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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이어 영국, 일본 기업들까지 화웨이와의 거래를 연이어 중단하고 나선 가운데 기술 표준을 제정하는 협회 회원사 명단에서도 화웨이가 사라지고 있다. 정치적 성향이나 국가 간 통상 문제와 전혀 상관없는 비영리단체에서도 화웨이 제재에 합류하고 있어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 표준 단체, 화웨이 지우기


24일 디지털 기기용 메모리 카드 표준을 제정하는 'SD연합(SD Association)'의 회원사 명단에서 화웨이가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이 아닌 표준 제정 단체가 화웨이 제재에 동참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SD연합은 2000년 파나소닉, 샌디스크, 도시바 등 메모리 카드 제조업체 3사가 표준 제정을 위해 만든 비영리단체다. 본사는 미국에 위치하고 있으며, 회원사는 1000여개가 넘는다.


SD연합은 화웨이 퇴출 이유를 딱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미국 내 위치한 기업이나 연구소와의 공동 개발을 통해 표준을 제정하는 만큼 이번 미국 정부의 법적 제재 범위에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표준 제정의 경우 각국 기업들이 함께 모여 관련 기술을 제안하고 이 과정에서 특정 기술을 받아들여 표준으로 만들게 되는데 미국 기업들의 특허가 인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 경우 이번 미국의 법적 제재 범위에 포함돼 상당수 표준 제정 기관에서 화웨이가 퇴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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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와 공동 개발 기술은 모두 제재"


전문가들은 독일의 인피니언, 네덜란드의 NXP 등 반도체업체들도 이번 미국의 행정명령 범위에 들어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앞서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을 밝힌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암(ARM)'이 대표적이다. ARM은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실제 주인은 일본 소프트뱅크다.


ARM의 핵심 기술은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데 이 기술 중 상당수는 미국의 원천 기술을 포함하고 있다. 이에 이번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 조치 대상에 포함된다고 해석을 내린 뒤 거래를 중단한 것이다.


유럽 지역 ICT기업들은 물론 일본, 대만, 우리나라 ICT기업들도 기술 개발 주체에 따라 미국의 법적 제재 범위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 비(非)미국계 기업들이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하고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영국 회사인 ARM이 제재 조치 대상에 포함된다고 해석을 내린 것처럼 미국 외 기업들도 기술 개발 형태와 미국 내 연구소 등과의 협업 관계에 따라 비슷한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