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은

어둑한 독방에 앉아

흰빛 털 펠트를

조용히 붙들고 계시었다


구름 한둘 자아다가

뭉실 뭉 실

바늘 한 끝 하늘—깊이 찌르셨다

캄캄한 방 애먼

손가락이 아팠다


아이 빌어먹을

왜 항상 나한테만 이 모양이래

뚫린 상처라고

어디서 투덜대는 소리 있었다

손가락은

가만히 옥상에 앉아

뭉게구름 아래로 붉게 울었다

얇은 입으로 흐르는

뜨거움 있었다


하얀 세상 아직 못다 뭉쳐서

언제는

그러니까 분명 언제는, 살며시

뜨건 입술 맞춰 주마고


하는 생각—웃으면서

그분은

막 설핏한 독방에 앉아

흰빛 털 펠트를

조용히 붙들고 계시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