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언제 죽을지는 모르지만 

낭만적으로 삶을 마감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나도 전에 우리 집 개가 죽었을 때처럼 

헐떡헐떡거리다가 숨이 꼴깍 넘어가겠지. 

눈은 감은 듯 뜬 듯 하고 입은 멍청하게 반쯤 벌리고 

바보같이 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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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면 아픈 것도 슬픈 것도 외로운 것도 끝이다. 

웃는 것도 화내는 것도. 


그러니 용감하게 죽겠다.



-2005/05/01 권정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