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색나무뱀. 뱀목 뱀과에 속하며 오스트레일리아와 인도네시아 원산이다.


다른 마이크로네시아의 섬들 처럼 괌섬은 수많은 고유종 새들의 천국이었다. 오래동안 대륙과 분리되어 있던 덕에 새들의 가장 큰 천적인 포유류가 존재하지 않아 (특히 설치류) 아주 안전한 환경이었고 대륙과는 다르게 진화한 다채로운 조류들이 남쳐났다. 물론 갈색나무뱀이 들어오기 전까진 말이다.

조류의 천국은 괌섬에 인간이 들어오고 관광지로 이름을 날리면서 부터 서서히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인간은 화물선으로 물자를 옮기며 갈색나무뱀과 같은 외래종을 들여왔고 뱀을 잡아먹을 만한 동물이 없었던 탓에 이 뱀은 200만 마리 까지 숫자를 불리며 토착 조류들 에게 그야말로 궤멸에 가까운 피해를 안겨 주었다. 몇몇 조류들은 이미 멸종했고 나머지도 위험한 수준이다. 이에 정부는 뱀덫을 설치하고 잡아대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곤충 덫에 잡힌 코코넛나무장수풍뎅이. 코코넛나무에 알을 낳아 유충이 갉아먹어 고사시키는 탓에 괌에선 해충이다.


갈색나무뱀이 망친건 그뿐만이 아니다. 곤충을 잡아먹는 새들의 개체수가 줄어들며 해충들의 숫자는 폭증하였고 이는 또 다른 피해를 가져다 주었다. 외래종 해충인 코코넛나무장수풍뎅이는 줄어든 조류 천적으로 인해 개체수가 급격히 증가했고 수많은 코코넛나무들은 이들의 유충의 공격으로 말라 죽어갔고 그로 인해 곤충 덫이 설치되기 까지 했다.

굴러 들어온 뱀 몇마리가 수만년이 넘는 세월 동안 다듬어진 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을 수십년 만에 파괴해 버리고 만 사례는 인간이 섬 지역으로 들어갈 때 왜 화물 검역이 필요한지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