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본인은 전형적인 공돌이로 읽는 책의 대부분이 논문 아니면 전공서적이기에 소설은 자주 접하지는 않는다. 

 

전공 서적이 아니더라도 대부분 경제, 역사쪽 교양서적같은 비문학을 보기에, 가끔씩 도서관에서 책 빌려 읽거나, 감명깊은건 한두번 구매하는 정도다. 자연스럽게 세상 알아야 할 지식이 넘치는데 소설로 세월 보내기엔 아깝다 생각하는 사람으로, 문학쪽 트렌드는 잘 모른단걸 알고 봐주라.

 

오늘 인터넷 서점 서핑을 하다가 Yes24에서 행사같은걸 하더라.

E book은 유효기간동안 임대하는 시스템도 있기 때문에 대체로 싼 가격인데(6000원정도), 6000원정도의 쿠폰을 지급함으로써 실질적으로 무료로  Ebook을 대여해 볼 수 있는 행사이다. 관심있으면 들어가봐라.

 

 

 

여튼 오늘도 주욱 논문 리스트를 훑어보고 있는데.


제목 한번 자극적이네, "언니 내가 남자를 죽였어"란다. 소설이다.

 

들어가 보니.


 

 

소설의 설명을 읽어보면

"오랜만에 나온 천재적 재능의 여성작가, 세계 문학계에 센세이션!"

"권력을 휘두르는 남자를 무너뜨리는 일에 협력하는 자매라는, 파워풀한 악녀상을 제시했다는 이유로 ‘현 시점을 대변하는 이상적인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뒤에 나오는 평론은 더 가관이다.

 


남성에 대한 여성의 연쇄살인 행위를 스피디하고 쿨하고 유쾌하게 그렸댄다.

도덕적 불감증, 무신경함이 어우러져 매혹적인 살인마가 되었고, 스스로에게 한계를 두지 않았기에 행복하댄다.

 

 

보통 살인을 소재로 다루는 소설은 크게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1. 살인자의 심리를 깊게 파고들고 분석하는 내용 혹은 대항하는 상대의 치밀한 심리/ 추론 

2. 살인자(대체로 비의도적)의 시각으로 보는 사회군상에 대한 관찰, 사회비판

3. 선악이 명확하고 응징하는, 가장 질낮고 유치한 스토리

 

특히 3번은 라이트 노벨급 킬링타임용 양판소에 가까운 경우가 많다.

근데 이 꼴을 보아하니, 3번 부류의 소설에 2를 끼얹으려고 노력하는 최악의 조합인 듯 하다. 그냥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범 또라이가 사람죽이는 소설에 사회비판 끼얹으려는 모양새에 그분들의 냄새가 난다.

 

예를 들어보자, 가난한 연쇄 살인범이 돈많은 사람만 노려서 무신경하게 죽여대는 모습에서, "자본주의의 폭력에 대한 복수 판타지를 스피디하고 쿨하고 유쾌" 하게 표현했으며,

"가난한 사람에게 힘이 있다는 사실 그것을 아는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그는 행복하다."

라고 했으면 어떤 인간이 정상적인 작품이라 생각하겠나?

 

세상에 양판소가 있다는건 비난할 것은 아니다. 다만 문제는 그걸 좋아라 사는 수요가 있다는 것이고, 그걸 명작이라고 홍보하면서 추천해준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