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탕 피를 게워나고 나면

 목구멍에 핏덩이가 늘러붙어 떨어지질 않는다.

 꿀떡 삼키면 편해지지만

 피를 삼키기는 싫어서

 헛기침을 반복한다.

 소리내어서

 헛기침을 반복한다.

 그도록 아끼던 뱃속의 공기를

 목구멍을 청소하고자 끝없이 뱉어낸다.

 피를 전부 게워내기 전까지

 심장과 폐는 결코 멈출 줄 모른다.

 가슴은 쿵쾅거리고

 공기는 들어오고 나간다.

 이 호흡이 잦아든 밤에는

 방의 불을 끈 채로

 얇은 옷감 걸쳐입고 맨바닥에 머리를 뉘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