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허망하게 갈 거 뭐하러 그렇게 시민운동가, 서울시장, 대권주자까지 아등바등 살았나

그 사람이 좋은 정치인이었다, 도덕적인 사람이었다 이런 이야기는 않겠다

그 여성도 이런 결과를 예상했든 안했든 인생을 걸고 나왔을 거고 지금은 참 이상한 상황에 놓인 것 같다


어쨌든 인간적인 고통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사람들이 벌써부터 몇몇 보이는 것도 안타깝다

하지만 더 무서운 건 이 사람이 마지막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다

시대가 바뀌어서인지 어때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어떤 사람의 생명은 더없이 소중하나 어떤 사람은 경시되어도 좋다는 생각이 만연한 탓일까

확실히 박 시장의 죽음은 두고두고 논쟁거리가 될 것이기는 하지만, 그 정치적 함의는 그저 또 하나의 추악한 죽음 정도로 치부될 수는 없을 것 같다

시대가 바뀐 것이다


다 떠나서, 정말 조심스러운 이야기지만, 여성계...는 정말 추악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고, 괴물 그 자체가 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 사람은 자기 인생을 바쳐서 여성계를 키워 준 결과가 이렇게 돌아올 걸 알았을까

그의 신념이 바로 이렇게 떳떳하지 못한 사회를 만드는 거였을까


개인적으로 시민운동가의 수완은 타고난 사람이었지만 무게 자체가 다른 정치는 하면 안되는 사람이었다고 본다

이게 조그만 흠결은 아니지만 욕심이 너무 컸는지 어쨌는지 스스로 나락으로 떨어지는 선택을 한 것 같다


그에게 쏟아지는 비난과 옹호에 대해서는, 아무리 죽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비난이든 옹호든 표현의 자유가 있는 나라에서 애써 막으려 들 필요는 없다고 본다

다만 상중인데다가 진상이 밝혀지지 않았으니까 가족들이나 주변인의 인간적인 고통을 후비지 않는 게 정치적 도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