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아저씨는 왜 저한테 사냥을 가르쳐주지 않나요?"


"이놈이 숲속엔 온갖 괴물들이 사는데 사냥은 뭔 얼어죽을 사냥이여?! 넌 공부나 해서 다른거혀!"


이 아저씨는 카순이라 불리는 사냥꾼이였다. 


그리고 이 아이는 카순이 주운 고아이고. 


사냥꾼은 아이에게 언젠가 스스로 이름을 지으라고 말하고는 의식주와 학비를 대주었다.


사냥꾼은 말레피 영지에서 꽤나 풍족한 사람이였는데 그는 다른 사냥꾼은 엄두도 내지 못할 아이언울프 가죽을 매년 영주께 두벌씩은 바칠 정도의 능력자라 그랬다.


그럼 아이언울프가 무언가.


400~600kg은 나가는 근육질의 강철같은 육신과 곰보다도 질기고 두꺼운 가죽, 어리숙한 사냥꾼의 화승총 탄환도 튕겨내는 무식한 두게골 강도도 그 야수를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없겠지만 사람들이 그 늑대머리 야수를 '아이언' 울프라고 부르는 결정적인 이유는 정말로 비유 하나 없이 금속보다 튼튼한 이빨과 발톱 때문이다.


보통의 호랑이나 늑대, 대형 맹수들은 상식적으로 금속제 갑옷을 입으면 입은 사람을 죽일 순 있어도 물어죽이거나 베어죽이진 못했다.


하지만 아이언울프에게는 그 상식이 조금 개변되어야 했는데 보통의 짐승들과 달리 그들의 이빨과 발톱엔 가장 좋은 품질의 갑옷조차도 면도칼 앞의 헝겊마냥 갈렸기 때문이다.


그뿐인가? 유인원과 고양잇과 맹수를 반씩 합쳐놓은 듯한 육체의 움직임은 사람이 예측하기 힘든 묘기를 가능케했고 결국 킨트스 공국에서 화승총을 개량하기 전까지 규모 있는 산과 숲을 지나갈때 수십명에서 수백명씩 무리를 지어 지나가야하는 원인 중 하나였다.


아무튼 그런 괴수들 중 하나인데 이 사냥꾼은 매년 아이언울프 가죽을 2벌, 많으면 3벌까지 바치는게 아닌가.


물론 아이에겐 그정도의 지식은 없었다. 그저 큰 짐승이 위험하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고 아이언울프는 큰 짐승이였으니까.


그러나 아이의 작은 머리로는 솔직히 괴로운 공부보다 이 사냥꾼의 기술을 배워 사냥을 하는것이 더 나을거 같아 보였고 큰 짐승을 사냥하는 것이 마치 전설 속 전사같아 보여 동경했기에 계속 사냥꾼에게 사냥을 가르쳐 달라며 조르는 것이였다.


"아저씨! 공부는 어려워요! 재미없어요! 그냥 사냥 가르쳐주면 안되요?"


"내가 미쳐서 벽에 똥칠하기 전에는 가르칠 생각이 없으니 공부나혀! 거 재수 없으면 철저히 준비해도 뒤지는게 숲이다!"


"뒤진다는게 뭐에요?"


"죽는다고! 죽어!"


그런 지루하고 평범한 나날들을 보내던 무렵, 도심 근처에서도 지나치게 낮은 늑대 하울링 소리가 들리자 성에선 사냥꾼에게 편지를 보냈고 아이는 사냥꾼이 무장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냥꾼 카순이 아이언울프 사냥에 나선 것이다.


카순은 늘 그렇듯 이 시기에 아이에게 자기를 따라오지 말라고 경고하고 길을 나섰다.


하지만 카순이 착각한 것이 하나 있었다.


아이는 어렸다. 따라서 호기심이 많다.


그동안 경고 한번에 계속 얌전히 있었던 아이였기에 이번에도 얌전히 기다릴거라 생각한 사냥꾼과 달리 아이의 호기심과 모험심은 터지기 직전이였고 마침내 아이는 사냥꾼을 몰래 따라나서기로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