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채널

그냥 반말로 글 쓰면 같이 반말로 할 줄 알았는데 아재라고 밝히니까 존대말 해주는 친구들도 있네. 그냥 반말해도 된다. 존대말 듣고 싶으면 나도 존대말 썼겠지.


여튼 원래 글을 썼던게, 학생 채널인데 올라오는 글들이라고는 다 성적 비교하고 대학 비교하고 이런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어서 약간 안타까운 마음에 쓴 글이었거든. (학력 부족 열등감에 꼬와서 지거국도 이렇게 잘 산다! 라는걸 보여주려고 쓴 글처럼 보인다면 ... 그냥 미안하다. 내 손이 잘못했다)


나는 청소년 시기에 집안 사정이 좋은 편이 아니어서 공부에 신경쓰고 그럴 상황이 아니었거든. 어쩌다보니 대학 나와서 한국에서는 야근과 쥐꼬리 월급에 시달리다가 흘러흘러 여기까지 왔는데 ... 혹시라도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에 있는 친구들 중에서, 여기 채널에 올라오는 글들 보면서 아 나는 스카이도 아니고 인생 씹창났네 이런 생각하는 친구들 있으면 좀 위안이 될까하고 올린 글이었다. 학력이 뒷받침이 안 되더라도 네가 잘 하는 일이 있다면 잘 하는 일은 잘 하는 일이니까, 어떻게든 버티라는 말을 해 주고 싶었어. (아 물론 좆같은 환경을 감내하라는 이야기는 아니야. 나도 아마 한국의 IT 시장(특히 SI)이 세계에 비해 이렇게 특별히 좆같은 줄 알았으면 난민신청을 해서라도 한국 탈출했을거다)


한국 대학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좀 관련되어 있어서 곧 대학 졸업하거나 대학원에 있는 친구들이 이 동네 넘어와 있어서 간혹 만나서 밥사주고 이런저런 이야기 들려주고 하는데(꼰대질 참느라 힘들다), 무슨 대학 다니냐에 상관없이 하고 싶은 일이나 꿈보다는 취업을 1순위에 두고 이야기하는게 대다수라... 빡세게 공부해서 대학 가고 나니 먹고 살 궁리가 먼저여야 하나 싶고. 이것저것 생각해보면 한국에서 태어나 흙수저로 자란다는 것 자체가 그냥 총체적 난국인데, 세상에 뭔가 보탬이 될만한 것 하나씩 쥐고 살다보면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 좋은 날이 왔으면 좋겠다 싶은 마음에 끄적거려봤다.


나도 자식 키우는 아빠인데, 와이프는 애 한국 학교에는 안 보낼거야? 이러고 자꾸 물어보고 나도 고민이 많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