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요즘 정주행하는 건데 예전에 80년대에 MBC에서 조선왕조오백년이라고 시리즈물 사극을 했는데 그 중에 문종 때부터 연산군 때까지를 다룬 '설중매'라는 드라마가 있음

한명회가 주인공인데 KBS에서 한 정도전만큼이나 명작이라고 봄

이건 도저히 이병훈이 만든 드라마라고 볼 수 없을 정도임

명대사만 보면


수양대군: "사람과 세월을 어찌 보는가?"

한명회: "사람과 세월은 비하여지지가 않습니다. 세월이 아니라 시대라고 한다면 얘기가 될 듯도 싶습니다만... 사람들은 뛰어난 영걸이 시대를 만들어간다고 생각들 하는 모양이나, 사람의 힘으로 시대를 만들 수는 없습니다. 시대가 사람을 불러서 쓰는 것이지요. 그래서 영걸은 난세에서 납니다."

수양대군: "허면 지금이 난세인가? 태평성세인가?"

한명회: "난세지요. 태평성대는 전조(문종 대)에서 끝이 났습니다. 전조에 영걸이 없음이 이를 말하는 것이지요."

수양대군: "황보인, 김종서, 정인지, 한확. 이만하면 가히 기라성 아닌가?"

한명회: "어찌 그들을 영걸이라고 할 수 있으오리까. 명군 밑에서 자란 명신이라면 모를까. 명군의 그늘 밑에서 자란 신하들은 난세를 헤쳐나가지 못합니다. 명군의 지휘가 있으면 고분고분 책무를 하다가도, 지금처럼 성군이 가고 아니 계시오면 우왕좌왕하기가 십상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