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의 조문(詔文)은 다음과 같았다.


일찍이 삼대로부터 내려오는 국가의 중업은 백성의 평안과 교화에 있었다. 군신이 어질어 요순(堯舜)의 덕을 행하면 천방(天方)은 날로 평안해지고 억조백성은 명하지 않아도 스스로 호학(好學)하려 하고 나라를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군왕이 어리석고 신하가 간사하면 어찌 나라가 평안하겠으며 오래가겠는가? 이에 조서를 내려 공맹의 의리인 유리를 국시로 삼고자 함이다.


삼가 생각건데 흉적(凶賊)의 폭정은 오랑캐의 부덕이요. 수나라 도적의 비굴함은 치욕의 극치였다. 무릇 천정(天庭)이라면 도적을 대하는데에 칼을 먹고 죽을지언정 제 살자고 굽히겠는가? 큰 도적이 중화를 침탈하니 천자는 작은 도적이 되어 동조했다. 지금에 이르러 남궁황실이 들고 일어나 천하를 수복할 뜻을 내거는 것은. 큰 도적에 대한 원수를 갚고 작은 도적을 처단한 뒤에 가능한 것이리라. 이를 이루는 것은 먼저 안내(安內)함이요. 과거를 통해 제신(諸臣)을 기용해 정초(定礎)하는 것이 그 시작이다.


임안에 태학을 설립하고 주례를 따라 궁성에 태묘와 사직단을 짓고, 군병으로써는 세가의 비전인 창궁무애검법을 개량한 제식검법과 무병이 없을 때를 대비한 제식권법을 가르쳐 무예를 가르치고 제식된 내공심법을 가르치게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