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아침에 어느 한 부부가 작은 건물 입구에서 나온다. 횡단보도를 통해 4차선 도로를 건너는 도중 어느 승용차에 치어버려 즉사했다. 작은 건물 4층의 창문을 통해 그 광경을 바라본 소녀는 깜짝 놀랐다. 죽은 사람이 자기 부모였기 때문이다. 그 상태에서 정신을 잃었는데 얼마 후 깼는데 정오였고 경찰과 가해자와 집주인이 설전을 하고 있었다. 소녀는 다시금 기절을 했다.

하루가 지나고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집주인이었다. 소녀는 그 소리에 깨서 현관문으로 왔는데 또 임대료 내라는 벼락소리가 나겠지라고 생각해서 열어줄까 말까 해서 열어줬는데 집주인이 너의 부모를 쳐버린 사람을 복수해 주겠다.”라고 말하면서도 따라 오라고도 했다. 소녀는 집주인의 차를 타고 시청을 지나 지방법원으로 왔다. 법원에 도착하면서 집주인이 가해자를 복수하려는 행동을 방청석에서 봤다. 집주인이 변호사까지 선임해 승소가 났지만 징역 25년이 가해자로 갔을 뿐 다른 효력은 없었다.

또 하루가 지났는데 이번에는 집주인이 3개월 동안 밀린 임대료를 내라고 한다. 소녀는 부모님에게 장례를 치러야 하는데 일단은 1개월의 시간을 주라고 했다. 집주인은 그대로 나갔다. 소녀는 일단 준비를 했다. 두 나무상자에는 부모님의 뼛가루가 있고 벽에 갖다 논 다음 부모님 두 분만 찍힌 사진을 상자위에 올려놓고 두 번 절을 했다. 그리고 잘 정리한 후에 뭔가 한다. 소녀는 힘들어한다. 금요일 아침밥 이후로 식사를 하지 못했다. 아침밥도 너무 작았던지라 기력이 없다. 게다가 이런 방학에는 급식도 없다.

소녀는 냉장고에 얼마 남아있는 물병의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나서 달력을 봤다. 이번 해는 2020년 이지만 달력을 구비해 놓지 않아 201912월이 한 눈에 보인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 까 하다. 소녀는 곰곰이 생각하던 중 집안을 뒤져보아 값 비싼 것이나 현금을 찾아보았다. 처음으로는 아버지가 소녀한테 이걸로 공부 열심히 해라고 사 주신 좋은 품질의 노트북이었고 집의 바닥에 굴러있는 100원 짜리 동전 48개와 아버지의 비상금 5만원, 교복을 사려고 소녀가 태어날 당시부터 모여진 725200원이 있었다. 노트북만 빼보면 779800원이 있는데 아껴 쓰지 않으면 중학교 교문도 밟지 못할 수 도 있다. 근데 소녀는 충격이 아직도 있는지 질러버렸다. 굴러있는 100원 동전들로 붕어빵 세 마리와 사이다 캔 하나를 사고 2400원이 남았다. 또 갑자기 현관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이번에는 고아원 직원이었다. 소녀는 현관문 앞으로 달려왔는데 어머니의 말씀이 생각난다. 아무리 못살아도 고아원에 가지 말라고. 그래서 집에 없는 척 했다. 몇 분 뒤 고아원 직원들은 무언가를 붙여 놓고 가버렸다.

그 날에서 정오, 소녀는 심심해서 공원으로 갔다. 공원의 벤치에 망각을 한다. ‘부모님은 그냥 중학교 동창인데 어찌어찌해서 동거를 했어. 아버지는 작은 회사의 직원이었고 어머니는 식당에 가서 알바를 했었다는 데. 언젠가 아버지가 연말 유급휴가를 받고 어머니가 식당에서 해고당할 적에 아버지와 어머니는 성관계를 해서 내가 태어났는데 이 이후로 얼마나 힘드셨을까?’ ‘왜 이렇게 가난했던가? 빚이 어찌어찌해서 많이 있나?’ ‘어머니가 큰 잡화상점에서 청소알바를 하실 적에 그 때 내가 엄마뱃속을 나왔다고 한다는데. 그때 상점 손님들이 많이 지켜봤다고 하고 그들 중 일부는 도와줬기도 했다지. 근데 상점주인이 나타나 상품인 빗자루를 꺼내고선 나를 밟고 어머니를 팼다 한다. 세상에 진짜... 흔적이 지워지지 않고 아직도 냄새 난다면서 해고로 나가게 했어. 세상은 왜 이런 것일 까.’

이렇게 망각하는 도중 오늘의 일몰이 났다. 소녀는 추움을 느꼈는지 가까운 백화점으로 가려 했는데 갑자기 폭삭 무너졌다. 소녀는 살아 있지만 잔해에 깔려 있어 나가지를 못한다. 또 한 번의 함몰이 일어났는지 소녀는 더욱 아파했다. 몇 십분 동안 그대로 버텼다. 구조대의 소리가 들리고 어떤 기술을 사용 했는지 모르겠지만 잔해들이 퍼져가며 소녀는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소녀는 잔해들을 밀어가며 탈출하기 시작했다. ‘탈출하면 모두 다 나아진다!’ 생각하며 계속 밀어댔다. ‘올해의 시작까지는 불행했지만 앞으로는!’ 빛이 보인다. 또한 고무줄로 묶여진 집주인의 구매여력이 있는 영수증과 복권이 있었다. 집주인도 이 백화점에 갔다 온 것이 분명하다. 소녀는 복권을 한번 긁어 보았다. 희망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