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 근대화론은 절대로 일본의 식민지배를 긍정하는 주장이 아니다.


사람의 역사라는 것이 절대로 '공백'이라는 게 존재할 수 없거든?


그게 발전이든, 퇴보건 어쨋든 끊임없이 변화해 온 게 역사란 말이지.


그런데 일제 식민지 연구에 있어서 1910년부터 1945년까지의 기간은 마치 공백처럼 다루어졌어.


일본이 쌀을 수탈해 가고, 자원을 수탈해 가고, 징용이다 위안부다 강제로 사람들을 끌고가고... 순 이런 것들만 다루었지, 식민지 기간 동안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는 연구하지 않았어.


기존의 학설대로라면, 식민지 기간은 일본에게 철저하게 수탈당하기만 했을 뿐, 어떠한 변화도 없이 1910년부터 1945년까지 쭉 왔단 말이지.


그런데 그 주장은 민족주의적 정당성(그러므로 일본은 침략자고 우리는 피해자다)를 강화하는 데에는 쓸모가 있어도 학문적으로는 문제가 많아.


분명히 1910년의 한반도와 1945년의 한반도 사이에는 변화가 존재했는데, 그 변화 자체를 수탈이라는 말로 치워버릴 순 없잖아.


그래서 1910년과 1945년 사이의 변화를 '근대화의 과정'으로 설명하려고 한 게 식민지 근대화론이야.


일본의 식민지배를 긍정하는 건 아니지, 러시아가 식민지배를 했건, 미국이 식민지배를 했건 어쨋든 변화는 생겼을 테니까, 그러면 그것도 역시 근대화라고 불릴 수 있지.


결론 : 식민지 근대화론은 그래서 일본이 잘했다는 소리가 아니라 1910년부터 1945년까지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설명하려는 실증적 역사 이론이다.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