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아에노돈 기가스 종의 복원도 


히아에노돈은 에오세에서 마이오세까지 극지방과 남미, 오세아니아를 제외한 구/신대륙에 걸쳐서 서식했던 포유강 수아강 잔수하강 로라시아상목(식육목과 자매분류군이다.) 육치목 히아에노돈과 히아에노돈속에 속하는 동물들의 총칭이다. 육치목을 대표하는 생물이자 이런저런 다큐멘터리와 서적에 알음알음 나온 것 때문에 의외로 아는 사람들이 꽤 있는 편이다.

이름의 뜻은 "하이에나의 이빨" 이라는 뜻으로 이름만 보면 마치 하이에나의 친척이나 조상일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겠지만, 사실 위에도 나왔듯이 이놈은 하이에나와는 과도 아니고 목 단위에서 다르다. 
우선 이놈의 신체적 특징을 이야기하자면, 머리가 몸에 비해 상당히 크고 강건한 편이다. 그 덕에 북미에 살았던 호리두스종은 30~60kg 정도로 크기는 표범이나 퓨마 정도에 불과하지만, 치악력은 송곳니 기준으로 270kg 였는데 훨씬 무거운 암사자 정도는 되어야 이정도가 나온다는 걸 보면 대단한 거다. (거기에 더 안쪽의 어금니로는 3배나 강한 810kg 나 되었다.) 더군다나 이놈의 이빨이 참 특이한데, 나이를 먹을수록 윗니는 안쪽으로, 아랫니는 밖으로 기울어지는데 이 구조로 이가 평생 무뎌지지 않는다. (실제로 나이가 많은 히아에노돈일수록 이가 더 많이 기울어져있다.) 거기에 돌고래 처럼 뼈로 된 입천장이 입 안쪽 깊숙한 곳 까지 뻗어있어 입 안에 꽉 찰 정도로 사냥감의 목덜미를 깊게 베어 물고도 숨을 쉴 수 있어서 사냥감의 저항을 오랫동안 버틸 수 있었고 먹이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는 상황에서도 유리했을 것으로 보이고 있다.

그러나 초기 포유류 답게 이 놈들, 머리가 참 나빴다. 대두지만, 턱뼈와 이가 대부분을 차지했던지라, CT 스캔 결과, 뇌실은 턱없이 작았고 대뇌피질도 조약돌 처럼 매끄러웠다. 그래서 이들은 주로 본능에 의지해서 움직였는데, 이때의 포유류들은 이런 바보가 대부분이라 살아가는데 지장이 별로 없었다.

그렇다면 사냥은 어떻게 했을까? 이들은 머리가 크고 무거운 데다 다리가 짧아 먼 거리를 빠르게 뛰어갈 수도 없었기 때문에 매복해서 사냥감을 은밀히 따라다니다가 거리가 가까워지면 순간적으로 빠른 속도로 가속해서 사냥감을 향해 돌진한 후, 머리를 송곳니로 꿰뚫어 죽였을 거라고 한다. 그리고 사냥한 먹이는 강력한 턱 힘으로 뼈채 씹어먹었을 거라고.

그러나 오랫동안 번영하던 이들도 진화 앞에선 별 수 없었다. 각 대륙엔 더 발달된 포식자인 암피키온과의 식육목 포유류가 슬슬 세력을 불리기 시작했고, 더 뛰어난 지능과 힘으로 이들을 밀어내고 최상의 포식자 자리를 꿰차면서 이들은 결국 멸종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