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예시가 이상한데, 무슨 말인지 이해함. 


나도 캐릭터 빌딩에서 무엇을 선택할지가 하나의 메타게임처럼 돼서 '올바른 선택'과 '옳지 않은 선택'처럼 있는건 안좋아함. 단순하게 '올바른 선택'을 했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 들러리들이 포진하고 있는 것이 약간 낭비라고 생각함. 솔직히 댄디 5판에서 컨셉이나 뉴비가 아닌 이상 Savage Attacker같은 피트를 굳이 선택해서 쓴 사람 있음? 없잖아. 


나도 이 감성이 싫어서 빌딩컨셉을 줄이고, 인 게임으로 해결하자는 OSR로 넘어갔는데, 캐릭터 빌딩이 없으면 구체성과 차별성의 부족으로 인해 TRPG가 가장 재미있는 순간인 '캠페인 시작 직전 혹은 빌드 짜는 순간' (반박 안받음)의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덜해지는 것도 사실임. 


고대 시절 HP와 스탯 6개로만 정해지는 파이터는 '이론적으로' 플레이를 하는 도중 게롤트가 될 수도, 코난 더 바바리안이 될 수도 있고, 아서스가 될 수 있음. 다운타임 행동을 통해 차별화를 한다지만 (i.e. 저는 괴물들에 대해 공부를 하겠습니다; 저는 정글에서 수련을 하겠습니다; 저는 죽음의 성물을 찾아보겠습니다) 실 플레이에서 구현성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에 걍 편하게 그런 차이점이 이미 구현된 룰을 선택하고 이런 빌딩의 선택지가 주어지는 룰의 경우 왠만하면 빌딩에 있어서 좀 더 효과적인 선택과 아닌 선택이 생길 수 밖에 없음. 정도의 차이이지. 


나도 그래서 WWN이라면 선택지를 주되, 빌딩의 저주를 어느 정도는 해결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파봤는데, 6개월 마스터링 후 내린 결론은 '해결 안됨'이었음. 


뭐, 그래서 좀 크런치한 룰의 경우는 어느정도는 타협을 보고 그나마 본인 취향에 이상적인 룰을 알아서 선택해서 플레이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음.


그런 면에서 내 마음속에서 언던은 항상 한 자리를 차지할 것 같음. 데이터룰이니 서사룰이니를 떠나서 어떤 행동의 결론이 정해져있으니 상위, 하위호환 같은것도 없고 너무 복잡하지 않으면서 컨셉이 명확한 기술들로 이뤄져 있으니까.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걸로 장편 캠페인을 돌리지는 않을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