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0년

 

한 여인과 사내가 나귀를 타고 야훼의 도시이자 헤로데 전하께서 계신 예루살렘으로 가던길이었다.

여인은 금방이라도 터져나올듯이 부른 배를 어루만지며 사내에게 진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제발요.. 부탁드립니다. 아내가 아이를 낳아야 되니 누울 자리를 주십시오.."

"아, 글쎄 방이 다 꽉찼다니깐! 쯥.. 그렇게 급하다면 저기 마굿간에 가 낳아도 좋쇠다."

 

사내는 연신 감사하다 하고는 여인을 부축하며 마구간에 아내를 뉘였다.

여인이 아이를 낳은 순간, 먼 동방에선 별 하나가 솟아올랐다.

 


 

여인은 아이의 이름을 "예수"라 짓고는, 천으로 감싸 구유에 뉘였다.

 

하늘에서는

"기뻐하라, 기뻐하라, 주님의 외아들이 태어나셨다. 만물과 모든 생명체는 그분 앞에 절하리라, 기뻐하라 기뻐하라!"

라는 대천사 가브리엘과 천사들의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주님, 주님의 아들이 태어나셨습니다. 기뻐하소서. 주님의 복음을 전하며 주님의 신앙을 더 늘려주실 분이십니다!"

"나의 충직한 천사 가브리엘아, 예루살렘에 가서는 그 가족이 무사치 않을듯 하구나, 지금 당장 내려가 요셉 부부에게 전하여라. 커다란 시련이 닥쳐오니 길을 돌려 이집트로 가있으라고."

"예, 주님, 당신 뜻대로 하겠습니다."

"..."

"아직 더 많은 신앙이 필요하구나."

"라.. 호루스.."

"기다리고 있어라. 나는 곧 너희들 따위는 나에게 상대도 안되도록 성장하고 말것이야."

 

지상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내일 바로 길을 돌려 이집트로 향하여라. 큰 화가 다가오고 있다. 주님의 뜻이니라."

 

그러고선 가브리엘 대천사는 그대로 하늘로 올라가버렸다.

 

"우리보고 어떡하라는거지? 인구조사를 받지 않으면 로마에 세금을 내지 않은걸로 처리되서 단칼에 범죄자가 되고 말텐데.."

 

요셉이 머리를 감싸며 말했다.

 

"걱정말아요. 주님께서 우리를 보호해주실거에요. 하느님이 그런일을 시키신데엔 꼭 맞는 이유가 있어서였어요."

 

마리아가 예수를 쳐다보며 요셉에게 말했다.

 

"음.."

"알겠소. 결정했어요. 당신 말을 따라봅시다. 내일 일어나서 이집트로 말머리를 돌리는 거에요."

 

요셉은 잠시 망설이다가 결심한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여기가 그곳인가?"

"맞군."

"저희는 동방에서 왔습니다. 하늘에 뜬 커다란 별을 보고 왔습지요."

"*우리 예언서에 '구세주께서 태어나는 날 하늘에 커다란 별이 뜨리라'고 적혀있었기에 이렇게 실례를 무릅쓰고 왔습니다."

"..아! 저분이신가요?"

"맞는것 같아."

동방에서 온 세 학자는 예수를 보고 그 모습에 감탄하더니, 서너번 절하고 각각 황금과 유행, 몰약을 바치고는 떠났다.

"어서 잡시다. 이집트에 일찍 도착하려면 일찍 일어나야돼요. 당신도 피곤할테니 얼른 자요."

"그래요. 잘자요 여보."

마리아는 남편에게 잘자라는 인사를 하고는 구유에 뉘여진채 울지도 새근새근 잘만 자는 예수의 모습을 보며 자신도 미소를 짓고는 잠을 청했다.

 

(총 5부작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