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채널

 "아, 시간이 다 되었군요. 다음에 뵙시다. 빌리건 군."

 

 상담사인 유진이 일어났다. 내가 나갈 수 있도록 문을 잠시 열어두었지만, 내가 일어나지 않자 혼자의 시간을 보내라는 듯 문을 서서히 닫았다. 나는... 아니다, 저 유진이라는 작자가 알려준 육하원칙을 가보자. 나는 지금, 상담소에서, 상담을 혼자서 받고있다. 아버지의 폭력 때문에. 문법에는 맞지 않지만, 나름대로 내 생각을 잘 정리한 것 같아 뿌듯했다.

 

 요새는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아버지의 폭력은 도를 넘어서고 있었고, 다행히 지나가던 누군가가 신고해서 아버지는 어딘가로 간 뒤었다. 내가 만난 어느 경찰에 의하면, 나는 곧 법정에서 아버지를 다시 만날 것이라고 하였다. 그 당시에는, 아버지를 다시 만난다는 것이 다시 맞는다는 것으로 듣고 안심했었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유진은 분명 맞거나, 때리는 것은 참으로 불쾌한 것이라고 하였는데, 왜 나는 안정감을 느낄까,

 

 "빌리건 군, 여기에 좀 앉게."

 

 잭 아저씨이다. 재키슨 스티븐, 즉, 잭 아저씨는 멋들어지게 기른 수염 때문에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요새 많이 힘들지?"

 

 나는 대답을 하기 전에 잠시 생각했다. 기억에는 없다.

 

 "뭐가요?"

 

 잭 아저씨가 움찔했다. 이때다. 방어태세 전에 지금이 기회다.

 

 "아, 맞다 신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신고? 아, 신고는 블룸 아줌마가 해주셨단다. 나는 블룸 아줌마께 네가 학대당하고 있건걸 들었단다."

 

 난 벌써 정리를 끝내놓은 잭 아저씨가 대단했다. 왜냐하면, 블룸 아주머니는 아버지의 내연녀였고, 이젠 죽었으니까.

 

 "이제 가볼께요"

 

 이런 사람과 길게 이야기하는 것은 결국 적대심을 키우기 때문에 피하는게 좋다-고 아버지가 말했다. 결국은 아버지인가,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은 아버지에게 종속된 느낌이다.

 

 집에 도착했다. 아무도 없었다.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나는 내 목도리를 바닥에 내팽겨치고, 한낮에 잠을 청했다. 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잠은 내 주위를 맴돌다가 결국 밤이 되어서야 오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