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전야제 퍼레이드에서 북한 김정일을 미화한 인형이 등장해 충격을 주고 있다. 대학생 단체들은 “광주정신을 모욕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대학생포럼은 18일 논평에서 “김정일은 무의미한 핵 개발을 위해 본인 정권하의 주민들 굶기는 것을 제 밥 먹듯 했으며 북한 주민들이 인간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자유’라는 가치를 억압한 민족의 죄인”이라며 “‘민주대행진’이라는 용어선택이 부끄럽지도 않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통일 이후, 남한 땅에서 김정일이 평화와 민주의 아이콘인 양 홍보되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북한 주민들이 느끼는 배신감은 엄청난 것이며 이는 또 다른 갈등을 야기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역사에 하나의 이정표가 된 5.18에 반민주주의의 화신과도 같은 김정일이 아이콘으로 등장하다니, 역사에 대한 몰이해적 사고의 추악한 발로”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대한민국청년대학생연합(대청연) 또한 “민주화운동을 기념한다면서 역사상 가장 반민주적인 폭군을 미화한 풍선을 흔드는 것, 이 나라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다 죽은 모든 영혼들에게 저것보다 큰 조롱과 치욕은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청연은 “김정일은 자신의 정권유지를 위해 수백만을 굶겨 죽이고, 정치범 수용소에서 중세시대를 능가하는 온갖 고문을 자행하고 미성년자까지 포함된 기쁨조, 출생과 동시에 시작되는 집요하고 악랄한 세뇌교육, 핵 위협, 대남테러, 3대 세습까지 완성시킨 20세기에서 가장 죄 많고 잔인하고 사악하며 반민주적인 지도자”라며 “5.18행사에서 김정일을 미화한 풍선을 만들어 김대중 대통령의 풍선과 함께 자랑스럽게 흔들고 다니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어 “이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대체 뭐라고 생각하는 것인가”라며 “이 사람들이 원하는 세상이 오면, 이 사람들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이면 어떤 세상이 찾아올까”라고 거듭 비판했다.
차기환 변호사는 “전 세계가 반인도적 범죄를 저질렀다고 규탄하는데 김정일 인형을 김대중 대통령의 인형과 나란히 세우고 행진을 한다”면서 “이런 것을 광주 시민 스스로 정화시키지 못하면 국민들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팩트TV 보도에 따르면 17일 광주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전야제에 앞서 진행된 민주대행진에 김대중 전 대통령을 형상화한 인형과 함께 북한 김정일을 미화한 인형이 나란히 등장해 논란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