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광주시와 5월 단체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진 11공수여단 부대 준공기념석을 광주 서구 5·18자유공원 밖 화장실 앞으로 옮겼다. 이 기념석은 옮겨지면서 거꾸로 뒤집어 눕혀졌다. 

1983년 11공수여단이 전남 담양으로 부대를 이전하면서 세워진 이 준공기념석에는 ‘선진조국의 선봉’이라는 글과 함께 ‘대통령 전두환’이 적혀있다. 

일각에서는 기념비를 눕혀 놔 시민들이 밟을 수 있도록 한 것은 무고한 시민을 학살하고 헌정 질서를 파괴한 전두환과 신군부에 대한 분노의 의미로 해석된다고 내다봤다. 광주시 관계자는 기념비 이전 배경에 대해 "비석은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역사적 상징물 가운데 하나"라며 "교육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이전했다"고 했다.

애초에 이 기념석은 5·18 자유공원 내에 놓일 예정이었으나, 5월 단체 회원들이 "전두환 이름이 적힌 비석이 자유공원 안으로 들어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항의하면서 공원 밖 화장실 앞에 위치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광주 북구 망월동 5.18 옛 묘역에도 이른바 ‘전두환 비석’이 있다. 전 전 대통령이 담양의 한 마을을 방문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으며, ‘전두환 대통령 각하 내외분 민박 마을’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1989년 당시 정권 이후 광주·전남 민주동지회가 이 기념비를 부숴 5.18 옛 묘역 입구에 묻어 사람들이 밟고 지나가도록 했다. 기념비 안내문에는 ‘영령들의 원혼을 달래는 마음으로 이 비석을 짓밟아 달라’고 적혀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016년 이 비석을 밟고 지나간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