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채널

학창시절이 도대체 뭐가 파릇파릇 재밌다는건지 솔직히 이해가 안가. 목적도 의미도 없이 그저 굴러가는 기분이야. 그나마 성적이라도 나와서 망정이지 미래에 대한 자그만 기대조차 없었다면 더 우울했을 것 같은데.

지금은 제대로 된 어른이 되기 위해서 이렇게 던져지고 있다면, 어른이 되어서는 오로지 살기 위해서 더 처참한 현실 앞에서 고군분투해야하겠지.

 

결국은 껍데기야. 휘황찬란한 껍데기.

쓸데없는 의미만 부여해놓았을 뿐 실생활에는 전혀 도움되지 않는 활동에 참여해서 웃는 모습으로 사진찍혀야 하고,

사람들 앞에서는 혹여나 비웃음당할까봐 진심 따위는 없는 소모적인 대화에도 관심갖고 맞장구쳐줘야 하고,

나에게 하등 도움되지 않아서 멀리하는데도 대인관계에 문제있다며 결함 있는 인간, 고쳐져야 하는 부품이 되어버리고, 

그나마 통하는 것 같은 사람 앞에서는 혹시나 인연이 끊길까봐 불안 속에서 떨며 나를 관리하면서 몸부림쳐야 하고. 

평소의 나 같았으면 타인 따위 신경쓰지 않고 내 갈 길을 갔겠지만 그 앞에 서면 너무나도 신경쓰이거든. 아무리 볼품없는 나라도 조금은 멋져 보이고 싶긴 하거든.

 

진짜 의미없다. 나랑 맞는 사람 찾는다는 희망은 이미 버린 지 오래야. 헛된 망상 같아서.

내 주변 사람들 없었으면, 겁이 이렇게 많지만 않았어도 이미 한참 전에 뛰어내려 죽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