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별도 고속선의 문제는 기존의 경부축에만 철도 노선을 계속 공급하여 철도의 혜택을 받지 못하던 지역에 철도를 보급시키지 못했다는 것에 있다고 생각함. 과연 경부고속선의 스펙이 한국에 필요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음. 통일되고 난 다음에 쓸 데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현재는 시속 350km 기준으로 건설된 경부고속선의 잠재력은 썩고 있음. 

물론 경부축에 새로운 교통 수단이 필요했던 건 사실임. 그러나 경부선 복복선이나 경부고속선이어야 했을까? 이제까지 철도가 지나가지 않던 지역에 새로 철도를 깔아서 경부선의 포화 상태를 해소하는 것 어땠을까? 예를 들어 제2경부선(경부선 건설시 고려됐던 강남-성남-용인-진천-청주-대전 라인), 중부내륙선(지금 고려되는 서울-광주-이천-충주-문경-상주 라인), 천안논산선, 중앙선 복선화, 서해선 등의 신설로 장거리 수요를 분산시키는 건 어땠을까 생각해 봄. 경부선에 집중된 철도 수요를 다른 노선으로 분산시키면서 경부축 외의 지역에도 철도를 보급하는 게 어땠을까 생각하게 됨. 고속화 수요는 노선 일부 직선화, 틸팅 열차 등의 도입으로 해결하고. 그래도 한국에서 3시간의 벽을 넘을 노선은 없는 것 같음.