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채널



공부에 맛을 들이기 시작했던 중3이래로 나는 많은 공부를 해 왔다.


문과를 목표로 자소서에 기입할 질좋고 많은 책들을 읽어왔고

막상 고2때 이공계열로 뜻을 바꾼 후에도 한 달에 한 권 정도는 인문분야 책들을 읽으며 공부했다.

안타깝게도 입시정책 변동의 최대 피해자로 내가 원하는 목표까지 도달하지 못했지만 난 포기하지 않고 공부했다.

내 전공분야인 프로그래밍 뿐만 아니라 자연과학, 물리학, 철학과 심리학, 사회과학 분야의 책들까지 탐욕스럽게 섭취하며 공부했다.


노력이 대접받지 못한다는 이 시대에 솔직히 어느 정도 운도 따라 준 덕분에

나는 25세 나이에 SK에 입사했고. 바로 이듬해에 정직원이 되었다.

내 친구들 그 누구보다도, 나보다 더 좋은 대학에 합격했던 또래들보다도 훨씬 빠른 나이에 난 대기업에 취직했다.



얼핏 완벽한 인생처럼 보이고, 내 친구들도, 멋도 모르는 친척들도 날 부러워하지만

딱 한가지 내가 지난 청춘을 돌아보며 후회하는 게 하나가 있다면



사랑...

아니 그건 고상하게 말한 거고,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연애와 섹스다.



이제 20대 후반으로 접어드는 이 때에 부모님의 소개로 멋진 여성과 여럿 소개팅을 거쳐 연애도 해보고 섹스도 해봤지만

내가 생각하던 그런 즐거움은 없었다.

학창시절 친구들에게 들었던, 군생활 당시 들었던 무용담이나 가끔 읽었던 연애소설이나 드라마 속의 설렘따윈 없었다.


내가 만나는 여자들만 유독 그랬던 걸까.

가식적이고 위선적이며 멍청한 주제에 교활하게 계산하고 있는 여자들 앞에 나는 늘 실망하고 연애사업은 줄줄이 실패했다.

순수함이 없다.



사랑이란 순수한 것이다. 순수할 때 해야만 했다.



그러므로 아직 제복을 입고 있는 학생들, 좋은 대학과 취업이 다가 아니더라.

너희 청춘을 즐겼으면 한다.

사랑하고 연애하고 섹스하라.

한 살이라도 젊을 때.

흘러가버린 청춘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순수함은 금세 때로 물든다.


대학 가서 해야지, 취업하고 해야지, 그런 생각은 집어치웠으면 한다.

의지만 있으면 연애하면서도 대학 갈 수 있고 연애하면서도 취업할 수 있다.

안 하는 놈만 병신이다.  그러는 사이 순수한 너의 인연들은 다른 남자들한테 채여서 때묻은 상태로 너와 만나게 된다.

너도 그렇다.


그러니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사랑하고 연애하고 섹스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