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소리가 여의도 전체를 흔들었다.
사람들의 피가 비와 섞여 웅덩이를 이루었다. 
국회의사당역 화장실에 숨은 나, 김수빈 기관사, 장의민 기관사, 그리고 한 여자가 있었다. 
나는 터널 안에서 주운 조이스틱을 잃어버렸다. 
"저기..조이스틱을.."
"쉿! 조용해!" 김수빈 기관사가 급히 말하였다. 
사실 북한 군인들에게 쫓기고 있는 처지에 놀라울 것도 아니였다.
 화장실 밖에서 소리가 들린다. 
"다 확인했습네다. 아무도 없습네다."
"좋다! 우리 위대하신 김정은 수령님을 위하여!"
그리고 그들은 사라진 것 같았다.
"간 걸까요?"
"내가 가서 확인해 볼게."
김수빈 기관사가 앞장섰다.
몇 초 후, 김 기관사는 그들이 사라진 걸 확인하고 우리들에게 따라오라는 눈치를 주었다.
우리는 그녀를 따라 나갔다.
"혹시 여러분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김 기관사가 물었다.
"장의민입니다."
"염유현이요."
"저는 구지민이라고 합니다." 처음 보는 여자가 답했다. 
좋아요 여러분, 이제 이 역에 있는 생존자를 찾아볼 겁니다. 염 학생하고 구 양이 대합실을, 저랑 장 기관사가 이곳과 플랫폼을 찾아보겠습니다."
"네."
"30분 후에 이곳에서 봅시다. 그리고 무전기를 주겠습니다."
무전기가 주어진 후, 우리는 각자 갈 길을 갔다. 
"저기.. 염유현?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15요."
"아.. 저는 17이에요. 별로 차이 안 나는 것 같은데, 말 놓아도 될까요?"
"네."
몹시 어색한 이 곳에서 빨리 나가고 싶었다. 30분이 왜 이렇게 안 가는 거지. 
"그럼 유현, 어떻게 하다 여기 온 거니?"
"학교 가다 이렇게 된 거지. 누나도 그렇지 않아?"
"사실 나도 그래.. 어디 사니?"
"대림동 쪽방촌에서 살아.. 그렇게 부자는 아니거든."
"나는 한남동에 사는데 신도림 쪽 학교 다녀."
한남동.. 재벌들이 사는 걸로 유명한 그 동네. 한 번 들어본 동네이다. 부촌이라지. 
"사실 우리 아버지가 나무그룹 사장이야."
"나무그룹이면.. 삼송과 IG를 눌러버린 그 회사?"
"맞아. 그런데 돈에 너무 빠져 있어.. 가족은 뒷전이지. 돈 많다고 그렇게 행복할 거라고 생각해?"
"솔직히 돈 없는 것보단 나을 거라고 생각했지.."
"맞는 말이긴 한데, 다 그런 건 아냐."
"..."
한동안 말이 없었다. 
"여길 탈출하면 뭘 하고 싶니?"
그녀가 먼저 말을 걸었다.
"뭐..일단 나가고 봐야지."
그때였다.
"생존자를 발견했다! 개찰구 앞으로 모여!"
무전기에서 나는 소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