탕에 절인 듯한 체리.

이건...이건 정말...


"..."

"왜요? 너무 맛있어서 말을 못 이으시겠어요?"

"...물...좀..."

"아니면 혹시...너무 달다던가? 설탕꼬치도 제가 많이 사드려서 익숙하시단 분이 설마 이거에 무너지시나요?"

"...무너질 것 같으니까 제발 당신 주머니에 든 커피 좀 주십시오..."


큰 보온병에 담긴 커피를 반 넘게 비우고 나서야 호 선생은 가쁘게 숨을 몰아쉴 수 있었다.

"...어때요? 감상은."

"맛은 있었습니다만...뒷골이 당길 정도로 달군요."

"잘 됐네요, 애초에 그 케익의 캐치프레이즈도 천국에 이를 정도의 단맛이라고 했거든요."

"아, 그건가요 혹시? 저 천명으로 가는 거 볼 바에야 당신이 먼저 절 당뇨로 승천시켜 버리겠다는 포부입니까?"

"아하하하...!"



셰프카는 소리내어 웃었고 호 선생은 따라서 빙긋 웃었다.

두 명의 웃음이 잔잔한 밤바람을 타고, 두 명만이 닿을 수 있는 목호동의 옥상을 스쳤다, 풀들이 파도치는 소리와 함께 사라졌다.


"...여기서 계셨던 건가요?"


"예, 때마침 어머니의 기일이기도 하여."


"술은 뿌려 드렸나요?"


"가지를 꺾기 전 정성들여 빚은 술 한잔 올려 드렸죠."


"식사는요?"


"식사라...그러고 보니 하지 않았군요."


"그럼...이거 드실래요? 좋은 걸로 만...사온 거라."


평소의 그녀답지 않게 말을 더듬은 셰프카는 곧 봉투에 들어 있었던 또 다른 것을 꺼내 그에게 내밀었다.

간장으로 양념해 구운 기다란 생선, 튀긴 마늘, 삶은 계란.

그것들이 모두 쌀밥 위에 엉성하게 올려져 곁들여진 김과 함께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당신 냉동실에 생선이 있더라고요...보나마나 협회장이 보내준 게 확실하지만, 장어 쪽을 써 봤어요."

"어떻게 먹어 없애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잘 됐네요."

"안 그래도 육상함 상대하시느라 진 빠지신게 보였는데 식사까지 준비하셨잖아요...먹고 활력 좀 채우세요."

"활력이라...걱정 마세요, 보통 사람만큼은 있습니다."

"하하하...아 그러고 보니 이러면 샀다는 거짓말이 의미가 없어지네요, 젠장..."


호 선생이 입 안에 셰프카의 요리를 집어넣었다.

맛을 느끼는 듯 천천히, 서두르지 않고 씹었다.


"...제가 양념소스를 만들어놓은 걸 쓴 건가요?"

"아뇨 없길래 만들었죠, 당신 주방에서 뭘 어떻게 하고 어떻게 하는지는 대충 보이니까."

"당신은 관찰을 좋아하시죠."

"...예, 여기 온 뒤로 틈만 나면 했던 게 그거였으니까."


셰프카는 난간에 걸터앉아 고개를 푹 숙여 아래를 관찰했다.

수많은 방랑자들, 수많은 진화체들, 혼혈들, 용병들.

모두가 섞여 바보같은, 영양가 하나도 없는, 실없는 소리를 뱉듯이 말하고 으르렁거리고 하하 웃는다.


고독하게 앉아 있는 것 같은 사람들도 그렇다.

음식, 풍경, 그저 이 분위기.

동부에서는 몰랐지만, 이런 동떨어진 듯한 자신도 결국은 이 곳의 일부이며, 그렇기에 초조해 할 필요가 없었다.


그저 나답게.

수많은 것들을 배우며, 웃으며, 울며.

쭉 뻗은 길이 아닌 배배 꼬인 험난한 길이라 해도.

자신이 걸어야만 의미가 있는 거겠지, 내가 직접 보고, 담고, 적어야만 의미가 있는 거겠지.

노란색으로 빛나는 내 공백의 책은.


음. 결심했어.

생각을 마친 사이 젓가락을 내려놓은 그를 향해, 셰프카는 고개를 돌렸다.


"맛은 있었어요?"

음, 아주 훌륭했습니다."

"실은 살짝 태우기도 했고...뭔가 솜씨가 있었다면 더 굉장하게 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실력이 모자라서 아쉬웠어요."

"그럼 나중에 더 훌륭한 것을 대접받을 기회가 생긴 거겠군요, 다음에 당신이 마음 내켜서 대접해줄 때를 기다리겠습니다."

"...방금 말 좀 좋았어요."

"좀 젊어 보였나요?"

"그건 아니고."


어떻게 말해야 할까, 어떻게 전달해야 좋을까.

몇 번이고 입을 우물거린 뒤에야, 겨우 눈앞의 그에게 뱉듯이 말했다.


"...기회라고 하셨죠."

"예."

"저는...그 기회가 꽤 많이 주어진 존재라고 생각해요, 우연히 세상을 알게 되었고, 떠돌다 만난 곳이 여기, 그리고 당신이었고."

"기쁘네요."

"그리고 틸레와 방랑자들...마음이 맞는 사람들을 많이 사귀었다는 것 자체가, 무척이나 기뻐요."


손을 쥐었다 펴 보았다.

손에 차고 넘칠 정도로 과하다, 늘 그렇듯 분에 넘칠 정도의 행복이었다.

언젠가 사라져 버린다 해도, 그 날이 두려우면서도 언젠가 온다면 받아들여야겠다 싶을 정도의 그런, 행복들.


"...하지만 세상엔 저같지 못한 사람들도 많아요."


"강철선로 밑에서 그저 선택권 없이 병기로 살아가는 아이들도 많고, 선택하려 발악한다 해도...처분되는 분들도 많고."


"변두리 역에서 그저 재산과 상황, 환경...모든 것이 열악한 탓에 그대로 죽어가거나...잘해봐야 진화체가 되는 분들도 많죠."


"제약도, 협회도 선로도...다른 사람과 마주할, 행복을 누릴 기회조차 없이 그렇게 살아가다...결국..."


"...제 2의 테라피스트가, 제 2의 안개 사건을 일으키셨을 분들도 있겠죠, 저 또한...마음을 몰랐다면 분명 그렇게 되었을 테니."


마음을 모른 채 홀로 고독하게 연주했던 여인, 테라피스트.

이해받지 못한다, 이해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을 개선시키려는 그녀의 노력은 멈추지 않으리.

보답받지 못할 노력이다, 그래서도 안 되는 노력이다, 동정조차 할 수 없는 행보다.


"...그러나 그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한들, 저 혼자선 여전히 무력해요."


"새로운 극단장처럼 사람들을 이끌 매력과 올바른 마음이 있는 것도 아니며, 당신처럼 무력이 있는 것도 아니죠."


"겨우 반푼어치에서 벗어났다 한들 결국 서포터인 저로써는 그런 길에 닿는 것도 무리며, 무리해 그 길에 이를 필요도 없어요."



기분 탓일까.

호 선생의 선글라스 안의 눈이 살짝 빛난 것 같았다.

서쪽의 호랑이가, 꿇어 앉아 움직이지 않는 부동의 산군이, 자신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셰프카 당신의 목표가 바뀌었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예."

"스승으로써 어떤 것으로 바뀌었는지 듣고 싶습니다."



"...저는."



"진화체에 관한 책을 작성할 거에요."



호 선생이 고개를 끄덕이자, 셰프카는 천천히 입을 열기 시작했다.

"...이 진화체는 어떤 특징이 있는지, 어떤 행동양식을 보이는지, 어디에 주로 거주하는지...협회의 객관적인 정보의 나열부터."


"그 진화체들의 심리는 어떤지, 어떤 방식으로 사회에 융화될 수 있는지, 그들이 품은 힘은 어떤 식으로 사회에 도움이 되는지."


"위험하다면 어느 정도인지, 언어는 통하는지, 어느 정도의 지식인지."


"여행하며, 때론 분신들과 함께 돌아니며, 언젠간 저 오염된 바다조차 건너고 미지의 대륙까지 열어서."


"사회에 섞이고 싶은, 그럴 수 없었던 진화체들과 이해하고 싶었던 인간들을 위해, 제 책을 가교로 만들 거에요."


셰프카는 미소지었다.

지식을 그 무엇보다 소중하게, 그러나 그 소중한 것을 품게 해 준 눈앞의 그를 무엇보다 사랑스럽게.

겨우 찾아낸 자신의 꿈을 말하게 될 수 있어 다행임을, 그 눈빛 하나에 담아내었다.


그 눈을 바라본 호 선생은.

"...그렇다면 적을 만한 펜이 있어야겠군요."

"예?"

답했다.


그녀의 손을 펴 나뭇가지를 놓아 주었다.

미리내에게 선물했던, 사이와 설헌에게 선물했던.

그리고 곧, 별의 방랑자에게도 선물할 나뭇가지.


사람들은 불변한 것, 미지의 힘을 품고 있는 것이라 칭송해대지만.

결국엔 그저 무덤 앞에 자라난 나무의 시들지 않는 나뭇가지인 것.

그 정도의 것을 그녀에게 내밀었다.


"이걸...제가 받아도 괜찮나요?"


"부러지지 않는 펜이 하나 정도는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요, 끝부분만 잘 깎아내면 펜으로 충분할 겁니다."

"아니 그게...아니라..."

"아, 그냥 볼펜이 훨씬 좋았나요?"

"당연히 이게 훨씬 좋죠! 제 말은...그 방랑자에게 줄 물건이었던 걸로 아는데...저도 받게 되어 영광이에요, 진심이에요."

"기쁘네요, 그리고 더불어..."


이젠 내가 말할 차례겠지.

호 선생은 그저 경박한 말투도, 과장스러운 동작도 하지 않은 채 입을 열었다.


"언젠가 완성할 당신의 책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예?"


"말 그대로의 의미입니다, 그 때까진 살려고 부던히 노력하겠습니다. 설헌처럼 약도 좀 지어 먹고...미리내처럼 휴식도 좀 취하고."


"심경에 변화라도 있었어요? 천명대로 가시려 했던 분이...갑자기...아니..."


"인간으로써 떠나고 싶다는 소망을 접은 건 아닙니다, 다만...음, 당신들이 그렇게 노력하는데 제가 하지 않는 건 오만이고..."


망설인다.

그가 망설이고 있다, 당황하는 게 아니라 주저하고 있었다.

늘 언제나 주먹을 뻗고, 말함에 있어 흔들리지 않던 그가.

처음으로 그러했다.


"...저도 내심 두려웠나 봅니다, 겨우 찾아낸 평온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사라진다는 것이."

"..."

"그래서 가능한 한 즐기다 갈 생각입니다, 예...시간이 날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호 선생의 말이 멈추었다.

셰프카는 말을 하지 않았다.

다만 그렇게.


깨물고 있었으니.


셰프카가 붙잡은 호 선생의 두 손가락, 왼손이였으며 중지와 약지 사이, 그녀는 약지에 더 신경을 쏟는 모양이었다.

피가 나지 않도록 섬세히, 그러나 약간 경직된 듯한 손의 단단함을 확실히 느껴가며.

호 선생이 도대체 무엇을 하는 건가- 하고 굳어버린 사이, 시작한 일을 계속하며, 생각했다.


그거 아세요 당신? 당신 손은 무척 좋아.

단단하고 유연하고, 핏줄이 도드라지는 이 손, 상처와 흉터를 품고 있어서 감추는 모습도 좋아.

마음을 비우고 주먹을 내지를 때, 공기가 울부짖고 산천이 진동하는 그 모습이 좋아.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주방에서 수많은 것들을 요리하며 여유롭게 물 한잔을 들이킬 때도 좋아.


그래서 새겼어.

각인을, 선명하게.


검은빛으로 그의 약지에 새겨진 각인은 이따금 독을 품고 눈을 빛내는 거미처럼 노란색으로 빛나다 사라졌다.

물끄러미 그 손을 바라보던 호 선생에게, 셰프카는 히죽히죽 웃으며 가까이 다가갔다.


"아아...어쩔 수 없네요, 당신이 오래 살고 싶다고 마음을 바꾸었으니까 도와 줄 수밖에."


"...이건..."


"두려워는 마세요, 진화체가 되거나 하는 건 아니니까...다만 독을 매개 삼아 저와...조금 이어 줄 뿐이거든요."


한 발자국 다가갔다.

물러났다, 귀여워라.


"제 독이 어떤 독인지 아시죠? 간질거리고...뜨겁고...애타게 되죠, 대신 그 독에 중독된 채로 있으면 다른 독은 듣지 않아."


"...당신이 맞서 싸웠던 수많은 S급 상위의 어떤 독이라고 해도."


"설사, 안개 사건의 그 주범이 생성해내던 극독이라고 해도."


"양과 농도만 맞다면, 그 독조차 통하지 않죠."


"...셰프카 양은 그 안개 사건의 독조차 저에게 빼내시려고 하시려는 겁니까?"


"시도해 보려고요, 재미있지 않을까요? 해독해낸다면 정말 그때야 비로소 당신의 천명대로 살수 있게 되는 거잖아요."


그제서야 그가 물러나는 것을 그만두었다.

이해해 줬구나, 두근거리는 심장을 멈출 수가 없어.

그의 선글라스를 슬쩍 벗겼다, 그의 시선과 정면으로 마주했다, 그와 정면으로 마주했다.

먹힐 거야, 죽을지도 몰라, 그러나 그러지 않을 걸 알기에 멈추지 않았다, 사실 그래도 멈추지 않을 거지만.

왜냐면 봐, 나 이렇게 두근거리는 걸.



"하지만...지금 양으론 안 돼요, 될 리도 없고요...그 각인으로 주입되는 독은 아주 조금에 불과하거든요."


"...그러니 조금 늘려 보죠, 당신이 깨어나...당신이...양치하는 동안, 귀에 독을 속삭이고 그 귓볼에 키스해드릴게요."


"식사하시는 동안엔 당신 위에 걸터 앉아 그 목덜미를 몇 번이고 깨물며 자국을 남겨드리고요."


"저녁엔 당신 옆에 잠들며...제 독을 대접할게요, 어디로 드시고 싶으신 가요? 입? 가슴...아니면 꼬리 같은 거라도 만들어 드릴까요?"


"맛이 변하는지, 제가 어떤 체형일 때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지 테스트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그렇게 무르익고 무르익어...제가 당신에게 늘 느끼는 마음만큼 애달파하고, 당신이 절 찾게 되는 때가 오면..."


"...그때 비로소 함께 여행을 합시다."


"그때쯤이면 당신의 후계자들도 목호동을 잘 관리하고 있을 테니 편하게 떠나셔도 좋을 거에요."


"그러니 괜찮은 열차 하나 구해서, 그 안에서 당신이 참아 왔던 모든 것을 토해냅시다..."


"당신의 그 야수같은 물건으로, 감히 건방지게도 매일 애태웠던 저를 혼내주시고...다시 교육해 주시고..."


"제가 임신할 때까지, 제 분신들 모두가 전부 임신할 때까지 저만으로 이루어진 하렘을 차리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그러다가...열차가 멈추고...어느 진화체도도 감히 쉽사리 당신에게 접근할 수 없을 정도로 마킹이 되었다면..."


"함께 내려서 여행을 즐기고 새 도감을 작성하는 것도 좋겠네요."


"뭐 여행 중이라도, 길거리 노숙 중이더라도 저는 언제나 당신이 땡긴다면 환영이지만요."


셰프카는 그의 선글라스를 다시 씌워 주었다.

호 선생은 물끄러미 쳐다보다 씨익 미소를 지었다.

발칙하다는 듯, 그러나 딱히 악의는 없는 듯 그는 그렇게 입을 열었다.


"...제가 아직 여행을 같이 간다 안 간다라고 말 하지도 않았는데 멋대로 결정하는 건 너무하지 않나요?"

"...있잖아요...      "

그의 진짜 이름을 읊조린 셰프카는 곧 그의 귀에 속삭이기 시작했다.


"거미가 사냥을 마칠 때는 사냥감에게 거미가 다가올 때가 아니에요."

"그렇다면?"

"거미가 펼쳐 놓은 정보망... 사냥줄에 걸려들었을 때부터가 이미 게임 끝인 거죠."


눈치볼 것 없이 키스한다, 그의 귀에.

그는 청각이 좋아 저 멀리 미리내가 있는 것도, 방랑자가 있는 것도 잘 캐치해냈지.

그렇다면 그가 방금 그걸로 느낀 감각은 어느 정도일까?


"잘 도망쳐 봐요 우리 귀여운 호랑이님, 어차피 더 엉켜들어...깊게 조여들 테니까..."

"꽤 어려운 과제가 되겠군요."

"풀지 못해도 괜찮아요, 왜냐하면 이건 숙제가 아니라 질문이고 답은 결국 예, 밖에 없으니까."


둘은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다 결국 쿡, 하고 웃었다.

"오늘은 일단 돌아가시죠, 밤공기가 퍽 춥습니다."

"예예, 먼저 가서 이불 덥혀놓을 게요."

"문자 그대로 동침이지 알몸으로 들어가 있으면 저 그냥 여기서 밤 샙니다."

"예, 대신 명수는 상관 없죠? 한 여섯 명 정도 들어가서 데워놓고 있을게요~"


그녀가 떠난 뒤.

물끄러미 그녀가 남긴 손가락을 바라보며 한 남자는 과거를 되짚었다.

방금 전 그녀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을 때 당황해 찾던 자신을.

그리고 그제서야 피식 웃으니.


나무의 이파리가 떨어져 휘날려 그의 볼을 쓱 하고 훑더니.

이내 날아가 시야에선 영영 사라지는 것이었다.


==============


1102: 겟탄

오옥...오고곡ㄱ...갸윽..


1103: 도비는자유의몸이아니야

인간의 시대는 끝이야


1104: 마트로 더 니플디스펜서

그 말 맞다, 이젠 주정부리면서 돌아다면서 간헐적으로 바닥에 엎어져 쳐자는 좀비들의 시대지


1105: 도비는자유의몸이아니야

용캐도 살아있네?


1106: 마트로 더 니플디스펜서

너한테 수리받는 동안 어쩌다 보니 술게임 참가를 면해서 말이지, 그래서 너도 무사한 듯?


1107: 루루디스텔라토

겨드랑아 이거 진짜 개쯔ㅡ러러어 한잔 마셔보라니까? 응? 내가 어렵게 구한그야ㅏㅏ


1108: 왼쪽겨드랑이

살려줘


1109: 마트로 더 니플디스펜서

구해줄 생각은 없는데 사연이나 들어 보자


1110: 왼쪽겨드랑이

한 잔 안 마시면 나올 수 없는 방에 갇혔다, 분명 pc방이었는데 시발


1111: ㄹㅇㄹㄴ

그냥 들쳐업고 나오지 그래?


1112: 왼쪽겨드랑이

어우 방이 너무 좁아서 그러기가 쉽지 않다...게다가 이 새끼 들러붙어서...아 놔 이년아! 마셨잖아! 그거 빈 병이라고!


1113: 루루디스텔라토

응? 으에? 그럴리가 읍써 방금 꽉 차 있었는데 누구야?! 니가 다 마셨지!


1114: 왼쪽겨드랑이

니가 막 엄청 맑고 깨끗하다면서 좋다고 다 마셨잖아아아악!


1115: 루루디스텔라토

그랬나아? 아 몰라 머리 어지러...응 있잖아 나만의 작은 겨드랑아...내가 너 마니 좋아하는 거 알고 이찌?


1116: 왼쪽겨드랑이

좋아한다면 좀 놓아주면 안되냐?


1117: 루루디스텔라토

어터께 내 몸의 일부를 놓아달라는 거야?! 시러 나 털 없는 내 몸에 자랑스럽단 말야ㅏㅏ!


1118: 왼쪽겨드랑이

게시판에 그딴 소리 좀 중계하지 마!!!


1119: 루루디스텔라토

헤헤헤...겨드랑아, 겨드랑아! 우리 남부 촬영 갈 때 같이 초콜릿 먹을래?


1120: 왼쪽겨드랑이

그 울드뭐시기 그거? 지난번에 같이 먹을 때 맛있었냐? 알았으니까 시발 한 트럭을 가져다 바칠 테니까 제발 이것 좀 놓자 응?


1121: 루루디스텔라토

취한 여자한테 선물 주려 하는 겨드랑이 기특해서 상 줘야겠다...자...술 때문에 따끈해져서 땀에 축 젖은 육체랑 비키니~


1122: 왼쪽겨드랑이

시바아알 페이스허거다! 헤드크랩이다! 


1123: 루루디스텔라토

자꾸 괴물 이름 부르기야? 우웅...안 되겠어, 겨드랑이 괘씸해서 벌 줘야겠다...벌은...겨드랑이 거기 빳빳이 설 때까지 허그~


1124: 루루디스텔라토

자...안아줘요~


1125: 왼쪽겨드랑이

끼이에에에에엑! 아이에에에엑!


1126: 도비는자유의몸이아니야

남은 정상인 생존자...게시판에는 저거 저거 저거...총 세명


1127: 겟탄

그긍거겍...나까ㅣ이ㅣㅣ합해서ㅡㅡㅡ어ㅓ 네 뮤어어엉


1128: 도비는자유의몸이아니야

아 너 안 셌구나? 총 세명


1129: 겟탄

시뿌으으으알 놈아


1130: 도비는자유의몸이아니야

...에휴, 어쩌다 보니까 그거 잡느라 신년이랑 성탄절 둘다 엄청 타지에서 하네


1131: ㄹㅇㄹㄴ

그래도 좋지 않음? 변두리 역이나 레이드 중에 맞는 놈들도 수두룩하잖어


1132: 비프스텍끼

아 그런 때 있었지...진화체랑 존나 싸우다가 자정 알람 울리니까 다같이 새해 복 많이 받아라! 외치고는 다시 싸웠었는뎈ㅋㅋㅋ


1133: 비프스텍끼

어우...몸도 따뜻해졌고 슬슬 난 자야겠다, 잘자 다들


1134: ㄹㅇㄹㄴ

잠들어라


1135: 도비는자유의몸이아니야

...사람들도 슬슬 줄었으니 나도 틸레랑 같이 작업이나 해야지


1136: 도비는자유의몸이아니야

>>1134 아 맞아 야, 나중에 여기 떠나기 전에 함 와라? 손도끼 새로 만들어 줬으니까


1137: ㄹㅇㄹㄴ

손도끼? 왜?


1138: 도비는자유의몸이아니야

네가 들고 있는 그거 협회 보급용 도끼 그거, 좋긴 한데 앞으로도 계속 쓸 건 아니잖아? 또 그런 괴물과 마주칠 수도 있고


1139: 도비는자유의몸이아니야

틸레나 나나 원래 실력 발휘해서 복잡한 기능 안 넣고 딱 너한테 맞게 만들어 줬으니까 가져가, 이걸로 살려준 거 퉁친 거다?


1140: ㄹㅇㄹㄴ

고맙네, 근데 오늘은 좀 늦었고 밤산책이나 하다 들어갈라고


1141: ㄹㅇㄹㄴ

때마침 배터리도 슬슬 꺼져간다 야, 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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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는 말했지만, 사실 나는 봤다.

로물루스랑 비프스텍끼가 택한 방이 하필 내가 자는 방 옆 방이었단 것을.

그리고 로물루스 그 새끼 체력을 봤을 땐 오늘 새벽엔 내가 고요히 잠들긴 글렀단 사실을.


어쩐다.

이대로 길거리에서 자?

포격이 있었고, 소란이 있었고, 축배와 술잔이 오갔었던 이 1층, 지상을 벗어나.

나는 계단을 타고 올라가고 올라가, 곧 헬기장을 따라 걸어갔다.


처음 봤을 때와 다름없는 것 같으면서도 눈이 소복히 쌓인 이곳.

걸어가려다 미끄러지고 나서야 여기서 걷다가 삐끗하다간 황천길이란 사실을 깨닫곤.

이내 조용히 주저앉아 별을 손에 들곤, 생각했다.


별에 대해.


첫 번째 별, 사출.

이 별이 가진 기능, 내가 등뼈 구워가며 미리내와 함께 연습해 어느 정도는 구실 하게 만든 그 기술.

아직 멀었지만.


두 번째 별, 증식.

주변의 피를 삼키는 피의 도끼, 먹으면 먹을수록 더 거대한 도끼가 된다.

...어떻게 써야 할지 아직은 감이 오지 않았다, 자폭기 아니면 어딘가에서 떨어트리는 용도로밖엔 떠오르지 않아.

그러나 확실한 건, 어느 쪽도 이거다- 하는 확실한 답은 아니란 것, 분명 이 능력엔 다른 해답이 있다.


세 번째 별, 관찰.

가장 쓰기 어려운, 그러나 제대로 사용할 수 있다면 확실히 도움이 되는 기술.

계속 키고 있거나, 관찰한 것을 재확인하기엔 머리에 오는 과부하가 너무 크다, 한번에 단기결전으로 사용해야겠지.



그리고 이 별들은, 어떻게 얻은 것일까.

거미와 엑스트라의 피를 뒤집어써서? 그녀들의 코어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을 흡수했나?

처음엔 그런 줄 알았으나, 그 해답이 틀리다는 것 또한 여전히 별 안에 깃들어 있었다.


상처가 다 나은 나는, 2형태를 켜 묵직하게 땅에 떨어진 그 거대한 도끼를 물끄러미 쳐다본다.

절반 정도는 나의 피, 나머지는...



테라피스트의 피.

분명 사각형 대형 물통으로 세 통 정도는 채우고도 남을 양의 피가 이 별 안에 깃들어 있다.

그렇다고 내 손에 지휘봉 언저리라도 생겼는가? 아니, 갑자기 막 존나 연주하고 싶어졌나? 더더욱 아니.

그렇다면 무엇일까, 무엇이 이 별에 새로운 능력을 주었는가.

그 별의 능력이 그녀들의 능력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선조들은 도대체 이 별로 무엇을 저지르려 한 것인가.

뭐 전부 흡수해서 틀딱에서 미소녀라도 되려 한 걸까?


답이 없는 질문도 벅찬데, 수많은 질문들이 고개를 들이미니 이리 한숨부터 나오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조용히 입김을 내뱉고 있자니.

온기가 서려 온다.


"...그...대...여!"

귓가에, 결국 참지 못한 들뜸이 속삭인다.

따뜻한 바람이 귓가를 간질인다.


고개를 돌리자, 내 볼에 눈앞의 양 손이 착 달라붙는다.

털장갑 안에서도 느껴지는 그녀의 온기, 따뜻함.

감추고 있음에도 확연히 보이는 생명의 맥동, 불꽃, 날개, 장미 향기.


현 극단장, 광대.

아니, 그런 호칭 다 집어치우고.


"엑스트라..."

"잠시 보고 싶어져서, 보러 왔나이다 그대여."

그녀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느꼈다.

차가운데도 여전히 따뜻한 볼따구, 그녀의 포근한 몸, 가슴.

약간 창피하다고 생각은 했으나, 그럼에도 망설이지 않고 꽉 끌어안았다.


그녀 또한, 이내 망설이다 꼭 끌어안았다.

곧 아쉬움의 크기만큼 천천히 서로 떨어졌다.


"어떻게..."

"일은 아직 많이 남아있습니다, 다만...그것이 해결되려면 시간이 조금 필요하기에, 단기간에 해결될 수도 없기에."

"그래서 더 바빠지기 전에 만나러 온 거야?"

"그렇습니다, 그러니 서로의 여로가 또 다시 엇갈리기 전에..."


떨어지고 나서도.

그녀의 밝으면서도 사람을 빨아들일 것 같은 눈동자는 여전했다.

아니.


"또다시 잠시, 걸으시겠습니까?"


이미 난 빨려들어가 있는 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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