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선거라고 하면 자유한국당부터 찍고 보는 경상도에서 정의당인 여영국이 당선되었듯, 선거라고 하면 민주당부터 찍고 보는 전라도에선 새누리당 당적을 가졌던 이정현이 당선되었다.

 

곡성군 목사동면 출신인 그는 어렸을 때부터 지역 발전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다. 그러다가 자기 동네에 출마해서 어쩌다가 당선된 모 민정당 국회의원과 인연이 생겨서 그 의원의 따까리를 하면서 정치를 배우다가 민정당 당직자로 들어가게 된다. 물론 이정현도 전남 사람이고, 이정현도 5.18 사태에 대해선 다른 광주전남 사람들과 뜻을 같이 한다. 그런데도 굳이 5.18 사태를 일으켰던 문어대갈이 차린 당인 민정당에 들어간 것은, 아마도 만년 야당인데다가 자기들을 그저 표밭으로만 생각하는 민주당보다는 집권여당의 힘을 빌리는 것이 예산이라도 좀 더 타올 수 있고 국책사업이라도 좀 더 따올 수 있는 등 지역 발전에 더욱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민정당에 들어간 이후로, 민정당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경상도 출신들은 이정현을 근본도 없는 전라도 홍어 새끼라고 비난하고 차별하기 일쑤였다고 한다. 그리고 정작 이정현이 그렇게 살리고 싶어 한 전라도에서는 광주시민 죽인 문어대갈 새끼의 부하를 자처했다며 변절자 새끼라고 몰매를 때렸지. 하지만 이정현은 그런 천대에도 불구하고 정치에 대해 연구하며 열심히 노오력을 한 덕분에 조금씩 중진 정치인들의 신임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당내에선 그나마 대접을 받을 수 있게 됐지만 고향에서의 반응은 역시나 변절자 새끼. 이정현이 처음에 광주시의원 선거를 나갔는데 이정현이 시민들한테 명함을 주자 시민들이 한나라당이라고 적힌 명함을 보고 이정현이 보는 앞에서 찢어서 뿌려버렸다고.

사실 다른 지역으로 나가면 더 쉽게 당선될 수 있었겠지만 항상 선거에서는 전남 쪽 지역구로 도전을 해왔고, 출마하는 족족 떨어졌지. 이정현이 처음으로 국회의원을 나갔을 때 광주 서구 을 선거구로 나갔는데, 물론 그 때도 낙선했고 이정현은 그냥 방에서 찌그러져 질질 짜고 있을 수밖에 없었음.

그때 이정현을 둘러봐준 유일한 사람이 다름아닌 박근혜였음. 그 길로 이정현은 박근혜의 따까리가 되었음. 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의원직을 처음 시작했고, 19대 총선에서는 광주 서구 을에 재출마했으나 역시 떨어짐. 그래도 시간이 지나며 당들에 대한 인식이 좀 바뀌었는지 30%가 넘는 득표율을 얻는 데 성공하였다. 한편 그때 순천에선 김선동이 당선되었는데, 하필 김선동이 국회에 최루탄을 던지는 바람에 짤려서 재선거가 열렸고, 거기에 이정현이 출마하게 됨.

이정현의 적수로 나온 사람은 서갑원이었음. 이 새끼야말로 이정현보다도 더 미친 놈인데 서갑원 이 새끼는 단지 노관규가 싫다는 이유만으로 노관규가 시장에 못 출마하게 노관규를 경선도 못 나오게 가둬버린 적도 있고 노관규가 시장직을 할 때 정원박람회 준비하고 있던 걸 훼방을 놓았으며 특히 정원박람회 예산을 국회에서 자기 손으로 없애버린 벙찌는 전적이 있음. 순천 국회의원인데 순천 예산을 없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 정원박람회를 열어서 순천이 어떻게 됐는지 모르는 사람????? 이때 예산을 되찾아준 사람이 이정현이라는 말도 있음. 그리고 김선동이 짤려서 열린 재보선에서도 불공정 경선으로 노관규를 때려잡은 뒤에 출마를 하게 됨. 그리고 이정현은 서갑원을 처바르는 데에 성공하게 된다.

서갑원은 민주당이니까 아무 신경 안 써도 당선되겠지 하는 생각에 그냥 다른 텃밭 국회의원들처럼 선거를 준비했는데, 이정현은 당의 도움도 전혀 받지 않고 거창한 장비도 안 쓰고 혼자서 비 오는 와중에도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고 하며, 시골 마을에 방문할 때는 몇 시간 동안 체류를 하고 같이 자기도 했다고 함. 서갑원의 븅딱 같은 짓과 이정현의 좀 더 진정성 있는 유세 전략이 시너지를 일으켜서 결국 '그 새누리당'에게 의석을 내주는 대사건을 일으킴. 그리고 당선 후에도 계속 지역 현안에 신경을 쓰며, 서갑원이나 노관규보다 진정성 있는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였고, 20대 총선에서는 노관규마저 때려잡는 쾌거를 이룸. 노관규도 정원박람회라는 대단한 걸 생각해내긴 했지만 서갑원처럼 파벌놀음 하던 사람인데다가 통진당 김선동한테 발린 전적이 있어서 영 좋게 보진 않던 사람이었음. 노관규 대신 김광진이 경선 승리했으면 선거가 매우 개꿀잼이었을 텐데 노관규가 경선 승리해준 덕에 이정현이 아주 탈탈 털어가버림. 그리고 이후에는 호남 출신임에도 새누리당 당대표까지 해먹는 진귀한 기록을 세우지.

그리고 다들 알다시피 박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친박계였던 이정현도 타격을 입었음. 특히 이정현이 크브스에 보도 내용을 주작하라고 전화했다는 게 밝혀지면서 그동안 쌓았던 이미지가 다 날라가고 '아 이정현도 다른 새누리당 정치인들처럼 븅딱 새끼였구나'라는 인식만 주게 되었음. 그리고 '탄핵되면 손에 장을 지지겠다'라는 명언을 남기면서 결국 추하게 몰락하고 말았지. 이후 새누리당을 탈당했으나 의원직은 남아있어서 무소속 의원으로 계속 국회에 계심.

 

물론 박근혜한테 부역한 것은 지울 수 없는 일이 되겠지만, 한편으로는 시민들을 그저 표밭으로밖에 생각하지 않는 민주당보다 훨씬 더 지역 발전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던 인물임. 그런 사람이 라인을 잘못 타서 그간의 노력이 한순간에 헛수고가 돼버린 것을 보니 꽤나 씁쓸함. 아마도 21대 총선에서는 이정현이 나와도 옛날과 같은 찬사를 받기는 힘들 거 같다. 이건 당연한 수순이지. 그리고 아마도 김광진이 당선될 거 같다. 단, 진짜로 장을 지진다면 농담성 발언마저 실제로 지키는 정-직한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만들 수도 있을 거 같다.

 

예전에 아빠가, 옛날에 이용식이란 사람이 국회의원에 나왔는데 보성 사람들은 이용식을 꽤 밀어줬지만 벌교에서 다 류준상을 찍어줘서 류준상이 되는 바람에 보성이 발전을 못 한다고 한 적이 있었음. 류준상은 민주당, 이용식은 민자당 후보였음. 아무래도 이용식을 그렇게 평가한 것도, 집권여당이었으니 더욱 힘이 있을 거란 생각과, 민주당은 우리를 표밭으로만 생각하니 참교육 좀 시켜줘야 된다는 생각 때문이었을 거임. 왜 순천시민들은 이정현을 뽑았나 하는 이유와 대강 일치함. 물론 지금은 아빠는 자유한국당을 보고 또라이 새끼들이라면서 별로 안 좋아라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고 보니 이정현과 점대칭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는 홍의락은 지금 뭐 하고 있누? 김부겸은 장관도 했으니 눈에 띄는데 홍의락은 별로 눈에 안 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