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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가 임창용(42)에게 방출을 통보했다.

 

KIA 고위 관계자는 24일 오후 광주 모처에서 임창용을 직접 만나 방출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임창용은 1995년 해태에서 프로 데뷔했다. 1998년 시즌 종료 후 삼성으로 현금 트레이드를 된 임창용은 2016년 KIA의 유니폼을 입은 지 3년 만에 다시 한 번 고향팀에서 아픔을 얻었다. 

 

임창용은 올 시즌 5승5패 4세이브 4홀드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5.42로 다소 높았으나 시즌 중반 선발투수로 보직 전환해 잠시 부진했을 뿐, 중요할 때마다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KIA가 임창용에게 건넨 갑작스런 통보는 다소 의외다. KIA의 마운드가 아직 약하고, 아직 그를 대체할 만한 확실한 자원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시즌 도중 임창용과 코칭스태프의 불화설이 제기된 적 있다. 호투 중이던 임창용이 6월 초 갑자기 2군행을 통보받았다. 당시 임창용 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도 함께 1군에서 제외됐다. 이후 해당 코칭스태프도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1군에 복귀했다. 시즌 도중 코칭스태프가 2군에 내려간 뒤 다시 1군에 올라오는 경우는 거의 드문 경우다. 구단의 특별한 설명도 없었다. 이에 야구계에선 "KIA가 내년에도 임창용과 계약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임창용은 올 시즌 KIA가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때 팀을 위해 던졌다. KIA는 마무리 투수가 이탈한 긴박한 순간 그에게 손을 내밀었고, 임창용은 KBO 리그 역대 최연소 구원왕답게 든든함을 자랑했다. 임창용은 선발, 중간, 마무리에서 팀의 약점을 메워줬다.

 

성적으로 봐도 '전천후 투수'였다. 개막 후 14번째 등판이던 5월 초까지 14경기에서 4홀드 평균자책점 2.40으로 승승장구했다. 5월 13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8-7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 터프 세이브를 기록해 당시 41세 11개월 9일로 KBO 리그 역대 최고령 세이브 기록(종전 전 KIA 최영필, 41세 10개월 30일)을 달성했다. 한동안 구위 저하로 2군에 내려간 마무리 김세현의 빈 자리를 대신해 마무리로 활약했다.

 

후반기부터는 선발투수로 깜짝 변신했다.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마친 9월 이후 '5이닝을 확실히 믿고 맡길 수 있는' 투수가 되어 돌아왔다. 9월 6일 넥센전을 시작으로 10월 12일 롯데전까지 7차례 등판 가운데 6차례 5이닝 이상을 투구했다. 선발 투수를 평가하는 최소 기준인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의 퀄리티 스타트(QS)도 세 차례나 올렸다. 특히 시즌 막판 양현종의 부상과 팻딘·임기영의 부진이 이어진 가운데서도 헥터 노에시와 함께 선발 마운드를 지켰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이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탈락했지만 임창용의 활약이 없었다면 KIA의 포스트시즌 진출도 절대 장담할 수 없었다. KIA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을 확정한 지난 12일 롯데전에선 선발 5⅓이닝 3실점(2자책)으로 호투했다. 3-2로 앞선 6회 1사 2루서 마운드를 내려간 뒤 야수진의 실책으로 동점이 돼 승리 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부담이 큰 경기에서 승리의 발판을 놓는 내공을 자랑했다. KIA가 만일 이 경기(시즌 143번째)에서 패했다면 5위 싸움은 마지막 경기까지 삼성, 롯데와 안갯속 싸움을 펼쳐야만 했다. 오히려 가장 쫓기는 입장은 KIA가 될 뻔 했다. 정규시즌을 보면 5위 KIA는 6위 삼성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7위 롯데에는 불과 1게임 앞섰을 뿐이다. 

 

그만큼 임창용의 공헌도는 상당했다.

 

임창용은 정규시즌 최종전을 마친 뒤 '현역 1군 최고령 투수'라는 타이틀에 대해 굉장히 부담스러워했다. 그는 "나이 이야기는 좀 빼줬으면 좋겠다. 나이로 야구하는 것도 아니지 않나"라며 "어차피 타자와 승부에서 이길 수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전히 마운드에서 더 던지길 희망했다.

 

하지만 KIA와 임창용의 3년 간의 짧은 동행은 막을 내리게 됐다.

 

이형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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