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에서 유빙이 사라지고 먹이가 줄어들자 북극곰이 서로를 잡아먹는 경우가 계속 발견되고 있다고 합니다.
원래 동물은 동종포식을 하는게 흔하지만 먹이가 줄어드니 관찰 사례 보고가 늘어나는건 분명 연관성이 있습니다.
우리 인간 사회도 이와 별다를 바가 없습니다.
가정도, 기업도, 국가도 잘 될때는 화목하고 조화롭지만
어려워지면 서로 탓하기 바쁘고 서로의 몫을 지킬려는 이기심을 드러내죠.




우리나라가 처한 현재 경제 상황을 보면 이렇습니다.


1950년대 전후 재건 단계에서 1960년대 말까지는 경공업을 통해 성장률을 높여가는 단계였고
196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는 성공적으로 중공업 국가로 변모하여 높은 성장률을 구가하였습니다
19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후반까지는 양적팽창의 한계와 IMF로 인한 자본 구조 변화에 의해 점차 성장률이 저하 됐습니다.
2010년대 부터는 저성장이 고착화 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은 마치 유빙이 사라지고 먹이가 줄어드는 북극곰과 비슷합니다.
경제가 빠르게 성장할때는 비록 빈부의 격차가 있어도 갈등이 적습니다.
부자가 더 많이 번다해도 나도 어쨌든 이익이 늘어나긴 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저성장이 고착화 되면 위험한 것이 각 주체가 동족포식과도 다름 없는 이기심을 드러냅니다.
노조는 더 많은 연봉을 요구하고, 공무원은 복지와 연금을 사수하려고 하고, 국가는 더 많은 세금을 가져가려고 하고,
공공서비스 기업들은 비용을 인상하고, 여기에 시달린 대기업들은 물건 가격을 인상하면서 자기 몫을 지키려고 하죠.
파이는 정해져 있고, 느리게 성장하는데, 서로가 더 많은 몫을 차지하려고 표출하는, 그 어느때 보다도 높아지는
이 모든 이기심의 향연은 결국 그 어느 이익집단에도 포함 되지 못한 대다수 소시민들을 가장 큰 피해자로 만듭니다.

이것은 정치적인 얘기가 아니라 경제적인 얘기입니다.
정치적인 관점에 매몰되어 최근 미쳐 날뛰는 물가 인상에 서로 네탓을 하고 있지만 경제적으로 봤을땐 양쪽 모두의 탓입니다.
우리가 살면서 소비하는 것중 가장 비싼것은 집이고, 가장 싼것은 주말에 가족과 시켜먹는 짜장면이나 치킨 같은 작은 사치입니다.
먼저 집을 보게 되면 이렇습니다.




2013년 평당 분양가가 790만원이었던데 반해 2018년 평당분양가는 1,076만원이고 CAGR 6.35%입니다.
같은 기간 CPI는 2013년 98.48에서 2018년 104.38로 CAGR 1.17%에 불과합니다.
분양가가 이만큼 오를수 있었던데는 분양가상한제의 폐지와 각종 규제완화 그리고 막대한 신용 공급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최저임금은 올해 16.4%가 인상 됐습니다.
요즘은 음식 배달에 배달료 2,000원을 추가로 받기 시작하더군요.
과거 평균에 비해 적게는 2년치, 많게는 3년치를 한번에 올린것입니다.

고성장을 지속 할때야 문제가 되지 않지만 가장 처음의 차트에서 보셨다시피 현재 우리 나라는
GDP 성장률 3%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고, 최근 5년간 물가상승률이 겨우 1%에 머무르는 시대입니다.
결국 가장 비싼 재화와, 가장 값싼 서비스를 경제 상황과 맞지 않게 양쪽에서 다 올려대는데 물가가 오르지 않고 배깁니까?
경제의 생산성은 기업이 주체인데 이렇게 올린 분양가와 최저임금이 앞으로 우리 경제 생산성에 지속적인 도움이 됩니까?
여러분이 아무리 정치적 입장에 입각하여 변호해도 경제적으로는 그 어느 쪽도 상대방을 탓하며 책임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우리나라는 수출로 먹고 사는 국가이니 현재 수출 상황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 경제는 과거에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어도 계속 수출액을 늘려오면서 지금까지 잘 해내왔습니다.
특히 전세계와 비교해보면 2008년에 전세계 경제가 위기를 맞았을때 우리가 잘 대처한 덕분에
전세계 수출액이 정체중인 와중에도 우리는 수출액을 위기 이전 보다 한 단계 더 늘렸습니다.
2014년 유가가 폭락하면서 2015년 부터 다시 전세계 경기가 위축 된 이후 이전 수준을 회복은 했지만
아시다시피 현재 미국을 필두로 온 세계에서 보호주의가 득세하고 있기에
앞으로 수출액이 여기서 큰 폭으로 더 늘어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결국 세계 각국의 보호주의도 저성장이 촉발한 갈등 고조의 국가 버전이라고 할수 있겠지요.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우리는 저성장이 고착화 된 시대에 접어들었으며, 저성장은 필연적으로 이기심의 표출로 이어지고 갈등이 고조 되기 때문에
다시 고성장을 구가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던지, 그게 안되면 갈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국가적 운용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갈등 최소화는 단순히 어느 이익집단의 이익을 위해 주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목소리 자체가 너무 커지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우는 아이 떡 하나 더주면 너도 나도 다 울기 때문입니다. 저성장 시대에 떡은 하늘에서 떨어집니까? 결국 남의 떡입니다.
정부와 정치권은 갈등을 고조 시켜 한정 된 파이를 갖고 싸우는 이익 집단간 동족상잔을 부추기고 그걸 지켜 보고 있으면 안됩니다.
그게 결국 안그래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갈등으로 가득찬 피곤한 스트레스풀한 사회를 만들고 다시 일어날수 없게 만듭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각종 정치적 입장하에 얘기하는 대부분의 내용은 알고 보면 특정 이익 집단의 이익 대변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익 집단의 이익 추구를 정의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그것이 나쁜건 아니지만 정의는 아닙니다.
경제적인 얘기를 하고자 한다면 어떻게 전체 경제의 생산성을 건전하게 높일것인지 그것에만 집중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