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울산의 여름은 바닷물을 끓일 듯이 더웠다. 에어컨을 키지 않은 사무실 안에는 끈적한 공기가 감돌았다. 더위는 여러 사람을 미치게 만들었다. 물론 이 사무실 안에서는, 미칠 것 같은 이유가 더위 때문인지, 아니면 눈을 부라리며 직원들을 감시하는 더위 먹은 편집장의 시선 때문인지는 알 수 없을 테지만. 평소에도 잡지의 불황을 끊임없이 남 탓으로 돌리기 일쑤였던 편집장은, 결국 기자들이 발로 뛸 생각을 하지 않는다며 사무실 안에 있던 다른 직원 모두에게 끝도 없는 비난을 퍼부었다. 기사의 마지막 꼭지를 마무리지을 문구를 작성하던 나 역시 그 말도 안 되는 불호령에, 쫓기듯이 사무실 밖으로 나올 수 밖에는 없었다. 건물 밖을 나서자, 저 만을 둘러 줄줄이 서 있는 고층빌딩들은 이빨처럼 날이 서 있었고, 끝없는 아지랑이로 이지러지고 있었다. 걷기도 힘든 열기 가득 찬 아스팔트 위에서, 나는 예전에 간판만 언뜻 보았던 설렁탕집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그 때 까지만 해도 편집장의 말마따나 무언가를 물어오겠다는 그런 생각은 추호도 갖고 있지 않았다. 그저 잠시 더위와, 편집장의 불호령을 피해서 잠시 이른 식사나 하고 오자 라는 것이 그 때의 생각이었다.

 식사를 다 마칠 때 즈음이었다. 갑자기 주인이 가시 돋친 말투로 종업원을 윽박지르는 것이 들렸다.


"내가 말했지. 그 비렁뱅이같이 생겨 갖고, 모자 삐뚜루 쓰고, 날이 이래 더운데 긴팔 입고. 맞다. 금마는 조심해야 된다 안카나. 아무 거리낌 없이 밥 처먹고 돈 안내고 도망갈 놈은 이 근방에서 그 새끼밖에 없데이. 내가 요 바닥에서 십수 년을 장사했는데, 그런 독종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 뭐라꼬? 소주도 마셔? 돌아 삐겠네. 뭐하나, 돈 뜯겼으면 돈 벌어야제."

 

 주인은 그저 이것이 오늘 치 액땜이라고 생각한 듯이, 혀를 끊임없이 차며 핸드폰으로 어디론가 전화를 하고 있었다. 고개를 조아리던 식당 직원은 가게 주인의 관심이 전화기로 쏠리자 황급히 주방 안으로 몸을 피했다. 처음 들어 왔을 때, 등을 돌리고 말 없이 설렁탕을 먹고 있던 남루한 차림의 사내가 기억이 났다. 분명히 화두에 올라 있는 인물은 그가 틀림 없었다. 엊그제 같이 후배 K가 울산시에 대한 기획 기사에 대해서 앓는 소리를 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이번 차례가 자신인데, 노숙자에 대한 기삿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직 편집장의 히스테리는 가시지 않았을 테니, 나중에 K한테 기삿거리를 넘겨 주고 술이나 한 잔 얻어먹겠다는 생각에 나는 그의 뒤를 밟았다.

 도망가는 사람을 혼자서 추적하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골목 골목을 나선형으로 돌아 나가며 이런 사람을 보지 못했느냐며 묻기를 수십 번을 반복한 끝에, 수분 뒤 어떤 아주머니에게서 놀이터에서 같은 인상착의의 사람을 보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아재요? 저기 놀이터에 있던데요. 얼라들도 못 놀게 모래밭 한 가운데 누워서. 대낮부터 술 퍼먹고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심더."

 

 울면서 돌아온 아들에게 자초지종을 듣고 바로 경찰에 신고를 했다는 이야기까지 듣고서는, 재빨리 그 아주머니가 말한 놀이터로 향했다. 가는 길에 있던 다른 주민에게 아직 놀이터에 뻗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걸음을 재촉해 보았지만, 그 곳에는 제보를 받고 출동한 경찰 두 명만이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모래밭에 남아 있던 것은 물줄기로 그린 듯 이상하게 젖은 자국 하나였다.

 

 "모릅니더. 그 끌베이가 어디 있는지 어떻게 압니꺼. 하여간, 금마 좀 빨리 잡아 주이소. 오늘은 또 대낮에 활개치고 다닌 모양인데, 밤에는 어떻겠습니꺼. 무서워서 밤에 돌아 다니지도 못하겠어예. 이게 뭐 하자는 긴데예."

 

 경찰의 탐문에 한 주민이 퉁명스럽게 대답하는 것이 들렸다. 자기들끼리 둘이서 무어라 이야기하던 경찰들은, 추적의 방향을 해수욕장 쪽으로 잡기로 한 모양이다. 나 역시 조금 더 그의 흔적을 찾아 보고 싶었지만, 슬 돌아갈 시간이 되었기에, 열기를 더해가는 도로 위를 가로질러 다시 사무실로 향할 수 밖에는 없었다.

 

 


 다음 날이었다. 일기예보에서는 오늘은 비가 올 것이라고 하였지만, 햇볓을 구름으로 가린 하늘에서는 빗방울은 커녕 여전히 끈적한 더위만이 떨어지고 있었다. 어제 마무리짓지 못했던 기사를 편집장에게 올리자, 쉴 틈도 없이 금년도의 어획량과 어민들의 민심을 취재해 오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마침 방어진은 이 곳에서 걸어서도 갈 수 있을 만큼 거리가 가깝다. 나는 어제 느꼈던 그 더위를 그대로 머금으며 항구로 향했다.


 인터뷰는 뭐라 할 것 없이 평범하게 흘러갔다. 소금기 머금은 바람에 오늘 잡은 물고기를 나르는 어르신들은 그저 앓는 소리로 손사래를 쳐 댔고, 파도와 바람 뿐만 아닌 사회 전반이 그들의 적인 양 정부 시책을 성토했다. 이 사람에게 물어 보아도, 저 사람에게 물어 보아도 모두 비슷비슷한 이야기를 반복할 뿐이었다. 도돌이표와 같았던 그들의 말 중, 단 한 마디가 번쩍 하고 귀에 꽂혔다.

 

 "아니, 안 그래도 힘들어 죽겠는데 아침에 돌아올 때면 부두에서 깽판을 쳐대는 새끼가 있다 아이가. 그 맨날 취해가꼬, 맞다. 배에서 내리라 카질 않나, 기껏 물고기 잡아온 걸 헤집어 놓지를 않나. 방금 전까지 여기 있었다. 뭐 어쩌긴 어째. 흠씬 두들겨서 내쫓았데이. 금마? 쩌그로 도망가던데."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제 찾던 그 남자와 같은 사람임이 거의 확실해 보였다. 나는 재빠르게 취재를 마무리하고 알려준 방향으로 향하였다.

 어제 그 사건의 당사자는 방파제 위에 있었다. 나는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의 거리를유지하며 그를 따라갔다. 그의 모습은 어제 말했던 식당 주인의 인상착의와 완벽하게 일치하였다. 철에 맞지 않은 두꺼운 긴팔, 올이 다 삐져나온 낡은 모자, 그리고 그 아래로 아무렇게나 자란 머리카락과 약간 찢어진 듯한 청바지가 그의 뒷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의 손에는 어디서 구했는지 모를 소주 한 병과, 과자 한 봉지가 들려 있었다. 방파제의 폭이 그렇게 좁은 것은 아니지만, 그의 몸은 마치 외줄다리 위를 걷는 사람 마냥 휘청휘청거렸다. 타지에서 온 낚시꾼들은 별 이상한 놈 다 보겠다는 표정으로 한 번씩 그를 흘끔거렸다. 무언가 앉기 좋은 위치가 나왔다 생각하였는지, 그는 아무 모서리에 걸터 앉았다. 이미 뚜껑이 없어져 있던 소주병은 깔때기 마냥 그의 입에 꽂혔고, 한 손으로 소주를 마시면서 나머지 한 손으로 과자를 따기 위해서 애쓰기 시작했다. 소주병을 놓으면 조금 더 과자를 뜯기 수월하련만, 그의 왼손은 소주병에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바닥에 놓고, 허벅지에 끼우고 벼라별 노력을 다 해도 그의 취한 손은 여전히 빗겨나갈 뿐이었다.


 입에서는 소주가 물려 있지 않으면 육두문자만이 튀어 나왔다. 어떤 거창한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담론이 아니라, 그저 과자가 열리지 않아서 일어나는 불만 때문인 듯 했다. 한 손으로 과자를 까기 위한 오만 방법을 다 썼지만, 결국 그는 현재 자신이 원하는 방향대로는 이룰 수 없는 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아!' 그는 외마디 괴성을 지르면서 콘크리트 바닥에 놓인 과자 봉지를 향해 주먹을 내리쳤다. 펑 하는 소음과 함께 과자 몇 조각이 방파제 아래로 튀어 나갔다. 그 남자는 자신의 손이 아픈 것을 인지하는지 모르는지, 그저 바닥에 떨어진 과자를 집어 먹고서는 붙인 듯이 왼손에서 떨어지지 않는 소주병을 입으로 가져갈 뿐이었다.

 바다를 바라보는 그의 눈에는 바다만이 비쳐 있었다. 끝을 바라보는 눈동자에는 어떠한 힘도 담겨 있지 않았다. 이따금씩 고개를 돌려 슬도등대의 끝을 바라 보았고,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수평선으로 눈을 돌렸다. 그것은 마치 태엽이 다 감긴 시계 초침의 끝이, 관성에 의해 마지막으로 한 번 돌아오는 모습을 보는 듯 하였다.


 파도만이 눈을 어지럽히던 바다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한 방울, 두 방울,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물과 물이 부딪히는 소리는 저 먼 수평선에서부터 파도보다 빠르게 밀려오기 시작했고, 곧 방파제 주변은 소음이 이루어 내는 적막으로 뒤덮였다. 빗방울의 세기는 점점 더 거세져 오고, 우산 없이는 서 있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조사(釣師)들은 모두 불만을 한두 마디씩을 내뱉으며 장비를 정리했고, 나 역시 그 곳에서 나오기 위해서 발걸음을 돌렸다. 하지만 그는 그 자리에서 일어날 생각조차 하지 않고, 같은 동작으로 소주를 마시고 있을 뿐이었다. 방파제에서 뭍으로 나올 때 즈음, 문득 뒤를 돌아 그의 모습을 확인하였다. 방파제에 출구는 단 하나뿐이었지만, 그는 다른 사람들이 나오는 방향으로 나오지 않았다. 빗발이 이루어 낸 회색 장막에 가려 그의 모습은 확인할 길이 없었고, 결국 그가 어떻게 되었는지를 확인하지 못하고 회사로 돌아와야만 했다.

 옥상 실외에 있는 흡연장소에서 젖은 옷가지를 털고 있던 도중, K가 올라왔다. 그 역시 우산을 갖고 가지 않았던 듯, 옷과 머리가 흠뻑 젖어 있었다. 그는 딱히 자신의 몸에서 흘러내리는 빗물 따위는 신경 쓰지도 않은 채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어 물며 한숨으로 이야기를 열 뿐이었다. 그는 원래 오늘 하루 종일 밖으로 돌아 다니며 기삿거리를 찾을 예정이었으나, 급작스럽게 내린 비로 아무것도 건지지 못했다고 투덜대었다. 그러면서 원망스럽게 하늘을 노려다 보는 눈은, 숙제를 안 해온 불안감에 찌들어 전전긍긍하는 학생들의 그것이었다. 나는 어제부터 주목하였던 그 걸인에 대한 이야기를 후배에게 들려 주었다. K는 어째서 그런 이야기를 진작에 자신에게 해 주지 않았냐며 펄쩍 뛰었다. 그러고서는 마치 자신이 엄청난 대박 기사를 쓸 것처럼 열변을 토하고서는, 신이 나서 계단을 내려갔다. 여전히 몸은 말리지 않은 채로.

 

 

 그렇게 며칠이 지났다. D에 대한 이야기도 가십거리로 천천히 잊혀져 가고 있었고, 하늘에서는 늦은 장마가 울산을 강타하고 있었다. 퇴근 시간즈음 되어 잦아든 바람을 보더니, K는 국물에 한잔 걸치러 가자고 나를 꼬드겼다. 나는 남은 일이 있어서 조금 뒤에 생각해 보겠다 잠시 보류를 해 두었고, K는 그의 동기와 함께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감자탕집에서 먼저 시작하겠다고 이야기하고서는 먼저 퇴근길에 올랐다. 그들이 나가자 마자, 다시 하늘이 미친듯이 울려대는 소리를 듣고서는 따라가지 않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날씨에 나가기는 어딜 나간다는 말인가. 사무실에 혼자 남아 마무리 일을 정리하려 하던 찰나, 전화벨이 울렸다. K였다. 방금 감자탕집에 도착했는데, 내가 이야기했던 것과 인상착의가 거의 동일한 인물이 그 안에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생각보다는 무척이나 조용하게 있더란다. 오히려 무엇인가를 두려워하며 간헐적으로 계속 떨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는, 나는 그예 자리를 정리하고 후배가 있다는 감자탕집으로 향했다.


 더욱 더 거세지는 빗발을 뚫고 당도한 그 가게에서는, K와 그의 동기가 D의 모습을 안주거리 삼아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K가 전화상으로 이야기했던 것 처럼, D의 모습에서는 두려움만이 그의 얼굴 위에 드리워져 있었다. 우르릉우르릉하는 창문 떨리는 소리에 그는 같이 몸을 떨었고, 벼락이 떨어져 천둥소리가 가게를 뚫을 때마다 손에 들려 있던 술잔에서는 소주가 넘쳐나왔다. 그는 무언가를 술로 날리려 했던 듯, 얼마 먹지 않은 뼈해장국과 소주 빈병 두 개를 앞에 놓고 있었다.


 나는 후배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의 앞자리에 착석하였다. 지금 이렇게 술이 머리 끝까지 올라온 상황이라면, 지금이 그의 진정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나는 의심 반, 확신 반으로 그의 빈 잔에 술을 따라 주었다.


 D는 눈물 자국이 말라붙은 시뻘개진 눈으로 나를 잠시 쳐다보다, 고개를 푹 떨구고서는 무어라고 웅얼거리며 한 번에 술잔을 입으로 털어 넣었다. 되었다. 이 정도면 이야기를 끌어 낼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 나는 핸드폰에서 녹음기를 몰래 켜서 옆자리에 두고서는, D에게 이런저런 질문들을 하기 시작하였다. D는 욕지거리는 할 지언정, 주먹질을 하려 들지는 않았고, 마치 고해성사를 하듯이 빗소리가 거세질 때마다 눈물을 한 방울씩 보이며 나에게 하소연하듯 대답하기 시작하였다.


 술에 취한 D의 웅얼거리고 더듬대는 목소리는, 거센 빗소리에 묻혀 심히 알아듣기가 힘들었다. 나는 나중에서야 녹음 파일을 몇 번이고 되짚어 그가 말한 내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지금부터 들려드리는 이야기는 녹음된 그의 말 중, 알아듣지 못하는 말은 내 나름대로의 표현과 부연 설명을 붙여서 각색한 이야기임을 미리 알려 드린다.

 

 D는 본디부터 항구 사람은 아니었다. 그는 울진에서 북서쪽으로 가면 있는 태백산맥 꼬리께 깊숙한 곳의 어느 이름 없는 마을에서 태어났다. 마을로 출입하는 길은 아스팔트는 커녕 차로 즈려 밟아 난 풀 없는 자국만 간신히 남아 찾기도 힘들게 되어 있거니와, 그나마도 밥공기 마냥 움푹 들어간 지형 때문에 제일 윗부분까지 올라가야만 마을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완벽한 벽촌.  마을 자체가 도로도 제대로 나 있지 않은 곳에 자리잡았는데, D의 집은 그 중에서도 가장 산 깊은 곳에, 외따로 위치해 있었다. D는 땅꾼의 아들이었다. 숲 한 가운데에 쓰러질 듯이 나무와 흙벽으로 짜 놓은 초막이 그의 집이었고, 그 곳에서 아버지와 둘이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어머니의 이야기를 물어본 적은 단 한번, 그리고 그 때 돌아온 대답은 주먹과 욕설 뿐이었다고 한다. 뒈진 여편네 따위 찾아서 어디다 쓰냐고. 그 이후로 D는 어머니의 일을 더 물어보지 않았다고 한다.

 여기에서 어느 정도 눈치를 채셨겠지만, D의 아버지는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D는 그의 어렸을 때를 기억하면, 숲과 뱀, 그리고 맞은 일이 전부였다고 이야기하였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였다고 했다. 그것은 아들을 학교에도 보내지 않고 산 속에서 뱀 잡는 법 만을 가르친 아버지 때문이었다. 뱀을 세는 법, 집 안에서 쓰이는 가재도구들의 이름, 간단한 단어 몇 개. 그가 알고 있는 지식은 그 뿐이었다. D는 그저, 그의 아버지의 도구 같은 존재였다. 무언가 시키지 않은 다른 일을 하려 하면 맞았고, 무엇 하나라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도 맞았다. 오로지 아버지가 술에 취해 잠들어 있을 때, 그리고 담근 뱀술을 팔러 나가는 그 때만이, 그에게 주어진 유일한 평안의 시간이었다.

  D의 아버지는 이미 마을 사람들에게는 백안시당하는 건달 같은 존재였기에, 아들이 물건을 어느 정도 들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을 때부터 자신을 대신해 마을로 내려가 집에 필요한 물건들과, 특히 뱀술을 담글 소주를 사오라는 심부름을 시켰다. 당연한 듯이 소주의 절반 이상은 땅꾼의 뱃속으로 들어갔다. 이 때 나이를 정확하게 말하지 않아 다시 한 번 물어보니, D는 자신의 정확한 나이를 모른다고 하였다. 거의 자신의 절반만 한 술통을 지고 오르내리는 D에게, 마을 사람들은 측은함을 느껴 무엇이라도 해 주려 하였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 마다 마을에서 패악질을 부리곤 하였다. 자기 아들은 자기가 가르친다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하면서.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마을에서 소주를 사 가려던 어느 날이었다. 가게의 주인은 혀를 차며 소주를 챙겨 주고서는 신문을 펴 들었다. D도 신문이라는 것의 존재는 알고 있었으나, 글을 읽지 못하기에 관심을 가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대자로 펼쳐 든 신문의 뒷면에 인쇄된, 한 페이지를 뒤덮는 광고사진은 그의 눈에 정확하게 박혔다. 사진 속에는 백사장을 덮는 하얀 파도의 포말과, 죽 뻗은 푸른 수평선, 그리고 수영복을 입고 물놀이를 즐기며 해맑게 웃고 있는 가족들의 모습이 있었다. D는 떨리는 목소리로 가게 주인에게 물로 가득 찬 이 곳은 어디냐고 물어 보았고, 그는 이 때 처음으로 바다라는 존재를 알게 되었다.

 

 비록 네모난 지면 안에 갇혀 있는 사진 하나였지만, 물 이외에 D에게 아무것도 없이 끝없는 바다는 엄청난 충격이었다. 그 때까지만 해도 그에게는, 이 산 속 마을이 세상의 전부인 줄 알고 있었더랜다. 그가 살고 있는 곳에서는, 주변을 아무리 둘러 보아도 산과 나무들 외에는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가끔씩 뱀을 잡으러 아버지를 따라 다른 산에 가는 것도, 살고 있는 초막 주변과 별반 다를 바는 없어 보였다. 그에게 세상은, 봄에는 새싹이 나고 여름에 푸르러 가을이면 붉어지고 겨울에는 하얗게 되는 곳이었다. 그 때까지, D는 아버지에게서 도망치거나 반항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다고 하였다. 어린 시절에 겪은 무자비한 학대는 이것이 당연한 것처럼 그의 뇌리에 박혀 있었고, 어차피 도망쳐봐야 똑같은 곳 아래 살아야 한다는 공허한 생각만이 아이의 머릿속을 지배했었다. 그러나 그 때, 사진으로나마 나무와 돌과 흙으로 이루어진 것 이외의 다른 세상이 이 밖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자, D는 지금까지 자신을 얽어매었던 산과 아버지에게서 벗어나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D는 소주를 사 들고 초막으로 돌아왔다. 왜 이렇게 늦게 돌아왔냐며 자신을 두들겨 패는 주먹을 묵묵히 감내하고서는, 마당으로 나가 자신이 사 온 소주를 아버지가 비우고 곯아떨어지기를 기다렸다. 이윽고 방 안에서 코 고는 소리가 울리자, D는 방 안에 들어가, 집 밖에 널브러져 있던 상자 몇 개를 쌓고 올라서서 장롱 위로 손을 뻗었다.  언제나 돈을 두던 궤짝을 꺼내기 위해서였다. 급한 마음에 불안정하게 쌓아 놓은 상자를 오르다 보니, 중심을 잡는 일 자체가 쉬운 것은 아니었다. D는 중심을 다잡기 위해 한 손으로 장롱을 잡고 휘청거렸고, 옆에 뱀술을 담가 두었던 장식장이 같이 흔들려 새로 담근 술병 몇 개가 떨어져 깨져 버렸다. 방 안이 절여진 뱀들, 유리조각들, 그리고 노랗게 퍼져나가는 소주로 난장판이 되었다. 그 와중에도 그의 아버지는 취기에 여전히 잠에 빠져 있었다.

 깨진 술병 중에서는 그 날 담가 두었던 새 술병도 있었다. 아직 살아있는 살모사와 유혈목이들이 굶주리고 술에 취한 채 스멀스멀 방바닥을 기어 다니기 시작하였다. 더럭 겁이 난 D는 돈이 든 궤짝을 들고 상자에서 바로 문까지 뛰어내렸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산 아래쪽으로 달음박질을 쳤다.


 D는 그 때,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산 아래 방향으로 향하였다. 그 때 가게 주인에게 제대로 물어보지는 못하였지만, 그도 물이라는 것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이치는 알고 있었다. 바다가 모든 흐름의 종착지라는 것은 알지 못하였지만, 무작정 아래로 내려가다 보면 자신이 원하는 풍경이 나올 거라고 그렇게 믿으며, D는 길이 아닌 숲을 관통하여 죽 내려갔다.


 이 곳에서 부터 항구에 내려갈때 까지의 D의 기억에는 혼선이 있어 보였다. 아스팔트를 최초로 밟은 이야기를 시작하다, 갑자기 횟감들을 실은 차를 타고 다른 마을로 배달을 가던 이야기를 하고, 어시장의 이야기를 하다가, 다시 산중에서 살던 촌놈이라 도심의 어둠을 밝히는 가로등불은 너무나 무서웠다는 이야기를 하는 둥, 안 그래도 알아듣기 힘든 말이 더욱 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떻게든 이해를 하기 위해서 이 부분을 계속 반복해 들으며 들었던 생각은, 그는 그의 고향마을에서 항구까지 걸어서 내려오는 과정을 설명하던 도중에, 자신이 느꼈던 것을 갑자기 봇물터지듯 설명하고 싶어졌던 것 같아 보였다. 계속되는 두서없는 이야기에, 나는 조용히 그 이야기들을 듣고 있다가, 한 잔 술을 부딪히는 것으로 그의 입에 술을 담아 잠시 말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서는, 어떻게 그가 바다에 하였는지를 넌지시 물어 보았다.


 D는 그 질문에 아 하는 외마디 탄식과 함께, 그 때까지 들 생각이 없어 보였던 고개를 갑자기 천장으로 치켜들고서는 장고에 들어갔다. 몇 잔의 술이 더 들어간 다음에야 그는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


 D가 바다에 도착한 것은 한밤중이었다. 내려가는 도중에 아무에게도 길을 묻지 않았던 듯, 그의 발걸음의 종착지는 단애절벽이 되었다. 피로와 굶주림에 발을 옮긴 절벽 끝에는, 구름에 가려 달빛 하나 떨어지지 않는 하늘 아래 오로지 시꺼먼 무언가가 펄럭이는 듯한 파도의 도열이 있었다. 이것이 그가 최초로 목도한 바다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는 태양빛 아래 샛푸른 수평선과 백사장이 찍힌 사진으로 바다의 모습을 그려왔기에, 어둠이 비추는 바다의 다른 모습을 인정할 수 없었다. 그에게 밤바다는, 마치 무수히 많은 뱀들이 검은 그물 안에서 꿈틀대는 듯한 모습이었고, 간신히 빠져나온 산 속의 초막을 연상케 했다. D는 그 자리에서 졸도하고 말았다.

 낙숫물 떨어지듯이 하나, 둘 그의 얼굴을 두들기는 빗방울이 소년의 잠을 깨웠다. 여전히 바다는 어둑어둑했지만, 잠깐동안 기절해 있던 덕분에 방금 전 D가 느꼈던 혐오스럽던 기시감은 어느 정도 없어진 듯 하였다. 하지만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데 이렇게 바깥에서 있을 수는 없었다. 어디로 가야할 지 막막하게 주변을 둘러보던 도중, 저 멀리에서 깜빡이는 빛이 보였다. 그 빛은 천천히, 그리고 조용하게, 마치 손짓하는 것처럼 너울거렸다. 소년은 절벽을 내려가, 빛으로 향했다. 절벽을 돌아 내려가는 동안에도 빛은 여전히 그를 향해서 깜빡이고 있었고, D는 결승선을 향해 치닫는 육상선수처럼 지친 몸에도 그 빛을 향해 그렇게 뛰었다고 하였다. 헐떡이는 숨을 몰아쉬며 도착한 빛의 종점에는 등대가 있었다.


 등대의 위치는 방파제의 끄트머리였다. 머리 끝까지 차오른 숨을 고르고 간신히 주변을 둘러보고서야, 그는 자신이 바다에 있다는 것을, 그것도 한 가운데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달을 수 있었다. 멀리서는 작아 보였던 바다의 약동은, 조금만 다가가도 자신을 잡아먹어 버릴 듯 한 거대한 포말이었다. 방파제를 둘러싼 테트라포드들이 등대 주위를 감싸안고 있었지만, 언제 휩쓸려 나갈지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파도는 거세었다. 빗방울은 점점 더 굵어지고 있었고, 파도와 빗방울과 방파제가 만나는 소리는 끝날 줄을 몰랐다. 그리고, 그 중간에 등대가 있었다. 계속해서 돌아가는 등대의 불빛은, 마치 끊임없이 몰려오는 파도들을 내쫓는 듯하였다. 멍하니 파도를 바라보다 그 광경에 압도되었던 듯, D는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치고 있었던 모양이다. 어느 새 그는 등대에 등을 기대고 있었다. 그는 안으로 들어가 비를 피하려 하였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결국 살짝 파인듯이 들어간 문자리 안으로 몸을 구겨넣고, 그는 비를 피했다. 들이치는 비바람에 몸뚱아리는 계속 젖어 들어갔지만, 쉬지 않고 달려온 소년의 눈꺼풀은 잠겨 들어갔다.


 시간은 대낮이 되었지만, 여전히 하늘은 어둑어둑하였다. 파도 소리는 어느정도 잔잔해 졌지만 비는 여전히 바다를 적시고 있었다. 간신히 눈을 뜬 D는 사시나무 떨듯 몸을 일으켰다. 계속해서 내리친 비바람은 한여름에도 그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비틀거리며 등대의 벽을 딛고 힘겹게 일어난 D의 앞에는, 어제는 그렇게도 무섭게 자신을 다그치던 어둠은 물러나고 없었다. 그 대신에, 그가 그렇게 바라던 수평선이 있었다. 바다는 회색 하늘을 비추어 희여멀건 빛을 내며 빗소리를 받고 있었고, 파도는 어느 정도 잔잔해져 펄럭이듯 하늘 끝으로 향하고 있었다. 멍하니 그렇게 바다를 바라보던 D는 뒤를 돌아 보았다. 그 곳에는 작은 포구가 있었고, 부둣가에는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것이 보였다. 추위와 배고픔을 해결하고자 하는 본능은 그의 발걸음을 인도하였다.

 

 D는 그 곳에서 자신을 거둬 준 선장을 만났고, 그와 그 가족들과의 관계를 끝없이 역설하였다. 어떻게 고기잡이를 배우고, 쓸 줄도 모르는 무지렁이 꼬맹이를 거둬 준 선원들에 대한 고마움을 수도없이 표현하였다. 하지만 끊임없이 들어가는 술잔은 계속해서 그의 혓바닥을 굳게 하였고, 무언가 중요한 사실을 숨기려는 마냥 이야기의 순서는 얼기설기 엮여 있었다. 나 역시 이야기를 마무리짓기 위해 계속해서 녹음 파일을 돌려 보았지만, 그가 말한 것 중 어떤 일이 처음이고 어떤 일이 마지막인지를 알아내는 작업은 너무나도 어려운 퍼즐이었다. 이 때, 이 사람에게서 무언가를 더 들을 수는 없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였다.

 나는 마지막으로 D에게 물었다. 그런데 어째서, 그렇게 좋은 분들이 계신 그 포구에서 이 곳 울산까지 오게 되었는가를. 그러자 그는 여지껏 신나게 이야기하던 태도와는 사뭇 다르게, 갑자기 화내듯 무언가를 성토하기 시작하였다. 이야기인 즉슨, 뱃사람이라면 모름지기 돌아와야 할 곳을 알아야 하고, 돌아와야 할 때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걸 모르고 자연에 맞서 욕심을 부리면, 어떤 사람도 오래 살 수 없을거라는, 그런 내용의 이야기였다. 전혀 질문과는 관계 없는 동문서답이었지만, 갑자기 바뀐 어조에 D가 다른 무언가를 더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째서 그래야 하냐는 질문으로 운을 띄워 보았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더 이상 말을 할 상황이 되지 못하였다. D는 결국 술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술상에 엎어져 버렸다. '등대... 안돼... 바다... 나가면...' 이라고 잠꼬대를 하면서.


 나는 한숨을 쉬며 이 술상의 술값을 지불하고서는, 후배들이 있는 자리로 옮겨갔다. K는 이미 옆자리에서 D와 내가 하는 이야기를 모두 듣고 있었다. 이런 대중없는 내용을 어떻게 기사로 쓰냐며 너스레를 떨었고, 고생하셨다며 그저 나에게 건배를 권했다. 나는 잔을 비우고는 다시 D를 쳐다보았다. 그는 일어날 기미도 없이 코를 골며 식탁에 엎어져 있을 뿐이었다.

 

 

 K를 도와주기 위해서 D와의 대화 녹음을 정리하다 보니, 거의 하룻밤을 새고서야 출근을 할 수 있었다. 장마전선은 아직 울산을 떠나지 않았다. 편집장은 아예 히스테리를 부리기로 작정을 하였는지, 이런 날이라도 기삿거리를 물어와야 하는 거라며 사무실에 있던 직원들을 닦달하였다. 아직 신참 티를 벗지 못한 K는, 결국 이 비바람을 뚫고 밖으로 나가야 했다. 이미 기사정리가 모두 끝난 나는 K를 도와주기 위해 사무실에서 다른 자료 및, D와 어제 나눈 대화를 정리해 주겠다고 하였다. K는 자기에게 넘겨주면 알아서 하겠다고 말은 하였지만, 아무래도 대화를 한 사람이 나다 보니, 어느 정도 내용을 정리해서 넘겨주는 편이 더 좋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K에게 넘겨줄 자료들을 모두 정리하고, 다시 한 번 내가 제출할 기사를 확인하다 보니 어느새 퇴근 시간은 훌쩍 넘겨 밤이 되어가고 있었다. 비오는 박자에 맞추어 타자를 놀리며 일을 마무리 짓고 있던 그 때, K가 돌아왔다. 그는 기삿거리를 하나 건지긴 했는데, 아무래도 어제 나와 이야기하던 그 사람과 관련된 일인 것 같다며 나에게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을 하나 보여주었다. 그것은 슬도등대였고, 지금 밖에 몰아치는 폭우에 울렁이는 바다를 배경으로 하고 있었다. 그리고 등롱에는 등명기 대신,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 주변을 비추고 있었다.

 사건은 도시의 조명이 켜지기는 조금 이르지만, 먼 바다에서는 어둠이 깔려오고 있던 그 때에 일어났다. K는 별 소득 없이 사무실로 돌아오던 길이라 하였다. 그 때, 비 오는 날인데 출동한 소방차들이 보이더란다. 직감적으로 무언가 있겠구나 라는 생각에 쫓아간 그 곳에는, 지금까지 봐 왔던 중 가장 밝은 등대불이 있었다. 

 K는 그 자리에 소방관들과 같이 서 있던 항로표지 관리원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 지를 물어보았다. 그는 폭우에도 여느 때처럼 등대를 순찰을 돌기 위해 방파제로 향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비바람으로 사방이 어둡긴 해도 아직 점등시간은 되지 않았던 그 때, 무엇인가가 등롱에서 밝게 빛나기 시작하더니, 빗소리 속에서도 확연한 폭발음이 그의 귀에 들어왔다. 서둘러 신고를 하고 등대로 뛰어가 보니, 누군가가 문고리를 부수고 들어간 흔적이 보였다. 잔해가 터지면서 불티가 사방으로 튀기고, 뚜껑으로 덮인 등명기 내부로는 빗줄기도 들어가지 않기에, 자연적으로는 불길이 잡힐 수가 없었다 한다. 소방대원들이 간신히 화재를 진압하고 나서야, 검게 그슬린 등대 안에 방화범으로 추정되는, 재로 뒤덮여 사람의 모양만이 남은 시신이 확인되었다고 한다. 모든 게 불타버려 어떤 특징조차 확인할 수 없었지만, 아무래도 어제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며, K는 D가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는지를 물어 보았다.

 만일 지금 이야기한 대상이 D가 맞다면, 그가 남긴 유언은 지금 내 파일 속에 저장되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D의 마지막 모습이 불현듯 떠올랐다. 그의 술취한 입술은 메말라 있었지만, 분명히 마지막에는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싶어 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이야기하고 싶어 했던 것을 떠올리느라, 나는 K의 말에 바로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못박힌 듯이 서서 꺼지지 않는 횃불처럼 빛을 내뿜는 사진 속의 등대를 바라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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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장에 올린 것들도 거의 모두 옛날 글들이긴 하지만, 이건 다른 곳에서 떨어졌던 낙선작이라 백일장에는 따로 올리지 않았습니다.

글쓰는 사람이 모두 그렇듯이 누구라도 한 번 더 읽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여기 올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